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청에 기만 당한
창동역 주변의 노점상들
[기고] 약속 지킬 의사 없었던 구청
    2018년 09월 07일 02:5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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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노점상 등 거리의 도시빈민 투쟁은 여전히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9월 7일 오전 도봉구 창동역 주변의 노점상은 골목골목에 대기시켜 놓은 (포장)마차를 55대를 일시에 펼치고 있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아파트값이 떨어진다며 저지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구청 직원들도 주변에 나와 노점상 마차를 막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고성이 오가고 누군가는 바닥에 쓰러져 뒹굴기도 합니다. 세상을 무한경쟁 시대라 하는데 여기에 덧붙이자면 무한투쟁 시대입니다. 최소한 길거리 노점상들에게는 그렇습니다.

1년 가까히 장사를 못하던 노점상들이 회원들과 함께 자리를 확보 하고 있다.(사진=최인기)

이 이야기의 출발은 약 일 년 전인 2017년 8월 14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노점상들은 도봉구청과 ‘구민의 보행 환경 및 도시 미관 개선 상생을 위한 창동역 거리가게 개선사업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비록 협약이지만 그래도 합의를 한 것입니다. 처음에는 원만히 진행되었습니다. 같은 해 9월 28일 구청에서 ‘철거 후 새로이 제작되는 부스가 기존 위치에 원활히 설치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는 공문을 노점상에게 보내 왔습니다. 게다가 구의회에서 창동역 개선사업 관련 예산까지 통과시켰습니다.

노점상들은 같은 해 10월 30일까지 모든 마차를 자진 철거했습니다. 그 후 구청의 실태조사 요구도 들어줬습니다. 실태조사는 자신의 모든 정보를 자치단체에 공개를 해 주는 일종의 마지막 보루인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상인들이 도봉구청이 요구한 고가도로 밑에서 장사를 해도 안전상 문제가 없는지 서울교통공사에서 ‘행위신고서’를 받아 제출하였습니다.

하지만 그후 도봉구청의 태도는 점점 달라졌습니다. 처음에는 공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했습니다. 또 주민들과의 협의가 더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지방선거가 끝나면 자리를 배치하자고 했습니다. 이렇게 10개월이라는 시간을 속수무책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러던 중 2018년 8월 8일 폭염이 전국을 휩쓸던 날 노점상들이 장사해야 할 곳에 도봉구청에서는 기습적으로 화단을 가져다 놓으려 했습니다. 노점상들은 반발했습니다. 새벽부터 노점상들은 약속을 지키라며 도봉구청을 점거했습니다. 이렇게 시간이 흘렀습니다.

도봉구청의 화단 설치

민주노점상전국연합 북동부지역 김진학 씨는 협약에는 “상호 신뢰 및 행정의 연속성을 보장하고 이 협약에서 정하지 않은 사항은 상호 협의를 통해서 결정한다.(제5조)”라는 내용이 쓰여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도봉구청은 최근 슬며시 ‘거리가게 재배치 변경계획 알림’이란 공문을 보내 노점상들의 자리를 다른 곳으로 재배치하겠다는 내용을 통보했다고 합니다. 결국 어디론가 이전시키겠다는 것입니다.

특히 구청 측에서는 최근 들어 이미 창동역 주변을 민자 역사로 바꾸기 위해 현대산업개발에 공개입찰을 마쳤다는 통보를 해 왔습니다. 처음부터 약속을 지킬 의사가 없이 치밀하게 노점상을 없애려 준비해 왔던 것입니다.

창동역 2번 출구 노점상들은 무엇보다 자신의 생존이 철저히 기만을 당한 것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요즘 ‘사회적 합의’라는 말이 언론을 통해 종종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합의를 지키라는 목소리가 여기저기 아우성칩니다. 쌍용자동차 노동자가 그렇고, 전주시청에서 농성 중인 택시 노동자가 그렇습니다. 소위 사회적 합의란 이름의 허구적인 약속이 횡행하는 세상입니다. 약속을 하루아침에 걷어차는 것은 창동의 노점상에 대해서거나 노동자들이나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창동역 주변의 아파트 주민과 오랫동안 장사를 해오던 노점상 간 이간질을 통해 자신의 이득을 취하려는 도봉구청의 만행은 즉각 중단되어야 합니다. 새로 제작된 마차에서 다시 장사를 할 수 있도록 많은 사람의 관심이 필요한 때입니다

필자소개
빈민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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