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사회발전 노사정위원회, 확대인가 화장인가
    By tathata
        2006년 05월 02일 03:4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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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사정위원회가 ‘경제사회발전 노사정위원회’로 명칭을 변경하는 등 운영구조를 일부 개편한데 따른 다양한 견해가 노동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 대표 참여 길 열어놔

    노사정대표자회의가 지난달 27일 합의한 기존 노사정위원회 개편안에 따르면 △명칭을 경제사회발전 노사정위원회로 변경하고 △참여주체가 일방적으로 불참할 때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찬성으로 회의결과를 정부에 보낼 수 있도록 하며 △노사정위 본회의에서 노사정 각 2명, 공익위원 9명인 것을 공익위원을 2명으로 대폭 축소하고 시민단체대표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합의에는 김금수 노사정위원장,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 이상수 노동부 장관, 이수영 경총 회장,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이 참여했으며, 민주노총은 불참했다. 

    합의된 내용은 기존의 노사정위원회 체제와 내용을 크게 바꾸는 것으로 노동계 안팎에서 다양한 논의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명칭 변경이 가지는 의미와 시민단체 대표들이 다수 참석하는 문제는 단순한 명칭이나 회의형식 문제를 넘어서 위원회 성격을 변화시킨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반쪽 합의한 인정할 수 없어

    이와 관련 민주노총은 공식적인 입장발표를 하지 않고 있으나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김명호 민주노총 기획실장은 “민주노총이 빠진 상태에서 결정한 반쪽짜리 합의안”이라며 “민주노총은 이번 개편안이 통과되지 않도록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허영구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정부가 대화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은 만들지 않은 채 민주노총을 배제하는 방향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노사정위라고 이름 붙이기 어려울 만큼 성격이 퇴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이번 개편안이 노사정위원회의 근본취지를 훼손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노사정위가 경제사회발전  노사정위원회로 명칭이 변경된 것은 과거 개발 연대 ‘산업역군’이라는 표현으로 노동자가 동원된 시절을 연상케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노사정위의 한 관계자는 “명칭변경으로 노사정의 이미지가 제고되는 효과가 있을 뿐 논의되는 안건에는 거의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해 명칭변경이 ‘화장술’의 일종이라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

    표결 방식, 노동계 들러리 세우기 vs 효율적 논의구조 위한 장치

    민주노총은 또 참여주체 한쪽이 불참했을 경우 과반출석, 과반찬성으로 합의안을 도출시킬 수 있도록 한 것도 노사정위의 합의정신을 훼손시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연홍 금속연맹 정책국장은 “정부와 사용자의 출석만으로도 합의안을 도출시킬 수 있도록 한 것은 노동계를 ‘들러리’로 내세워 도장 찍어주는 역할을 하게 만드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한국노총은 효율적인 논의구조 정착을 위해서 필요한 장치라는 입장이다. 김종각 한국노총 정책본부장은 “노사정의 논의가 장기화될 경우 매듭을 풀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해 ‘합의정신 위반’이라는 민주노총 비판과는 다른 입장을 보였다. 

    시민사회단체가 공익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한 것도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김종각 본부장은 “시민단체 인사가 참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만 열어놓았을 뿐”이라고 의미를 축소한 반면, 참여연대는 “더 많은 시민사회단체 인사가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 참여 완충역할 기대 vs 이해 당사자주의 벗어나

    참여연대는 노사정위가 사회양극화 해소는 물론 산업경제정책까지 포괄하는 사회적 합의기구로 확대 개편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노조의 조직률이 취약해 노동계는 신뢰할만한 대표성을 갖지 못하고 있다”며 “2명의 공익위원이 시민단체 인사로 참여한다는 것은 그다지 큰 의미를 갖기 어렵다”고 말해 시민단체의 참여율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반면, 민주노총 내에서는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서로 다른 견해가 나오고 있다. 김태현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그동안 정부는 공익위원 뒤에 숨어서 중재의 역할을 소홀히 해왔다”며 “시민단체의 참여로 정부의 관행이 변화되고 조정의 완충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연홍 정책국장은 “시민단체가 개입하는 것은 노사정위의 ‘이해당사자주의’를 벗어나는 것은 물론 전문적 소양이 부족해 중재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처럼 노사정위의 개편안을 둘러싸고 노동계는 물론 시민단체에서도 상반된 주장이 맞서고 있어 입법화 과정에서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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