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사회, 개혁안 비판
    "기무사, 해체 수준의 개혁 해야"
        2018년 08월 04일 11:1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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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무사개혁위원회가 지난 2일 기무사 개혁 권고안을 발표하고 ‘해체 수준의 개혁안’이라고 자평한 것과 관련해, 기무사 개혁을 요구했던 시민사회 단체들은 “말 뿐인 해체”이며 기무사에 “면죄부”를 주는 방안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군인권센터,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 기록기념위원회, 참여연대, 4월 16일의 약속국민연대 등 27개 시민사회단체들은 3일 오전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무사개혁위의 권고안에 대해 이같이 혹평하며 국민적 공론화를 통해 강도 높은 개혁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기무사개혁위는 조직 개편과 관련해 ▲현재의 사령부 체제 유지 ▲국방부 본부 체제로 변경 ▲독립적인 외청으로 창설 등 3개의 안을 권고했다.

    3개 안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현재의 사령부 체제를 유지’하는 1안은 사령부 체제를 유지하되 기무사가 기존에 갖고 기무사령 등 제도적 근거를 모두 폐기하고 새로운 시행령을 만드는 내용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의 명칭과 조직 형태, 권한과 임무 범위 등은 유지될 수 없다. 기무사의 권한과 임무에 대해서도 명확히 규정해 이를 어길 시 처벌할 수 있는 조항도 포함돼있다.

    ‘국방부 본부 체제로 변경’하는 2안은 기무사를 국방부 장관의 참모 기구로 변경하는 것으로, 기존 기무사의 위상과 규모의 축소를 뜻한다. 그러나 국방부 장관이 기무사의 기능을 악용할 소지가 있어 개혁과는 거리가 먼 안이라는 지적이 많다.

    ‘독립적인 외청으로 창설’하는 3안 역시 현실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기무사를 방위사업청 등과 같은 정부 기구로 전환해 국회 감시 아래 두는 것이다. 이를 위한 법령을 바꿔야 하는 탓에 여야 합의가 필요해서 당장 시행이 어려운 데다, 정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무사개혁위는 이와 함께 기무사령관의 대통령 독대 금지와 기무사 인원 30% 이상 감축, 민간인 사찰부대로 불리는 ‘60단위 부대’ 전면 폐지, 군지휘관 동향관찰 폐지 및 존안자료 폐기, 군 통신 감청 시 영장 발부 의무화 등도 제안했다.

    장영달 위원장은 이러한 권고안을 발표하며 “해체 수준의 개혁안”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기무사 개혁을 요구해온 시민사회단체들은 “대단히 안일한 발상”이라며 “사실상 기무사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우리는 개혁위의 개혁안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조직 혁신, 인적 청산, 통제 방안 마련의 원칙에 따라 명실상부한 해체 수준의 개혁을 완수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개혁위의 주장대로 법령 제·개정이나 인원 감축, 편제 조정 등이 기무사 해체로 이어질 수 있다면 군 정보기관 개혁은 이미 오래 전에 완성됐어야 한다”면서 “조직의 골간은 그대로 유지한 채 인원만 감축하는 일은 큰 의미가 없다”고 짚었다.

    기무사 인원 감축안이나 민간인 사찰부대 폐지에 대해서도 “인원은 추후 다시 확충하면 될 일이고, 민간인 사찰부대 역시 잠시 폐지하였다가 비밀리에 다시 운영하면 그만”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무사의 근본적 문제는 알면서도 몰래 숨어 권력자에 아부하며 불법을 저지른다는 점이지 제도의 미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시민사회 입장 발표 모습(사진=박석운 페이스북)

    특히 기무사의 독립성을 강조해 외청화하는 3안은 가장 우려가 제기되는 안이다. 이들은 “국방부 장관의 지휘를 받는 지금도 통제할 방안이 없는데 법률기구로 승격, 독립시킨다면 기무사는 한층 더 강력한 괴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기무사를 전면 해체하고 보안 및 방첩 등 기무사의 기능을 여러 기관으로 분산하고 대공수사권을 조정하는 개혁안을 제안했다.

    이들은 “기무사는 그간 대공수사권을 빌미로 군인과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사찰해왔다. 사찰은 정보 수집과 수사를 한 기관에 맡길 때 발생할 수밖에 없는 폐단”이라고 짚었다.

    군 정보기관에 대한 상시적 통제 시스템 마련을 비롯해 불법 정보 제공·민간인 사찰·정치 개입 등의 일탈 행위에 대한 처벌 입법화와 인사 정보 자료 제공을 빌미로 한 인사 개입 등을 막기 위한 방안도 주요한 개혁안으로 거론된다.

    이 단체들은 “기무사가 인사 정보 자료 제공을 빌미로 인사에 개입하거나 권력을 휘두를 수 없도록 청와대와 군 당국부터 군인 인사에 기무사 존안자료를 참고하던 일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개혁위 구성원이 부실개혁안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개혁위 13명의 위원 중 9명이 군인이나 전역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예비역인데다, 심지어 3명은 전·현직 기무사 요원들이다.

    이들은 이러한 구성원에 대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겨놓은 격”이라며 “위원회는 심지어 기무사에 관한 문제가 대대적으로 불거지기 전까지 밀실에서 비밀리에 운영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들은 “기무사의 실체가 백일하에 드러난 지금이 해체 수준의 개혁을 단행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역할과 기능을 유지한 채 간판만 바꿔 달고 ‘해체 수준’을 운운하는 것은 개혁을 열망하는 국민을 기만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국민을 적으로 삼았던 오만방자한 군인들이 다시는 재기할 수 없도록 국민적 공론화를 통해 철저하고 강도 높은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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