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동성명 발표하지 못한 APEC
    [중국매체로 중국읽기] WTO 개혁 입장 차이
        2018년 11월 23일 10:3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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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역자주: APEC 정상회의가 성립된 이래 처음으로 공동성명이 발표되지 못한 채 폐막되었다. 이는 중국과 미국을 포함한 여러 회원국 간에 WTO 개혁의 방향을 둘러싼 이견 차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 희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며, 지구화의 진척은 지금도 여전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인다.

    18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APEC 정상회의의 각국 지도자들

    <환구시보 사설 원제목>

    APEC이 공동성명을 발표하지 못한 데 대한 유감과 희망

    2018-11-18 22:33 (현지시각)

    여러 언론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파푸아뉴기니에서 개최된 APEC 정상회의는 정상들의 공동성명이 발표되지 않은 채 폐막되고, 대신 피터 오닐(개최국 파푸아뉴기니 총리-주)이 ‘의장 성명’을 낼 것이라고 한다. 이는 APEC가 성립되고 정상간 비정식회의(비공식회의)가 시작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공동성명을 발표하지 않는 원인에 대해서 오닐 총리는 언론매체에 토로하길, 미국과 중국 외에 일부 회원국들 또한 WTO 개혁에 대한 서로 다른 의견을 제출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WTO 개혁은 미국의 강력한 요구인데, 중국은 이 조직을 개혁할 필요성에 대해 이견이 없다. 다만 양자는 WTO 개혁이 포괄할 영역과 초점에 있어 많은 차이가 존재한다. 중국은 WTO 개혁이 응당 견지해야 할 3대 원칙을 제출하였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다. 즉, WTO의 기본원칙을 바꾸어서는 안 된다는 점, 경제발전을 중심에 놓으면서도 개발도상국 회원들의 합리적 요구를 배려해야 한다는 점, 상호존중과 평등호혜의 기초 위에서의 점진적인 개혁이어야 한다는 점 등이다.

    중국은 상당수 WTO 회원국의 입장을 대표하였다. 그에 비해 일부 선진국 회원국들은, 첫째, 미국이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WTO를 탈퇴해서 자신이 ‘공정한 경쟁’이라고 여기는 무대를 따로 세울 것을 우려한다. 둘째, 미국의 개발도상국에 대한 압력으로부터 자신들도 수확을 얻을 것을 희망한다. 이 때문에 태도가 일정하지 않다.

    지적할 필요가 있는 것은 미국은 WTO의 주요한 창시자라는 점이다. 미국은 지금 다시 자신이 건립한 체계를 쓰러뜨리려고 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는 사람들로 하여금 미국이 어떤 국제 규칙에 대해서 자기 마음에 들면 이용하고 그렇지 않으면 폐기하려 한다는 걱정을 하게끔 만든다. 이는 기존 국제질서의 심각한 근본적인 불안을 의미하게 될 것이다.

    전체적으로 본다면 ‘미국 우선’주의는 이미 미국의 대외정책에 깊게 뿌리내려 있다. 미국 이익의 추구에 있어 워싱턴은 과거에는 자신이 주도하는 다자간 체계를 통해 실현하였지만, 지금은 직접적으로 얻으려고 하는 것 같다. 현재 많은 다자간 기제의 권위가 보편적으로 추락하는 중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상황이 아마도 상당 기간 지속되어 워싱턴이 국제체계의 붕괴가 미국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느낀 뒤라야 다시 다자간 체계의 구축에 힘을 쓸 것이라는 우려를 한다.

    객관적으로 말하자면 지금의 국제체계에는 수많은 서구적 요소들이 침투되어 있다. 미국에게 실질적인 지도권을 부여하였으며, 달러가 주요한 국제통화의 지위를 갖도록 받쳐주고 있고, 또 미국으로 하여금 자신의 동원력과 국제정세에 대한 장악력을 확대하도록 도아주고 있다. 이로부터 미국이 자신의 이익을 실현하는 데 있어 적은 힘만으로도 쉽게 배의 성과가 날 수 있도록 해준다.

    일부 미국 엘리트들은 중국이 현 국제체계의 가장 큰 수혜자라고 여긴다. 이는 완전히 착각이며, 그들은 미국 스스로의 문제를 매우 주관적으로 중국 탓으로 돌리려 한다.

    간단한 한 가지 실례를 들면, 중국은 비록 경제의 총량에 있어 점차 상승하고는 있지만 그러나 중국 경제는 미국 사회가 하기 싫어하는 일들을 한다. 또 중국은 애써 벌어들인 외화의 많은 부분을 미국이 국채를 통해 도로 빌려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중국인은 근면과 분투로 돈을 벌어 국가발전을 실현한 것이지 국제체계의 빈틈을 이용한 것이 아니다.

    ‘미국 우선’은 어찌 되었든지 간에 응당 ‘미국이 전부 먹는’ 것으로 변해서는 안 된다. 다른 국가들에게도 성장할 공간을 주어야 하며, 특히 개발도상국과의 관계를 잘 처리하여야 한다. 서방국가들은 모두 무엇이 ‘공평’ 인지에 대해 다시 사고할 필요가 있다. 선진국의 기득권 옹호를 신성불가침한 신조로 만들어서 개발도상국이 영원토록 자신의 처지를 벗어날 수 없도록 만들어서는 안 된다.

    WTO 규칙을 수정하는 가장 큰 준칙은 응당 모두가 이기는 것이라야 하며, 미국과 소수 선진국들의 단독적인 승리여서는 안 된다. 또 지구화가 개별 국가의 이익을 위해 다시 구축되는 것이어서도 안 된다. 객관적으로 보아 각국은 모두 본국의 합법적인 권익을 중시하며, 펜스 미국 부통령조차 부득불 APEC 연설 중에 경제협력은 필히 국가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하였다. 그 때문에 미국은 응당 혼자만의 승리를 추구해서는 안 되는데, 만약 다른 국가의 앞길이 없다면 미국의 앞길 또한 어디에서 찾을 수 있겠는가?

    공동성명을 발표하지 못한 한 차례의 APEC 회의는 유감이다. 하지만 여전히 희망은 있다. 필경 중미 간 본게임은 장차 11월말 아르헨티나에서 개최될 G20 정상회의 기간 중의 시진핑-트럼프 회담이다. 미국 측이 진실되고 성실한 태도로 양국 정상의 관건적 회담을 준비하길 바라며, 압력을 통해 무언가 얻으려는 희망을 가져서는 안 된다. WTO 개혁에 대해 중-미는 특히 실사구시 하여야 하며, 공통점은 찾고 차이점은 보류하면서 서로 마주보며 나아가야 한다.

    필자소개
    북경대 맑스주의학원 법학박사 , 노동교육가, 현재 민주노총 정책연구원 정책자문위원, 맑스코뮤날레 집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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