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미 양국,
    결국 ‘제3의 선택’으로 나아갈 것
    [중국매체로 중국읽기] '제3의 선택'
        2018년 10월 19일 06:3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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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역자주: 중미 간의 무역전쟁이 매우 거칠지만, 중국은 내심 양국이 타협하여 공생의 길을 찾길 원하고 있다는 점을 본 사설은 잘 보여준다. 그것은 중국이 비겁해서라기 보단, 중화문명의 전략적 지혜인 ‘중용’ 사상과 관련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환구시보 사설>

    2018-10-09 17:25 (현지시각)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전면적인 ‘격문식’(죄를 알리거나 성토하는 공문서-주) 대중국 비판 연설이 있은 지 며칠 후인 8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했다. 중미 최고위급 외교 수장은 냉담한 회담과 거리낌 없는 입장 표명을 했지만, 동시에 서로 예의와 절제를 지키면서 대화의 여지를 남기고 지속적인 협력의 뜻을 밝혔다. 사실 자세히 보면 펜스의 연설도 극단적인 것이 아니라 중미관계 완화를 위한 ‘문틈’을 남겨 두었다고 할 수 있다.

    틀림없이 미국도 중국과 맞서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혹시 소수 정치인들은 그렇게 해서라도 기득권을 다지려고 할지 모르지만, 미국 사회가 꼭 같이 흥분하면서 뒤따르기를 원한다고 할 수는 없다. 중미 간 전면대결의 대가가 너무 커서, 이미 세계화의 혜택을 누리는 데 익숙한 양국 사회는 견딜 수가 없다.

    워싱턴은 미국 측이 ‘완승’을 거두어 중국 측의 ‘항복’에 가까운 방식으로 이번 충돌을 종식시킴으로써, 영구적으로 세계 유일의 초강력 세력구조를 확정하고 싶어 한다. 그들은 중국이 미국의 지위를 대체하여 점차 세계의 새로운 주도세력이 되어가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중국은 당연히 자국의 경제주권을 포기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중국이 미래를 잃고 미국의 속국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기세등등한 공세는 전례 없이 중국사회의 경각심을 증폭시키고 있으며, 우리로 하여금 미국 측의 어떠한 움직임에도 더욱 민감하게 만들고 있다.

    그렇다면 중미는 한 발짝씩 물결에 휩쓸리며 대결을 향해 나아갈 것인가? 단기적으로 단언하긴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이는 결코 중미 관계의 전반적 상태가 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이것은 확실히 중미 모두 손해를 보는 과정이고, 양국 사회가 모두 원하지 않는 결말이기 때문이다. 양국의 장기적인 이 같은 전략 태세에 대한 묘사는 어느 정도 흥미를 줄 수는 있지만, 수십 년 후에 가서야 얻게 될 국익 때문에 당대인들에게 쓸데없이 큰 희생을 치르도록 하는 것은 오늘날 중미 사회 모두에서 설득력이 부족하다.

    중미 무역전은 중국과 같이 쉽게 통일적 인식에 이룰 수 있는 사회에서도 불만에 직면하였다. 더구나 정당 간 교체가 이루어지는 미국 사회에서, 장기적 주도권을 위해 전 사회적인 동원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지는 가히 짐작할 수 있다.

    중미가 원하든 원치 않든 간에, 양국은 세계화의 물결과 양국 각자의 이익을 위해 미국 작가 스티븐 코비가 말한 ‘제3의 선택’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관리학의 대가인 코비는 ‘제3의 선택’을 통해 진퇴양난의 극단적인 딜레마를 해결하고 윈-윈을 하자고 제안했다.

    미국은 당연히 일방적 승리를 거둠을 통해 세계적 범위에서 승자독식하기를 원한다. 그렇지만 역사적 경험에 따르면 일방적 승리의 대가는 매우 크고 위험이 따른다. 게다가 중국은 일방적 승리를 도모하고자 하는 미국이 뛰어넘을 수 없는 지표들을 갖고 있다. 저항을 뒷받침할 수 있는 현재적 실력을 비롯하여, 지구전을 할 수 있는 거대한 잠재력과 핵 강대국으로서의 전략적 억지력이 그것이다.

    중국이 미국을 누르고 일방적인 승리를 도모하는 것은 더욱 비현실적이다. 비록 중국이 경제적 총량에서 미국을 앞지를 가능성이 있지만, 그러나 미국의 경제적 질, 글로벌 과학기술에 대한 선도력, 그리고 기타 국가와 동맹을 맺고 있는 능력은 모두 상당 기간 중국이 견줄 바가 아니다.

    ‘제3의 선택’에 대한 모색은 필연적으로 중미 간의 유일한 선택이 될 것이다. 이러한 선택이 어쩌면 조약을 체결하는 형식에 이르지는 못하고, 또 꼭 어떤 공동성명에 의해 공식적으로 확인될 수 없을지는 모른다. 그러나 양국이 서로 부딪치면서 무의식적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고, 큰 역사의 흐름 속에서 점차로 분명한 판별을 얻게 될 것이다.

    중국이 ‘제3의 선택’을 비교적 쉽게 받아들이는 것은 비겁해서가 아니며, 유구한 중화문명이 중국에 준 전략적 지혜이다. 우리는 일찍이 이 나라의 굴기가 가을바람이 낙엽을 쓸어버리는 식의 일방적 승리의 과정이 될 수 없음을 잘 간파하고 있다.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반드시 세계가 연합하여 우리를 반대할 것이다.

    우리는 미국이 중국인의 사고를 따라잡을 것을 요구하지는 않지만, 워싱턴의 엘리트들이 자국인이 쓴 <제 3의 선택>을 진지하게 읽어보기를 바란다.

    필자소개
    북경대 맑스주의학원 법학박사 , 노동교육가, 현재 민주노총 정책연구원 정책자문위원, 맑스코뮤날레 집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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