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
27일 발인, 빈소는 세브란스 병원
그의 생전 마지막 메시지, KTX 해고자 복직 축하
    2018년 07월 23일 04:2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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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투신해 생을 마감한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장례는 5일 간 정의당 장으로 치러지게 된다.

정의당 대표단은 이날 오후 3시경 노 원내대표의 빈소인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 특실 1호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최석 대변인은 오후 3시 47분경 빈소 앞에서 브리핑을 통해 “정의당은 유가족과 상의하여 고인의 장례 형식은 정의당장으로, 기간은 5일장으로 치르기로 결정했다”며 “발인은 27일 금요일이 될 예정”이라고 알렸다.

상임장례위원장은 이정미 대표가 맡기로 했으며, 장지 등을 비롯해 구체적 장례절차는 내일인 24일 오전 중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윤소하·추혜선 의원을 비롯해 당 관계자와 전·현직 정의당 의원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모습을 드러냈지만, 언론의 인터뷰 요청을 피하며 말없이 빈소로 들어갔다. 일부 당관계자는 눈물을 참지 못하며 빈소를 황급히 빠져 나오기도 했다.

정의당은 각 시·도당 사무실에 노 원내대표의 분향소도 설치할 예정이다.

정의당은 노 원내대표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남긴 3통의 유서 중, 정의당에 남긴 2장 분량의 유서를 공개했다. 그는 이 유서에서 드루킹 측에 돈을 받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어리석은 선택”이었고 “후회한다”는 뜻을 전했다.

노 원내대표는 “2016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경공모로부터 모두 4천만원을 받았다”며 하지만 “어떤 청탁도 없었고 대가를 약속한 바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나중에 알았지만 다수 회원들의 자발적 모금이었기에 마땅히 정상적인 후원 절차를 밟아야 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참으로 어리석은 선택이었으며 부끄러운 판단이었다”면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적었다.

이어 “무엇보다 어렵게 여기까지 온 당의 앞길에 큰 누를 끼쳤다. 이정미 대표와 사랑하는 당원들 앞에 얼굴을 들 수 없다”며 “정의당과 나를 아껴주신 많은 분들께도 죄송할 따름”이라고도했다.

불법정치자금수수 의혹이 불거진 이후 큰 죄책감에 시달려왔던 것으로 보인다. 노 원내대표는 “잘못이 크고 책임이 무겁다. 법정형으로도 당의 징계로도 부족하다”고 했다.

그는 끝으로 “사랑하는 당원들에게 마지막으로 당부한다.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며 “국민 여러분, 죄송하다. 모든 허물은 제 탓이니 저를 벌하여 주시고, 정의당은 계속 아껴주시길 바란다”는 당부의 말을 남겼다.

유가족에게 남긴 2통의 유서는 유가족의 뜻대로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아울러 정의당은 드루킹 특검팀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다. 최 대변인은 “본질적 목적에 부합하지 않은 특검의 노회찬 표적수사에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노회찬의 마지막 메시지는 KTX 해고노동자 복직 축하

한편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23일 사망 직전 남긴 마지막 메시지는 10여 년 동안 끌어온 노동 문제가 해결된 것에 대한 축하 인사였다.

노회찬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9시 30분 국회에서 열린 당 상무위 발언을 서면으로 대신했다. 그는 이 서면 발언에서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가 해결 국면을 맞은 것과 KTX 해고승무원 복직이 이뤄진 점을 언급하며 피해 노동자들에게 축하와 감사인사를 전했다.

노 원내대표는 “두 사안 모두 앞으로 최종 합의 및 입사 등의 절차가 남아 있지만 잘 마무리되리라고 생각한다. 누가 봐도 산재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안을 10여년이나 끌게 만들고, 상시적으로 필요한 안전업무를 외주화하겠다는 공기업의 태도가 12년 동안이나 용인된 것은 잘못된 것이다. 이번 합의를 계기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 원내대표는 이러한 메시지를 준비하고도 이날 상무위에 참석하지 않았고, 같은 시각 서울 중구 자신의 어머니의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삼성전자 등 반도체사업장에서 백혈병 및 각종 질환에 걸린 노동자들에 대한 조정합의가 이뤄졌다. 10년이 넘는 시간이었다. 그동안 이 사안을 사회적으로 공감시키고 그 해결을 앞장서서 이끌어 온 단체인 ‘반올림’과 수많은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KTX 해고 승무원들의 복직에 대해서도 “10여년의 복직투쟁을 마감하고 180여명이 코레일 사원으로 입사하게 됐다. 입사한 뒤 정규직 전환이라는 말을 믿고 일해 왔는데 자회사로 옮기라는 지시를 듣고 싸움을 시작한지 12년 만”이라며 “오랜 기간 투쟁해 온 KTX승무원 노동자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아래는 노회찬 의원이 남긴 유서 중 한 통이다. 나머지 2통의 유서는 가족들에게 남긴 것으로 가족의 요청에 의해 공개하지 않았다

2016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경공모로부터 모두 4천만원을 받았다.
어떤 청탁도 없었고 대가를 약속한 바도 없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다수 회원들의 자발적 모금이었기에 마땅히 정상적인 후원절차를 밟아야 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누굴 원망하랴. 참으로 어리석은 선택이었으며 부끄러운 판단이었다.
책임을 져야 한다.
무엇보다 어렵게 여기까지 온 당의 앞길에 큰 누를 끼쳤다.
이정미 대표와 사랑하는 당원들 앞에 얼굴을 들 수 없다.
정의당과 나를 아껴주신 많은 분들께도 죄송할 따름이다.

잘못이 크고 책임이 무겁다.
법정형으로도 당의 징계로도 부족하다.
사랑하는 당원들에게 마지막으로 당부한다.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국민여러분! 죄송합니다.
모든 허물은 제 탓이니 저를 벌하여 주시고, 정의당은 계속 아껴주시길 당부드립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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