• 현대차, 위기인가 아닌가
    현대차 위기와 산업평화의 종식①
        2018년 12월 03일 01:2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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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경영위기의 실태 및 구조적 문제에 대한 연재 기고글이다. 3~4차례 이어질 예정이다. 많은 관심 부탁 드린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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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1. 진짜 경영위기 맞나?
    2. 일시적인 위기인가, 근본적 위기인가?
    3. 위기는 어디에서부터 비롯되었나?
    4. 사측의 예견되는 전략
    5. 노동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얼마 전 현대자동차는 최악의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하였다. 분기 영업이익률이 1.2%로 100원치를 팔아 1원 남짓밖에 벌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이는 2011년의 10.3%에 비하면 큰 차이가 있을 뿐 아니라, 국제평균 4.5%에도 훨씬 못 미치는 성적이라 할 수 있다. 이를 두고 경제 관련 매체들은 현대차의 충격적인 경영실적이 무엇 때문인지 원인 찾기에 나섰으며, 현장 활동가들 사이에서도 그것의 진의를 놓고 진짜 경영위기인지 아닌지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여기에는 요즘 마침 일각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광주형 일자리’와 마찬가지로, 경제위기론을 빌미로 한 회사와 정권의 현장 옥죄기 혹은 對노동 공세에 대한 의혹과 불신이 짙게 깔려 있다.

    어떻든 자동차업종과 현대차가 한국경제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을 놓고 볼 때, 그리고 현대차노조가 한국 민주노조운동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에 비추어 우리는 충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필자는 이 같은 현대차의 경영위기는 현재 한국 자동차산업이 존폐의 기로에 놓인 심각한 위기 상황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서서, 한국 자본주의 전반의 축적위기를 몰고 올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 그리고 그 여파에 의해 한국 노동운동은 앞으로 새로운 질적인 변화가 필연적으로 동반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다시 말해서, 이번 위기는 지난 1998년 대규모 구조조정투쟁 이후 지속되어 온 대공장 정규직노동자와 자본 간의 일종의 암묵적 타협에 기초한 ‘산업평화’가 종식됨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것이 본 글의 주요한 취지이다.

    1. 진짜 경영위기 맞나?

    현대차의 금번 3분기 경영실적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1조2042억 원에서 9153억 원이나 감소한 2889억 원을 기록했다. -76%나 감소한 것이다.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동기 9392억원에 비해 67%감소한 3060억 원에 지나지 않았다. 이렇듯 경영 관련 주요지표가 급 추락함에 따라 사측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경영위기론’을 확산시키며 오히려 공세에 나서고 있다. “외부 환경이 어려울수록, 우리들의 노력이 더욱 절실”하다며 모두들 자제하고 협력하자고 호소하는 한편(<함께 가는 길>,2018년 10월 26일자), 사소한 일에도 중징계를 내리는 등 벌써부터 현장 다잡기에 나섰다.

    현대차 사내의 현장정파들은 이에 대해 즉각적인 반격에 나섰다. 그들 중 일부는 우선 사측의 ‘경영위기론’을 부정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왜냐하면 일단 그것을 인정하는 순간 회사 측 논리에 말려든다는 생각에서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차투위’(‘차별철폐투쟁위원회’의 약칭)의 논리이다. 이 조직이 11월 6일자로 발간한 소식지(“사측의 경영위기론, 완전 거짓이다①”)의 내용을 보면, 사측의 경영위기론을 부정하는 근거로 상반기 글로벌 판매량이 증가했다는 사실을 든다. 그리고 차는 “재료구입-생산-판매-이익실현”이라는 사이클을 볼 때 분기별로 딱 떨어지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의 측정이 어렵다고 하면서, 경영위기론은 “숫자 놀음, 숫자 가공일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을 편다. 어느 쪽이 진실일까? 만약 현대차가 지금 경영위기 상황임을 인정하게 된다면 그것은 정말 노동자에게 불리한 것일까?

    일반적인 상식에 비추어 볼 때, 한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단기간에 –76%나 감소한 것은 아무래도 정상이라고는 할 수 없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4.7%를 기록하였다. 그것은 비록 2011년 10.3%로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한 때와 비교하면 많은 차이가 나긴 하지만, 그러나 아직까진 그럭저럭 체면을 차렸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금년 상반기 들어 다시 3.5%로 추락하더니, 이제 3분기에 이르러서는 1.2%로 더욱 나빠진 것이다. 이것은 어떤 사람이 체력이 계속 약화되고 있는 상태에서, 무언가의 충격에 의해 그 상황이 급속히 나빠지고 있는 장면을 연상시킨다.

    때문에 우리는 이 사람에 대해 서둘러 어떤 ‘처방’을 내리기에 앞서, 그 사람의 상태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실시하는 것이 우선 급선무라고 본다. 설령 그 진단 결과가 회사 측이 주장하는 ‘경영위기론’과 일치하든 아니든 그것은 둘째 문제이다. 객관적이고 냉철한 상황판단 없이는 어떠한 처방도 내릴 수 없으며, 이럴 때일수록 우리 노동자 스스로가 ‘실사구시’ 하는 정신이 필요하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3분기 영업실적 급락의 구체적 원인이 무엇인지를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금번 3분기 영업이익률의 급락은 우선 지난해의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에 더해 새로운 변수인 리콜과 환율 요인 등이 가세함으로써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리콜’ 요인은 이번 3분기 영업실적 악화의 최대 변수로 작용하였다. 현대차 현장정파 중 하나인 ‘자주노동자회’의 11월 9일자 유인물 ”누가 경영위기를 불러왔나?“를 보면, 현대차는 미국시장 리콜사태로 3분기에 5007억 원의 손실이 발생하였다고 하였다. 즉, ”2018년 3월 19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ZF-TRW의 에어백이 장착된 2011년 쏘나타와 2012-2013년형 기아 포르테 42만5000대 규모가 리콜에 들어갔다. 2015년 47만대 규모로 시작했던 세타Ⅱ 엔진결함 리콜은 결국 119만대로 확대되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에선 예상되는 손실을 이번 3분기에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증권가의 분석도 이 같은 주장과 일치한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현대차 실적쇼크의 주요 원인은 5000억 원의 품질 관련 비용이 일회성으로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리콜의 대규모화로 리콜 비용에 의한 이익 변동폭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향신문, 2018년11월10일자)

    두 번째 환율요인을 살펴보면, 이것은 최근 미국 달러화 강세로 인해 신흥국 통화가치가 크게 하락함으로써 발생한 영업 손실을 의미한다. 아래 표1을 보면 주요 신흥국들의 환율변동 상황이 나오는데, 한국은 다른 신흥국들에 비해 통화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적었음을 알 수 있으며, 이는 주로 반도체 호황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들 신흥국들의 통화가치의 하락은, 현지에서 자국 통화를 통해 판매된 대금이 우선 달러로 계산된 후, 다시 그것이 원화로 환산되는 과정에서 환차손이 발생하게 됨을 뜻한다. 즉 동일 수의 판매차량에 대해 이전보다 훨씬 적은 달러로 환산되기 때문에, 이것을 다시 원화로 계산할 경우 액수가 자연 적어질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신흥국 환율하락 요인으로 인해 대략 19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듯 리콜과 환율 두 가지 요인만 감안하더라도 대략 7000억 원의 손실을 입은 셈인데, 이는 전체 영업이익 감소액수 9000억 원의 상당부분을 설명해준다고 할 수 있다.

    나머지는 월드컵 마케팅 활동을 확대하고 재고물량을 털어내기 위한 ‘할인판매’에 기인하는 바가 클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위에서 차투위 동지들이 제기했던 판매량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이 감소한 이유를 설명해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특히 “북미지역에서 판매 부진으로 생긴 재고 물량을 털어내기 위해 인센티브를 대량으로 제공하면서 수익률 하락을 부채질”했을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 ‘어닝쇼크’…3분기 영업이익 2010년 이후 최저”, 한겨레, 2018년 10월 25일자)

    이처럼 3분기 영업실적 악화에는 ‘리콜’과 ‘환율’, 그리고 ‘할인판매’와 같은 요인들이 주요하게 작용하였으며, 그 중에서도 리콜이 가장 결정적으로 작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들은 어떻게 보면 모두 우연적이고 일시적인 것들이라 할 수 있다. 가장 주요한 요인으로 지목되는 위의 ‘리콜사태’ 역시도 자동차 글로벌 메이커들이 언젠가는 한 번씩 겪게 되는 보편적 현상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것을 소위 ‘800만대의 징크스’라 부르는데, 예컨대 도요타는 지난 2005년 생산량 823만2143대를 기록한 직후 비슷한 위기가 찾아 온 적이 있다. 이때부터 도요타는 성장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하면서, 2008년 금융위기 때는 엔화 강세, 판매 부진 등으로 ‘3중고’를 겪으며 1937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영업 손실을 기록하였다. 당시 도요타의 재고량은 300만대에 달하였는데, 설상가상으로 2009년에는 미국에서 도요타의 고급차 브랜드인 렉서스를 탔던 일가족 4명이 가속페달 오작동으로 인한 추돌사고로 전원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 때문에 당시 아키오 사장은 미국 청문회에 출석해 눈물을 흘리며 사과 해야만 했으며, ‘세계 최고의 품질을 가진 브랜드’라는 명성에도 커다란 금이 갔다. 폭스바겐도 지난 2010년 800만대와 2014년 1000만대 생산을 돌파한 후, 2015년 디젤 엔진의 배출가스량을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세계적으로 거센 비난을 받고 여러 시장에서 판매정지 처분을 받았다. 1990년대 후반에 제일 먼저 글로벌 생산 800만대를 달성했던 GM 역시도 금융위기 이후 극심한 경기침체와 함께 외형성장 과정에서 누적된 채무가 드러나면서 한때 존폐의 위기에 몰린 적이 있다. (이상 [현대차 大해부]①, 조선닷컴, 2018년 5월 30일자 내용 참조)

    이렇듯 자동차 기업들이 전체 생산대수 800만대를 돌파한 이후 품질관리나 판매 등에서 큰 문제를 드러내는 것은 지나친 물량 중심의 성장 때문이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조직·생산관리와 제품혁신 측면의 효율성이 뒤따르지 못하면서 기업들이 발목을 붙잡히게 되었다. 현대·기아차도 2014년에 합산 생산대수 800만2987대를 기록함으로써 세계 다섯 번째로 이 대열에 합류했는데, 이번에 이 같은 ‘800만대의 저주’에 걸리게 된 셈이다.

    위에서 보듯, 분명 현대차의 3분기 ‘영업실적 급락’에는 몇 가지 우연적인 요인 또는 ‘규모의 생산 효과’를 중시하는 자동차업계의 일반적 관행이 개입되어 있다. 그 때문에 이것만 가지고서는 아직 현대차에 대해 심각한 ‘경영위기’에 빠졌다고 진단하기는 어렵다. 만약 단기적 혹은 우연적 요인이 주요한 것이라면 그 같은 요인들이 사라지고 나면 비교적 용이하게 다시 원상회복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대차도 다른 글로벌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어떻게 보면 정상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일시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통과하고 있는 것일까?

    그러나 위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이번 경영실적 악화에는 단기적 요인 외에도 장기적인 추세적 요인 또한 존재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 같은 배경위에서 위의 단기적 요인이 결합되었기 때문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예컨대 리콜사태 역시도 단순히 우연적 요인만이 아닌 그 자체 구조적 요소를 가지고 있을 수 있기에, 이에 대한 좀 더 깊은 분석이 필요하다고 보여 진다.

    1. 일시적인 위기인가?

    여기서 잠시 소위 ‘위기’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자. 그것은 한편에선 도저히 기존의 구조와 운영방식으로는 생존을 계속할 수 없는 상황이 닥쳤음에도, 다른 한편에선 변화할 준비가 미처 되어 있지 않을 때 진짜 위기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규정은 작금의 현대차 경영위기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어 유효한 기준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현대차는 지금 그와 같은 상태에 처해 있다고 할 수 있을까?

    먼저 작금의 현대차 위기가 결코 단기적이거나 일시적 요인에 의해서 발생한 것이 아님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이는 그간 현대차 영업실적이 상당기간 멈추지 않고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보여 왔음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영업이익률은 세계평균인 4.5%대보다 약간 높은 4.7%를 기록하였지만, 2018년 상반기(1-6월)에는 이미 그 이하인 3.5%를 기록하였다. 그렇다면 상반기에 이미 이렇듯 영업이익률이 현저한 하락을 보인 원인은 무엇일까? 우선 그것부터 규명해야만 지금의 위기가 단기적인 것인지 아닌지 좀 더 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상반기 재무재표를 보면 앞서 차투위 동지들이 지적했듯이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은 하락했음이 눈에 뜨인다. 즉 2017년 상반기 214만대에서 2018년 상반기 224만대로 총판매대수는 4.6% 증가하였다. 그러나 그 매출액은 1.1% 감소했다. 차투위 동지들이 회사 측의 ‘경영위기론’에 대해 회계조작이 아닌지 의심할 만하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눈여겨 볼 점은, 이렇듯 매출액이 하락하면서도 매출원가는 오히려 상승하였다는 점이다. 즉 2017년 반기 총매출원가가 16조8741억 원이었는데, 2018년 반기 총매출원가는 17조1348억 원으로 1.5% 상승한 것이다. 원래 매출액이 하락하면 총 제조원가 역시 하락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 여기서는 정 반대로 매출액이 하락하였음에도 총 제조원가는 오히려 상승하였다. 좀처럼 발생키 어려운 얼핏 모순되는 이 같은 현상은 어찌된 사연일까? 이처럼 매출액 하락과 매출원가 상승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상반기 영업이익률이 크게 하락하였다. 여기에 뭔가 문제의 열쇠가 있을 것 같은데, 우리는 이 두 가지 요인에 대해 각각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총판매대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총매출액이 하락한 원인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그간 언론을 통해 보도된 자료를 종합해보면, 그것은 현대차가 그간의 재고물량을 털고 또 신종 차종의 판매촉진을 위한 전략으로 ‘할인판매’를 실시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앞서 금년도 3분기 영업이익률이 감소한 요인의 하나로 작용한 바 있다. 예컨대 현대차는 올 봄에 미국시장에서 모델에 따라 구입 시 최고 3750달러까지 현금 보너스를 지급하는 대세일을 실시하였다. 3월 16일부터 4월 2일까지 진행된 이 행사에서 2018 싼타페 스포츠모델은 최대 3750달러를 보너스로 현금 지급하였으며, 2018 쏘나타는 최대 3250달러, 2018 엘란트라와 2017 투싼의 경우 각각 최대 2500달러를 현금 지급하였다. 중국시장에서도 이와 유사한 전략을 통해 전년 동기 대비 판매대수는 20% 증가하였다. 이로써 사드 사태에 따른 매출 감소분을 일정 정도 만회할 수 있었지만, 이로 인해 매출액은 분명 판매량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감소했을 것이다.

    다음 두 번째 문제, 즉 매출액 감소에도 불구하고 총 제조원가가 오히려 상승한 것에 대해 살펴보자. 이는 일견 납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로 인해 매출총이익률(판매비와 관리비를 감안하기 전 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23.5%에서 17.1%로 무려 6%나 하락하였다. 이것은 부품 매입단가가 크게 올랐음을 의미하는데, 실제 매출 대비 재료비 비율은 4%나 상승했다. 그 동안 영업이익 유지의 중요한 요인이었던 부품단가가 이렇게 갑자기 오를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당시 철강과 알루미늄과 같은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주요 원재료 가격은 큰 변화가 없었다. 그렇다면 다른 부품 매입단가 상승과 관련이 있을 터인데, 주요 부품공급사인 모비스와 현대차와의 거래는 이 시기 2.2%가 감소하였다. 이는 현대차의 매출액 감소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으로 보인다. 그런데 유독 정의선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글로비스와의 거래가 2.5% 증가를 보였다. 이것은 분명 비상식적인 현상이다. 이것이 현대차 매출액이 감소한 상황에서도 총 제조원가 상승이 발생한 주요인으로 보이는데, 그 내막이 궁금하지만 이에 대한 심층 분석은 다음 절로 미룬다.

    이상으로 일단 상반기 영업이익 하락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이 어느 정도 되었다고 보인다. 즉 그것은 중국과 미국과 같은 주요 시장에서의 할인판매와 함께, 매출액 하락과 제조원가 상승이 동시적으로 작용한 것이 주요하게 작용하였다. 그런데 현대차가 현재 직면한 위기의 성격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선 여기서 멈추어선 안 된다. 현대차가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매출액의 감소를 감내하면서까지 이처럼 ‘할인판매’를 감행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사정을 좀 더 파헤칠 필요가 있다. 현대차는 내수와 수출을 모두 합친 국내외 총판매량이 2016년 490만대에서 2017년 450만대로 감소함에 따라 재고가 늘어나고 시장점유율이 축소된 상황에서 이를 만회하기 위해 할인판매를 실시하였다. 그렇다면 이 같은 판매량 감소는 무엇 때문에 발생했는지가 중요하다.

    첫째, 그것은 중국과 미국 양대 주요시장에 대한 경영진의 트렌드 전략 실패와 관련이 있다. 중국과 미국은 그 시장규모가 각각 연간 판매량 2400만대와 1700만대이다. 이 양 시장을 합칠 경우 모두 4000여만 대로 전 세계 자동차시장 규모인 9000여만 대의 대략 4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이들 시장에서의 실적은 곧 전체 경영실적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들 메이저 시장에서 현대차가 점점 밀리고 있으며, 이는 우선 이들 시장의 유행을 따라잡는 데 실패한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먼저 중국시장의 상황을 보자면 이러하다.

    “중국에선 2016년부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가 인기다. 큰 차를 좋아하는 중국인 취향과 레저 수요 증가, 유가 하락 등이 맞물리며 SUV·MPV(다목적차량)의 시장점유율은 2012년 18%에서 42%까지 치솟았다. 폴크스바겐·GM·도요타·BMW·메르세데스·벤츠 등은 SUV 신차종을 앞 다퉈 쏟아냈다. 현대차는 기존 싼타페·투싼 외에 신차가 없었다.”([현대차 大해부]②, “美·中빅마켓서 고전”, 조선닷컴, 2018년 5월 30일자)

    보통 우리는 지난해 현대차가 중국시장에서 고전한 이유가 중국의 ‘사드 보복’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위 인용문은 그 근본 원인이 다른 데에 있음을 보여주는데, 사실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점유율 하락은 사드 보복 이전인 2015년부터 시작되었다. 2014년까지 중국 시장 점유율 두 자릿수를 유지하던 현대·기아차가 2015년 들어 8.9%, 2016년 8.1%로 계속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이 시작되자 2017년 시장점유율은 5%까지 추락하였으며, 실제 사드 보복 조치가 해소된 올해 1분기에도 중국시장 점유율은 4.3%로 오히려 시장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미국시장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한데, 다음 인용문을 보도록 하자.

    “지난해(2017년-주) 현대차의 미국 판매량은 68만5555대로 전년대비 11.5% 줄었고 기아차는 58만9668대로 8.9% 감소했다. 미국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픽업트럭의 수요가 늘고 있었지만, 세단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던 모델 라인업을 제때 바꾸지 못한 탓에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은 것이다. 그나마 미국에서 판매하는 SUV도 지난해 초부터 수출된 기아차의 소형 하이브리드 SUV 니로를 제외하면 대부분 출시된 지 몇 년이 지난 노후 모델들이었다.” ([현대차 大해부]②)

    이처럼 양대 시장에서의 판매량 감소는 경영진의 트렌드전략의 오류와 직접 관련이 있다. 현대차 경영진은 확실히 차종 출시와 관련한 잘못된 전략으로 경영상의 큰 손실을 끼쳤다. 하지만 이것만이라면 어찌 보면 문제는 그리 심각하지 않을 수 있다. 더 큰 우려는 현대차가 이들 메이저시장에서 다른 경쟁업체들에 비해 품질과 가격 면에서 경쟁력이 시간이 갈수록 뒤처지고 있다는 점이다. 즉 중국시장의 경우 그간 중위 정도의 차종에서 나름의 경쟁우위를 점하고 있었는데, 최근 가성비(가격대비 성능) 좋은 중국 토종차량의 급속한 추격으로 인해 그 위치가 심하게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한다면 앞서 언급한 사드 문제는 부차적이라 할 수 있다. 또 미국시장에서도 환율요인, 즉 엔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평가된 원화 요인과 맞닿으면서 일본 업체에게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역시 문제는 가성비인데, 다음은 그 사정을 잘 말해준다.

    “로이터는 4명의 중국 현대차 판매자와 6명의 미국 전·현직 현대차 관계자를 인용해 현대차가 세계 주요 시장에서 추락하고 있는 이유로 늘어나는 SUV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 것과 브랜드 이미지 대비 가격이 높은 것을 꼽았다. ……현대차는 약 10년 전 저가형 모델로 세계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높여나갔지만 지금은 가격 경쟁력에서 뒤처지고 있다. 2007년 현대차 소나타의 가격은 일본 토요타의 캠리보다 10% 낮았다. 그러나 2014년에는 캠리보다 더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이로 인해 2010년 미국에서 20만대 가까이 팔렸던 소나타는 지난해 13만1803대로 판매량이 감소했다. 또 중국 내 저가 자동차 부문을 점령했던 현대차는 중국 신흥 강자 지리(Geely), 비야디(BYD) 등에 밀려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일본의 고급차 브랜드와 저가의 중국차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된 점도 문제다. 특히 중국의 상하이차·창안차 등은 한국차 가격의 70% 수준에 SUV를 내놓았다. 품질은 좀 떨어지지만 가격 경쟁력이 크다보니 현대기아차가 중국시장에서 설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이상 [현대차 大해부]②, 조선닷컴, 2018년 5월 30일)

    이렇게 본다면 우리는 금년 상반기 매출액 하락의 기저에는 세계 주요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에 대한 최고경영자의 판단 오류와 함께 ‘기술력’이라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존재하였음을 발견하게 된다. 전자 역시 가벼운 실책은 아니지만, 후자 즉 기술력과 같은 근본적 요인에 비한다면 우리가 지금 논하고 있는 ‘위기’ 문제와 관련해서는 부차적이라 할 수 있다.

    중국 토종차에 비해 ‘가성비’에서 밀리면서 그나마 유지하던 중간적 위치가 점점 위협당하고 있는 것도, 또 미국시장에서 일본차에 밀리는 원인도, 한발 더 나아가 현대차가 중국과 미국 시장의 SUV의 유행을 쫒아가지 못하는 근본 원인까지도 따지고 보면 현대차의 ‘기술력’의 한계가 점점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후자와 관련해서 조금 더 보충설명을 하자면, 트랜드전략의 실패 내면에는 경영진의 판단 착오와 함께, 기술력의 부족과 현대차 내부의 기술개발시스템의 혼란이 존재한다고 보여 진다. 즉 현대차에 있어 SUV의 엔진기술이 세단의 엔진기술에 비해 근본적으로 취약하다는 점인데, 들리는 바에 의하면 현대차 SUV에서 사용되는 디젤엔진은 일본의 한 협력사로부터 제공받은 기술을 약간 개량한 수준이라고 한다. 그리고 현대차 기술개발팀 내부에서도 SUV의 엔진개발팀은 세단 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주류’로 홀대 당하는 처지에 있다고 보여 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 소비자의 기호 변화에 맞추어 기동성 있는 대응을 할 수 있는 내부 기술력이 떨어지게 되는 것은 어느 정도 납득이 간다.

    이처럼 현대차로 하여금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지금까지의 자리를 점하게끔 만들어주었던 기술들이 점점 낡은 것으로 변화함으로써 이제 현상유지도 힘들게 되었다면, 이로부터 발생되는 위기는 결코 일시적인 것이라고만은 볼 수 없다.

    기술력의 문제는 미래차와 관련해서 볼 때 더욱 심각하다. 친환경차 관련하여 현대차는 후발주자로서의 최소 지위는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이라고 보통 알려져 왔다. 어쨌든 전기차의 경우에도 시장 진입은 일단 한 상황이고, 수소차 역시도 투싼과 넥쏘의 출시로 시장에 발을 담갔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내년 초 해외 출시를 앞둔 현대차의 전기차종 ‘코나 일렉트릭’과 기아차 ‘니로 EV’의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의 활약에 얼마간 기대를 걸 수 있다. 최소 내년만큼은 이들과 경쟁 차종이 없을 것이라는 일각의 분석이 있는데, 대다수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가 고가 신형 전기차 출시에 집중하고 있어서 4000만원대 장거리형 SUV전기차로는 코나와 니로가 유일하다는 평가 때문이다.

    현대차의 코나 일렉트릭

    그러나 전반적으로 볼 때, 미래차 분야에 있어 현대차의 경쟁력은 다른 선두 글로벌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결코 낙관할 수 없는 처지이다. 아니 오히려 상당히 뒤져있다고 평가하는 것이 보다 정확하다.

    먼저 친환경차 분야를 살펴볼 경우, 현대차가 여기에서 뒤처지고 있는 것은 당사의 독특한 미래차 전략과 상관이 있다. 다른 글로벌 자동차메이커들이 충전 가격이 저렴하고 기존 전기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전기차에 투자를 집중하였음에도 현대차는 그동안 다른 행보를 보여 왔다. 현대차가 그간 집중 투자해온 수소차는 충전시간이 5분 안으로 짧다는 게 장점이긴 하지만, 수소충전소 한곳 건립비용만 30~40억 원에 달하고 충전재인 수소가격을 현재로서는 낮추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지금 단기적으로 대중화가 어려운 미래차에 투자해온 셈이다. 이에 비해 전기차 분야는 2017년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이미 117만대가 팔려서 상용화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2020년에는 280만대, 2025년 무렵엔 1,000만대 판매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때 가면 세계 자동차판매 1.1억대 가운데 약 9.4%를 차지하게 되며, 앞으로 매년 연평균 32% 증가가 예상된다.

    이에 비하면 현대차가 역점을 두고 있는 수소차의 판매량은 매우 미미한 상태이다. 실제 현대차는 1세대 수소차 투싼ix를 출시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약 890대를 판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들 중 민간에 보급된 수소차는 아직 한 대도 없는 실정이다. 중국정부가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100만대, 수소충전소 1000개를 보급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볼 때 앞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 분야의 시장 전망도 조금씩 밝아지겠지만, 그러나 현재 전기차와 비교한다면 그것은 아직 상당한 시간차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지능형자동차 부문이다. 골드만삭스는 2015년에 30억 달러였던 세계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가 2025년에는 960억 달러로 10년 만에 3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다시 10년 후인 2035년이 되면 자율주행차 시장은 약 290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우리의 생각보다 이 부문의 상용화 역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앞으로 2020년 이후에는 본격화할 자율주행차 시장에 있어 현대차는 지금 한참 뒤처져 있다. 다음 보도를 보면 그 점이 실감난다.

    “올해 초 미국의 기술평가업체인 내비건트리서치는 자율주행차 개발에 나선 기업들을 기술력과 비전, 상용화 전략, 생산력 등 10개 지표로 조사한 결과 GM이 가장 앞선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2000년대 후반 완성차의 경쟁력 하락과 방만한 경영으로 위기를 겪었던 GM은 독일과 일본, 한국 업체들에 비해 일찌감치 자율주행을 포함한 미래 신기술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는데 성공하였다. 2위는 구글의 자율주행차 개발 자회사인 웨이모가 차지했고 메르세데스-벤츠가 속한 다임러와 독일의 자동차 부품업체 보쉬가 3위에 올랐다. 포드와 폴크스바겐, BMW, 르노닛산 등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최하위권인 15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10위에서 다섯 계단이나 미끄러진 수치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아이오닉 자율주행차를 시연하고 정보기술(ICT)을 통해 차량과 사물을 연결하는 V2X 인프라 구축에 나서는 등 상당한 공을 들였지만, 경쟁사들에 비해 완전자율주행차 상용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다.……블룸버그는 현대차가 아직도 일반도로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테스트할 계획이 없다며, 2025년까지 시장에 자율주행차를 출시할 준비가 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 [현대차 大해부]⑤, 조선닷컴, 2018년 6월 17일자)

    최근 조선일보는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인 구글의 자율주행차 계열사인 웨이모가 다음 달부터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일대에서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공식 상용화’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다음달 미국에선, 택시기사 없는 택시가 달린다”, 조선일보, 2018년 11월 15일자) 이 기사 내용에 따르면 웨이모의 자율주행 택시 상용화는 2009년 구글이 처음 자율주행차 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한 이래 9년 만에 이뤄낸 성과인데, 웨이모가 다음 달 시작하는 자율주행택시는 운전자가 없는 ‘완전’ 무인 자율주행차로 운영된다. 승객이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자율주행 택시를 호출해 탑승하면 자동으로 목적지까지 데려다 준다. 업계에서는 웨이모의 이 같은 공격적인 움직임이 경쟁사들을 자극해 자율주행 택시 확산 시점을 더욱 앞당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비교할 때 한국 자동차업계의 상용화 수준은 아직 연구실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상태이다. 웨이모가 운전자가 없이 달리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택시를 상용화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운전자가 꼭 탑승한 상태에서 정해진 도로만 달리는 ‘레벨 3수준’에 머물고 있다. 현재 임시운행허가 취득을 기준으로 볼 때 자율주행차 대수에 있어서도 웨이모가 이미 현 수준 수천 대에서 내년에는 8만대 이상을 운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반해, 한국은 52대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그중 현대차가 16대로 가장 많고, 삼성전자가 5대, 기아차 2대 등의 순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다양한 브랜드의 자동차 업체가 각기 다른 디자인과 성능으로 판매 경쟁을 벌이는 지금의 완성차 시장과 달리, 완전자율주행과 차량공유의 시대는 플랫폼 경쟁에서 앞서있는 소수의 업체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에선 ‘틈새’ 시장이 존재하여 후발주자들도 나름대로 생존이 가능하였지만, 새로운 미래차 시대에는 ‘플랫폼 경쟁’에 앞서는 소수 업체들만이 독자생존이 가능하며, 이들을 중심으로 세계 자동차업계가 재편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예컨대 엔비디아-인텔이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수준의 기술을 확보할 경우 어떤 진영에도 속하지 않은 자동차 업체는 막대한 로열티를 지불하고 핵심기술을 구입해 탑재하는 수밖에 없게 된다. 이렇게 되면 경쟁에 뒤처진 자동차회사들은 설령 존재한다 하더라도 이들 소수 메이저들의 ‘하청’ 정도의 수준으로 전락하게 된다. 그럴 경우 한국 자동차업계는 지금보다도 훨씬 왜소해 지게 되는데 그 가운데서의 현대차 위상은 가히 상상이 간다.

    이렇듯 앞뒤가 꽉 막혀있는 현대차의 지금 상황은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보여 진다. 이대로 가면 현대차의 미래는 없다고 할 수 있으며, 이 때문에 지금의 현대차 위기는 이미 일시적이기 보다는 ‘근본적’인 성격으로 전화된 위기라 할 수 있다. (계속)

    필자소개
    북경대 맑스주의학원 법학박사 , 노동교육가, 현재 민주노총 정책연구원 정책자문위원, 맑스코뮤날레 집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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