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지지율 고공행진 민주노동당 책임도
        2006년 05월 08일 04:1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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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의 ‘콘크리트’ 지지율이 화제다. 돈공천, 성추행, 황제테니스 등 잇단 악재에도 40% 중반대에서 꿈쩍도 않고 있다. 추문이 생기면 거꾸로 지지율이 올라가는 기현상도 보인다.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공천장사하고 매관매직한 한나라당 지지율이 끄떡없는 것은 그야말로 ‘마술’"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부패한 건 참아도 무능한 건 못 참는다"

    일단 정부 여당의 무능이 한나라당에 반사 이익을 주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은 "국민들이 한나라당에 보내는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는 정부의 지나친 무능에 대한 실망 때문"이라며 "달리 선택할 대안이 없기 때문에 정부 여당에 대한 비판이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로 기우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노회찬 의원도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의 시책에 대한 실망과 냉담이 한나라당의 지지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한나라당에 대한 긍정적 지지 성향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 아니다"고 분석했다.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KSOI) 한귀영 연구실장은 "지난 2002년 대선, 2004년 총선을 거치면서 국민들의 의식 속에서 ‘민주 / 반민주’ ‘개혁 / 수구’ ‘깨끗한 정치 / 부패정치’의 대립 구도가 소멸되고 있다"면서 "한나라당의 수구적인 행태나 부패가 드러나도 예전처럼 분노하거나 열린우리당에 힘을 실어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실장은 "국민들은 차라리 부패한 건 참아도 무능한 건 못 참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능력이라고 하는 가치에 있어서는 열린우리당보다 한나라당을 더 높이 사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나라당 지지율 무관하게 여당 바닥 지지율 고착 가능성 높아

    이와 관련해 주의깊게 봐야 할 지표가 있다. 정당에 대한 비토층의 비율이다.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가 지난 4월 조사한 결과를 보면 ‘열린우리당을 절대 지지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유권자의 비율은 전체의 25%로, ‘한나라당을 절대 지지하지 않겠다’는 응답의 19%에 비해 6%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이 연구소가 2004년 1월 조사한 결과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수 있다. 당시 조사에서 ‘열린우리당을 절대 지지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11%로, ‘한나라당을 절대 지지하지 않겠다’는 응답(38%)보다 무려 27%포인트가 낮았다. 지난 2년새 33%포인트의 격차가 줄어든 것이다.

    한 실장은 "일부 한나라당 실망층도 열린우리당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부동층으로 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어떻게 움직이건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은 현재 수준에서 고착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대선 후보의 차이가 지지율의 차이를 가져온다"

    일반적으로 정당의 지지율이 대권 후보의 지지율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역도 성립한다. 전문가들은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지지율 격차를 양당 대권 후보의 차이에서 찾기도 한다.

    김윤철 진보정치연구소 연구기획실장은 "작년말 진보정치연구소의 조사 결과 선호하는 대권 후보의 존재가 정당 지지율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조사된 적이 있다"며 "이명박 시장 등 유권자들이 원하는 코드와 부합하는 대선 후보의 존재가 한나라당의 높은 지지율을 뒷받침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귀영 연구실장도 "정당에 대한 이미지는 정당을 대표하는 정치인의 이미지를 통해 표현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명박 시장이 청계천 복원, 교통체계 개편 등을 통해 능력있는 정치인의 이미지를 형성하고 박근혜 대표가 도덕적이고 유연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확보한 것이 한나라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 실장은 "열린우리당의 경우 몰입할만한 정치지도자가 없다는 것이 당 지지율을 정체시키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노회찬 의원은 "한나라당의 지지율과 이명박 시장, 박근혜 대표의 지지율은 같은 뿌리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대권 후보들의 영향력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열린우리당과의 차별화에 실패하고 있다"

    그렇다면 민주노동당은 왜 여권으로부터 이탈한 층을 흡수하지 못하고 있는 걸까.

    김윤철 실장은 "여권의 이탈층이 민주노동당으로 오기보다는 여권의 지지율이 빠질 때 민주노동당의 지지율도 함께 빠지는 동조화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민주노동당이 신선한 세력으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데 실패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회찬 의원은 "국민들은 민주노동당을 열린우리당의 대안 세력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여당과 비슷한데 좀 더 진한 세력’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며 "민주노동당이 열린우리당과의 차별화에 실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노동당이 열린우리당과는 다른, 차별적 대안세력으로 자리잡지 못하면 현재처럼 여당과 같은 지지율의 파도를 타게 된다"며 "대안적 차별화를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심상정 의원은 "민주노동당이 일관된 실천을 통해 대안 세력의 가능성을 확인받는다면 급속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적 리더는 좌파 진영이 더 잘 키워냈다"

    민주노동당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위해서는 대중적인 설득력을 갖는 리더를 키워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윤철 실장은 "정당이 유능한가를 판단하는 기준 가운데 하나가 그 당에 유능한 대권 후보가 있느냐는 것이 된다"며 "당의 정체성과 노선을 보다 효과적이고 설득력있게 국민들에게 제시할 영향력 있는 지도자를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회찬 의원도 "역사적으로 봐도 정치적 리더는 좌파 진영이 더 잘 키워냈다"며 "정치적 리더를 키우기 위해서는 학번이나 따지는 학생운동식 연공서열을 혁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최장집 교수도 지난 6일 김종철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를 면담한 자리에서 "정치는 사람이 하는 것인데 스타급 정치인들이 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며 노회찬, 심상정 두 의원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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