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노조·파업 파괴
비밀문서 관련자 처벌하라
회사·검찰·경찰·노동부 공모 드러나
    2018년 08월 10일 04:0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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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당시 파업 참가자의 ‘내부 붕괴’를 유도하고 경찰·검찰·노동부 등 정부 부처와 공조한 정황이 담긴 비밀문서의 존재가 드러난 가운데, 쌍용차 해고노동자와 시민사회단체들이 노조와해 비밀문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민갑룡 경찰청장 면담을 촉구했다.

쌍용차 희생자추모 및 해고자 복직 범국민대책위원회는 10일 오전 서대문 경찰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 파괴 사건에는 공소시효가 있을 수 없다”며 “문재인 정부와 경찰은 노조와해 비밀문건 작성자와 실행자들을 철저히 조사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찰청 앞 기자회견(사진=범대위)

지난 4일 <한겨레>가 입수해 보도한 100여 건의 문건에 따르면, 쌍용차가 정부·수사기관들과의 협업을 전제로 지휘 조직을 만든 뒤 파업 동력을 깨고 경찰 진압을 유도하는 과정들이 구체적으로 적시돼있다. 쌍용차는 2009년 4월에 만든 문건에서 임직원들을 “암과 지방 덩어리”로 표현하며 “확실히 제거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이러한 내용은 같은 해 3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구조조정을 하라’는 발언을 근거로 하고 있다.

특히 문건엔 회사가 ‘평택지방검찰청 공안담당검사’와 ‘평택경찰서 정보과’ ‘경인지방평택노동청 근로감독관’이 실명 없는 직함으로 유선번호와 함께 기재돼있는 등 수사·정부기관이 공조한 정황도 명시돼있다.

실제 이 문건이 세상에 드러난 후, 당시 파업 참가자들은 해당 문건의 내용 그대로 회사가 파업을 유도하고 공권력을 진입시켰다고 증언하고 있다.

김득중 쌍용차지부장은 “많은 사람들이 쌍용차 사태는 공소시효가 끝났다 하지만 최근 밝혀진 노조와해 비밀문건이 지금도 자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도 “쌍용차가 복직 시기를 보장하겠다는 노사 합의만 지켰더라도 30번째 죽음까지는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규탄했다.

범대위는 “아무 잘못이 없는 노동자들은 ‘암덩어리’에 이름을 올렸고, ‘함께 살자’며 방패를 든 노동자들에게 테이저건을 쏘고, 방패와 곤봉으로 머리통을 날린 가해자는 다름 아닌 대한민국 정부였다”면서 “이명박 청와대, 조현오 경기경찰청, 쌍용차 사측이 공동 주연한 헌법 유린 사건, 인간 사냥 사건이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노조와해 비밀문건을 통해 2009년 쌍용차는 1980년 광주의 다른 이름이었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가족 30명의 죗값을 반드시 치러야 한다”고 규탄했다.

쌍용차 범대위는 이날 회견에서 ▲쌍용차 회계조작 의혹 국정조사 ▲쌍용차-경기경찰청 공모 파업유도와 노조파괴 사건 국정조사·특검 도입 ▲쌍용차 살인진압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쌍용차 사태 관련 구속·수배·벌금 등 형사처벌자 사면복권 ▲손해배상·가압류 철회 ▲대법원 쌍용차 재판거래 진실규명 및 책임자 처벌 ▲사법농단 특별법 제정, 쌍용차 정리해고 사건 재심 ▲쌍용차 희생자 가족 지원방안 마련 ▲쌍용차 해고자 전원 복직 ▲정리해고제 폐지 등 10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한편 쌍용차지부는 30번째 희생자의 분향소가 차려진 대한문 앞에서 해고자 119명의 복직을 기원하며 매일 아침 6시 ‘119배’를 하고 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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