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악으로 가는
'행정대집행법' 개정 내용
[기고] 오히려 인권침해 요소 확대
    2018년 08월 20일 11:1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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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나 재개발지역에서 벌어지는 단속과 철거에 적용되는 법률 가운데 하나가 바로 ‘행정대집행법’이다. 국가, 지방자치단체, 개별 법령에서 대집행 권한을 위임·위탁받은 공공단체 또는 그 기관이 행정상 의무를 대신하여 이행하고 그 비용을 징수하는 것, 이것을 ‘대집행’이라고 한다.

그런데 오래전부터 이 법은 사전 계고 없이 ‘비상시’ 혹은 ‘위험이 절박할 시’에 한해 할 수 있는 긴급집행을 시도 때도 없이 남발하는 등 인권침해 논란을 빚어 왔는데, 최근 이 법의 개정안을 행정안전부가 국회에 제기하고 있다.

노량진수산시장에서의 대집행 관련 갈등 모습

아현동 철거현장에서의 용역반과 철거민 모습(이상 사진=필자)

행정대집행법 개정안을 살펴보면 관련 제4조 제3항에 따르면 집행을 원만히 하도록 행정청에 ‘의무 부과’를 하게 되어 있다. 이는 강제철거를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노골적으로 경찰 등 공권력을 동원하겠다는 뜻이다. 당사자의 저항을 막기 위해 강제력을 동원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그간 일방적으로 지자체의 편을 들었던 공권력이 노골적으로 노점상, 철거민 등을 진압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밖에도 행정대집행의 계고 안 ‘제5조 제 1항, 제2항’에 따르면 계고 시 의무이행기한을 원칙적으로 10일 이상 부여하는 것으로 개정안을 내놓고 있지만, 이는 형식적인 요식조항일 뿐이다. 이의 위반 시 특별한 처벌조항이 없어 기본권 침해 시 강제력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물론 이번 행정안전부의 안에는 대집행 시 지나친 재산상의 손실을 초래하지 않도록 ‘주의 의무’를 부과하고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관리절차를 정하도록 하였다. 더불어 기존 행정심판 청구 외에 신속한 권리구제를 위해 이의신청을 담당 행정청에 할 수 있도록 관련 조항을 신설하였다. 이러한 내용은 기존의 인권 침해를 방지하려는 노력으로 보일 수 있으나, 그동안 남발되었던 ‘사전 계고’ 없는 즉시 집행은 여전한 상태이며 ‘이의신청’이 강제철거에 얼마나 효력을 강제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라 할 것이다.

이밖에도 대집행의 실행(제8조 제1항, 제8조 8조제1항, 제4항, 제5항, 제7항)에 따르면 문제가 되어왔던 ‘강풍·호우·대설·한파·폭염 등 기상특보 발령’ 시 대집행의 실행을 제한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최근 ‘재난’ 등의 시기에 국가의 역할 등의 문제가 사회적 여론으로 크게 대두되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라 볼 수 있으나, 대신 이번 개정안 가운데 주목할 부분은 대집행책임자는 대집행에 필요한 경우 의무자의 주거·장소에 진입하여 수색하고, 잠근 문과 기구를 여는 등의 조처를 할 수 있도록 개악안을 내놓고 있다. 이렇게 그동안 문제가 되어 오던 것을 슬쩍 끼워 넣는 대신 신속한 집행이 가능하게 하도록 하여, 결국 단속과 철거에 맞서 싸우고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게 만들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개정안 ‘제11조 제1항, 제2항, 제12조 제1항’ 에 따르면 행정대집행 후 행정청은 대집행 목적물을 이용한 위법행위가 반복될 우려가 있는 경우 30일의 범위에서 물건의 인도를 유보할 수 있도록 하였다. 대집행 후 남은 물건을 보관하지 않거나 보관 기간이 지나간 상황에 해당 물건을 매각 또는 폐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자칫 노점상과 철거민 개인의 사유재산이 집행으로 인해 함부로 파손당하거나 손실 당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특히 대책 없이 강제철거를 남발한 지자체 등 담당 행정청과 인권유린을 저질러온 용역반들에 대한 처벌은 이번에도 어디든 찾아볼 수 없다. 무엇보다도 현행 행정대집행 법은 그 비용을 당사자인 저소득 도시빈민들에게 청구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공권력과 용역반을 투입하는 데 들어간 제반 비용을 당사자에게 청구해 법적 처벌까지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그동안 논란이 많았다.

결국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해 행정대집행법을 개정한다던 말은 거짓말이다. 이처럼 행정안전부의 개정안은 실제 강제철거를 막는 데 기여하지 못할 것이며, 오히려 인권 침해 요소가 더 확대된 방향으로 개정되고 있어 행정대집행법 개악안 저지를 위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필자소개
빈민해방실천연대 수석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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