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자대회 "평택 기지 이전 반대"
        2006년 05월 13일 10:1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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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택 미군기지 이전 반대를 위한 전국 노동자대회가 민주노총 조합원 등 노동자와 학생 2,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13일 오후 6시부터 약 1시간동안 광화문에서 열렸다. 대회 참가자들은 ‘평택 미군기지 이전 중단’ ‘국방장관 퇴진’ 등의 구호를 외치며 평택 미군기지 이전을 저지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노동자대회 참가자들이 ‘미군기지 이전 반대’ ‘국방장관 퇴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노동자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평택 미군기지 이전 반대를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가 같은 자리에서 마련한 촛불시위와 문화제에 참여했으며 14일 평택에서 예정되어 있는 시위에 합류할 예정이다.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양극화의 시대, 전민중의 빈곤화 시대, 전민중의 날품팔이 시대"라고 현 시대를 규정하고 "일하는 노동자가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이 나라는 정상적인 나라가 아니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또 "국민을 지키라고 만든 군대가 국민을 짓밟는 이 나라, 미국에 모든 산업 부문을 내주려는 이 나라는 정상적인 나라가 아니다"고 평택 미군기지 이전과 한미FTA를 밀어붙이고 있는 현 정부를 거세게 비판했다. 그는 "민주노총은 오늘부터 평화의 대장정을 시작했다"며 "이 땅에 평화가 정착되고 미군이 물러날 때까지 힘차게 투쟁하자"고 호소했다.

    이어 등장한 김종철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는 연대사를 통해 "연대투쟁을 자기 일처럼 열심히 하는 노동운동이 제대로 된 노동운동"이라며 "미군 기지의 평택 이전을 저지하기 위해 모인 오늘 이 자리는 숭고하고 아름다운 투쟁"이라고 했다. 그는 "서울시민이 행복하자고 평택 주민들에게 희생을 강요할 수는 없다"며 "차라리 용산에 그대로 두라, 그러면 우리 힘으로 반드시 미국으로 보내버리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이날 대회에서는 현대 하이스코 노동자들의 투쟁승리 보고도 있었다. 김종인 금속노조 하이스코 사내 하청지회 수석 부지회장은 "노조원들이 크레인에 올라가 농성을 하겠다고 할 때 그들의 투쟁이 하이스코는 물론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는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었다"며 "마침내 어제 108명 전원 복직, 조합원 활동 인정, 손배 가압류 철회, 고소고발 취하, 구속자에 대한 탄원서 제출 등을 쟁취해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싸움에서 민주노총 80만 조합원의 연대를 확인했다"며 "앞으로 하이스코 노조의 깃발을 앞세우고 선봉에서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민주노총은 별도 자료를 통해 평택 미군기지 이전은 위헌이며 전면 재논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평택사건의 본질은 주한미군이 전략적 유연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미군기지 확장사업을 주민과의 사전 협의나 국민적 동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한미 양국이 밀실에서 일방적으로 합의한 데 있다"며 "평택 미군기지 이전과 확장 계획에 대해 전면 재논의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현장연합율동패가 ‘들어라 양키야’라는 노래에 맞춰 군무를 추고 있다.
     

    민주노총은 주한미군의 방어적이지 않은 군사력 운용을 전제로 하는 평택기지 이전은 국제 평화주의를 기본원리로 하는 우리 헌법에 어긋하는 것은 물론 한미상호방위조약에도 위반된다는 논리를 폈다. 민주노총은 이와 함께 "주한미군의 구조조정 결과에 따라 용산기지 대체부지 52만평과 여기에 들어설 시설은 불필요한 것이 될 수도 있다"며 "구조조정이 완결된 뒤 다시 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대회에는 민주노동당 당직자들과 지방선거 출마자들도 대거 참석했다. 대회장 한편에서는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는 소설가 조세희 선생의 모습도 보였다. 조 선생은 "요즘 몸이 좋지 않아 외부활동을 일체 못하고 있는데 오늘은 노동자대회를 보기 위해 일부러 나왔다"고 했다.

    한편 이날 본대회에 앞서 서비스노조 레이크사이드 지회의 투쟁보고가 있었다. 장보금 사무국장은 "골프장은 산 속에 있어 우리는 더 외롭다"며 노동자들의 연대투쟁을 호소했다. 그는 "파업한지 210일이 지났지만 회사는 노동조합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다"며 "우리가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노조를 만들겠다는 것도 아닌데….."라며 울먹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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