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서울의 그 청명했던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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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5월 10일 04:2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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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7일 봄비라고 하기엔 많은 비가 내리고 난 후 서울의 가시거리는 30km를 육박했다. 굳이 황사가 아니더라도 서울에서 인천 앞바다가 보일 정도로 맑은 하늘을 보기가 이렇게 힘들었던가.

    서울환경연합 설문조사에 의하면 서울시민이 생각하는 가장 심각한 환경문제는 ‘대기오염’문제이다. 한국 갤럽에서 조사한 인천시민 환경의식 조사에서도 인천시의 대기오염 심각성에 대해 88%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답변했다.

    서울이, 하루만 지나도 목덜미가 새까맣게 변하는 숨쉬기 어려운 회색도시라는 데에는 이의가 없을 것이다. 어쩌면 서울에서는 ‘원더풀 데이즈’나 ‘매트릭스’의 한 장면처럼 저 구름을 뚫고 올라가야만 시리도록 푸른 하늘을 볼 수 있는 게 아닐까. 이렇게 가다가는 배트맨이 사는 고담시티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지난 4월 11일 오후 점심도시락을 들고 서울광장을 찾은 직장인들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봄의 절정을 느끼고 있다./황광모/사회/ 2006.4.11 (서울=연합뉴스)
     

    20세기 들어 극심한 대기오염으로 인한 재난들이 연달아 발생함에 따라 대기오염의 피해가 일반인에게도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1930년 12월 1일부터 5일까지 벨기에의 뮤즈 밸리(Meuse Vally)라는 지역에서 일어난 재난이 그 효시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제철소, 주물공장 등에서 배출한 아황산가스, 황산염 등의 대기오염물질이 확산되지 못하고 지역에 축적된 상태로 있었고, 이로 인해 12월 4일과 5일에 걸쳐 60명이 사망하였는데 이는 평소 사망자수의 10배가 넘는 수치였다.

    그 이후로도 런던 스모그, LA 스모그 등 다양한 재난 사례가 있었다. 이후 90년대 들어서 대기오염 수준은 급격히 나빠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여러 도시에서 대기오염물질 농도가 상승하면 사망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들이 꾸준히 발표되었다.

    대기질의 문제는 교통량의 문제와 떼놓을 수 없다. 이미 포화 상태를 넘어버린 서울의 자동차들이 내뿜는 각종 공해물질들이 서울의 고담시티화의 주범이라 할 수 있다. 서울의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회적 피해 비용은 2조6,246억원으로 동경의 두 배이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자수는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수의 세 배이다(미국 EPI 발표). 게다가 어린이 천식․아토피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더욱이 서울은 북한산, 관악산, 수락산 등 큰 산으로 3면이 막혀있어 대기오염 물질이 잘 확산되지 못하여 북동부지역의 경우 광화학 스모그의 우려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잃어버린 수명 3년을 돌려드리겠습니다.’라는 구호로 서울의 대기 질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잃어버린 수명 3년이라는 시간은 미세먼지 감소에 따른 기대수명의 증가분에서 나온 듯 하다.

    미세먼지가 30㎍/㎥ 감소되었을 때 남여 평균 3.3년의 기대수명이 증가한다고 한다. 현재 서울의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70㎍/㎥에 육박한다. 이 미세먼지를 절반 이하로 낮추겠다는 공약이다.

    미세먼지의 주범인 경유차의 매연저감장치(DPF) 부착을 지원하고 공해저감차량 보급을 추진하겠다는 것인데, 사실 서울과 같은 세계적인 매트로시티에서 경유차에 대한 규제는 권고하고 지원하는 형식으로는 어렵다. 일본 동경도는 아예 저감장치를 부착하지 않은 경유차의 진입을 금지하고 있으며, 런던은 혼잡세를 통해 대중교통을 확충하여 시민들로부터 환영받고 있다. 한나라당식의 정책보다는 더 강력하고 근원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민주노동당은 2006 지방선거 공약으로 “대도시의 자동차와 건설 행위를 강력히 규제(차량운행총량제, 개발속도제한제)하여, 대기오염에 의한 주민건강을 지켜내겠다”고 발표했다. 도심의 차량을 강하게 규제하고 대중교통을 확충․정비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인구밀도가 세계 최상위권에 속해 있는 우리나라의 5대 도시가 차지하는 행정구역상 면적은 전국 약 2.4%에 불과하나 이들 지역의 인구수는 전체 인구의 45%를 점유하고 있고, 서울의 경우 약 0.6%의 면적에 전국 인구의 약 25%에 해당하는 인구가 살고 있다.

    수도권은 전체 인구의 약 50%에 달한다. 이런 도시에서 언제까지 권고와 지원만으로 미세먼지를 절반으로 떨어뜨릴 것인가. 해외 도시에서 시행하고 있는 다양하고 강력한 규제를 도입하는 것만이 서울의 푸른 하늘을 돌려주는 길이다.

    대기오염의 특징 중 하나는 우리 스스로가 가해자이면서 동시에 피해자라는 사실이다. 단 1분만 숨을 참아도 고통스럽다. 공기청정기로만 해결할 수 있을까. 우리는 배트맨보다는 푸른 하늘을 나는 나비와 함께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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