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서비스공단 시급’
사립유치원 비리사태 교훈
윤소하, '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를 위한 법안' 발의···국가 책임 강조
    2018년 10월 16일 05:1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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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립유치원 비리 문제가 불거지면서 노인, 아동, 장애인 등에 대한 돌봄 사회서비스의 공공성 강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를 위해 대선 공약과 국정과제로 ‘사회서비스공단’ 설립을 제시했지만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사회서비스를 잠식하고 있는 민간 자본의 로비 때문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정치권과 시민사회계는 사립유치원 비리와 같은 참사가 다른 공공서비스 영역에서도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며 제대로 된 사회서비스 공단 추진과 사회서비스 공공인프라 확충을 위한 사회서비스공단 설립을 촉구하고 있다.

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 법안 발의 회견(사진=노인장기요양공대위)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1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를 위한 법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견은 인권·여성·복지 등 각 분야 시민사회단체와 노동조합이 모인 연대체인 ‘노인장기요양 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노인장기요양공대위)과 공동주최했다.

노인장기요양기관 민간 비율 80%, 장애인활동보조 서비스는 민간 100%

법안을 대표발의한 윤소하 의원은 “사회서비스공단을 설립하겠다는 국정과제 발표를 한 지 15개월이 지난 지금 명칭뿐 아니라 내용까지 바뀌었다”며 “2019년 예산 안엔 4개 지자체 시범사업을 포함해 고작 67억 원을 편성하더니 최근 시범사업을 추진 중인 서울시는 급기야 보육 부분을 뺀 사회서비스원 설립계획을 내놨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정부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국민이 요구하는 사회서비스의 질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법안은 지자체가 사회서비스공단을 설립해 국공립 어린이집, 국공립 요양, 국공립 장애인돌봄 시설을 확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또 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 계획을 수립해 매년 사회서비스 공공인프라 확충을 평가·공개하고 사회서비스공단 운영에 노동자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민주적 거버넌스 구조도 포함하고 있다.

현재 노인, 아동,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돌봄 사회서비스는 민간·개인사업자 중심으로 해서 정부와 지자체는 자금을 지원해주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2017년 기준 노인장기요양기관 중 국공립 비율은 1.01%, 민간 개인사업자 비율은 80.36%에 달한다. 어린이집도 국공립 시설 비율은 7.84%에 불과하고 장애인활동보조 서비스는 공공영역에서 전혀 제공되지 않아 100% 민간이다.

사립유치원 비리 문제, 국가 책무를 민간에 맡길 때 나타나는 참사

노인장기요양공대위 등은 최근 사립유치원 비리 문제 역시 필수적인 사회서비스를 민간 자본의 손에만 맡겨온 탓이라고 지적한다.

김민문정 노인장기요양공대위 대표는 “사립유치원의 비리 문제는 국가의 잘못된 정책 방향과 정책 실패가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지 보여준다”며 “국가의 역할이자 책무인 유아교육을 민간에 맡긴 채 사립유치원이 아이들을 볼모로 비리와 악행 저지르는 것을 방관해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 결과 사립유치원은 엄청난 기득권, 공룡 이익집단이 됐다. 최근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 토론회가 (유치원 원장들의 물리력 행사로 인해) 무산된 것만 봐도 이미 (사립유치원 비리는) 손 쓸 수 없는 지경이라는 뜻”이라며 “더 심각한 것은 이런 비리 문제가 유아교육 뿐 아니라 영유아 보육, 노인장기요양, 장애인활동보조 등 민간의 손에 맡겨져 영리추구 수단이 되고 있는 다른 공공 서비스 영역에서도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민문정 대표는 “국가 책임을 민간에 전적으로 맡기는 한 이러한 부조리는 막을 수 없다. 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가 시급하고 중요한 이유”라며 “해당 법률 제정을 통해 잘못된 사회서비스 정책을 바로 잡길 바란다. 국회는 이번 회기 내에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당 법률에 담긴 사회서비스공단 설립은 민간 자본이 잠식한 돌봄 서비스를 공공이 책임지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문 대통령이 공약과 국정과제로 약속한 바 있으나 명칭과 공단의 방향성에 논란이 일면서 차질을 빚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당초 사회서비스공단이라는 명칭을 민간시설 지원 역할 중심의 ‘사회서비스진흥원’으로 변경했다가 ‘사회서비스원’으로 변경하며 공공의 책임성을 약화시켰다. 이 같은 정부의 공약 후퇴가 사립유치원과 같은 민간 자본의 로비에 의한 것이라는 의혹도 나온다.

김경자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사회서비스공단 설립을 통해 사회서비스를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것은 노동자, 국민에게 단비 같은 소식이었다. 그러나 사회서비스공단 설립 계획이 변질되면서 우려가 많아지고 있다”며 “이런 과정에 사회서비스공단 제대로 설립보디지 못하도록 정부와 국회에 로비를 하는 세력 있다는 얘길 들었다”고 말했다.

김 수석부위원장은 “국회의원들은 로비나 영향력을 차단하고 돈이 없어도 인간으로서, 대한민국 국민으로 자존감을 갖고 살 수 있게 하는 최소한의 장치인 사회서비스공단 설립에 대한 입법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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