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교 학생에 대해 다시 한번 고려를"
    2006년 04월 28일 05:1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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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이 고려대학교 어윤대 총장과 보직교수들에게 편지를 썼다. 최근 고려대에서 총학생회 투표권을 요구하며 보직교수를 억류한 학생들에 대한 출교 조치를 다시 한번 고려해 달라는 내용이다. 

최순영 의원은 편지에서 “각종 언론들이 폭력성만 부각시켜 보도하고 있지만 학생들의 투표권 요구 주장은 정당한 요구”라면서 “통합과정에서 고려가족이라며 동등한 권리와 대우를 약속하고 정작 학생회 선거에 투표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교수님들이 주장하신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고려대는 지난 19일 보직교수를 대학 본관에 억류했다는 이유로 관련 학생 7명을 ‘출교’ 조치했다. ‘출교’는 학교의 공식 기록에서 해당 학생의 자료를 말소하고 재입학도 불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고려대 개교 이래 초유의 징계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대학구조조정으로 고려대가 보건대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보건대 학생들에게는 총학생회 선거투표권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 주요 원인이 돼 논란이 일고 있다. 

최 의원은 “물론 학생들의 과도한 대응이 모두 잘한 일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아니다”면서 “교수님에 대해서 부적당한 행동이었다”고 평했다. 하지만 최 의원은 “교육자로서 넓은 마음과 학생들의 미래를 생각해서 먼저 설득하고 함께 논의했어야 했다”며 “출교와 같은 극단적인 조치는 서로간 갈등만 심화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최순영 의원은 편지의 마무리에서 “학생들의 미래와 대학 내 민주주의의 정착, 그리고 구성원들 간의 화합과 교육의 목적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고려해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편 고려대의 출교 조치 후, 해당 학생들은 삭발을 하고 학교 앞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 중이며 징계 조치 철회와 총장 면담을 요청하고 있다. 또한 고려대 학생들은 물론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고대 출신 언론인, 민주노총 등이 잇달아 성명을 내고 출교 조치 철회 또는 완화를 촉구하고 있다.  

<최순영 의원의 공개 편지 전문>

고려대 어윤대총장님과 보직교수님들께 띄우는 편지

봄이 완연히 오는듯하다가 잠시 시간이 겨울로 돌아가는 듯 쌀쌀한 날씨였습니다. 오늘도 대학교육의 현장에서 국가의 미래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시고 계시겠지요.
날씨가 갑자기 거꾸로 가는 듯 하더라도 자연의 섭리는 막을 수 없듯이 봄은 성큼성큼 걸어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봄맞이에 대한 기대 속에서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만큼 서늘한 소식을 들어 이렇게 편지를 띄우게 되었습니다.

지난 4월 5일 있었던 학생들과 교수들 간의 마찰로 인해 19일에 교무위원회에서 관련된 학생 7명은 출교, 5명은 유기정학, 7명은 견책에 처하는 징계를 결정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안타까운 소식이었습니다. 최근까지도 끊임없이 논란이 되고 있는 대학구조조정의 과정에서 고려대와 통합된 보건대의 학생들에 대한 총학생회 선거 투표권에 대한 논란이 원인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학생들의 투표권 인정을 요구하는 주장은 정당한 요구였다고 생각합니다. 통합과정에서 고려가족이라면서 가족간의 끈끈한 애정을 언급하고 동등한 권리와 대우를 약속하고서 정작 학생들의 대학생활에 가장 중요한 단체 중 하나인 학생회 선거에 투표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교수님들이 주장하신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입니다. 더구나 그 과정에서 ‘고대생만 떠들어라’등의 말씀을 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그 말을 듣고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가슴 아팠을 보건대 학생들 생각에 마음 한구석이 무겁게 내려앉는 듯 했습니다.

고려대학교는 매년 4.18일에 4.19혁명을 기념하는 마라톤대회를 수 십 년째 진행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4.19혁명의 정신이란 민주주의란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 이며 그 민주주의는 그 구성원 개개인의 권리와 힘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학내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학생회 선거에서 그 구성원들의 투표권을 인정해야 하는 문제는 너무나도 자명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물론 학생들의 과도한 대응이 모두 잘한 일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상황이 어떻게 비화되었던 교수님들에 대해서 부적당한 행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과정상의 다소 무리한 점이 있더라도 대화로 설득하고 논의하는 것이 순리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출교라는 조치는 퇴학보다 더 강력한 재입학 자체가 불가능한 가장 무섭고 강력한 징계로 알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행동이 그만큼 무섭고 악질적인 행동이었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지금 학생들은 삭발을 하고 다시 학교 앞에서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학생들이 처신에 있어서 과도한 면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교육자로서의 넓은 마음과 학생들의 미래를 생각해서 먼저 설득하고 함께 논의했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출교와 같은 극단적인 조치는 서로간의 갈등만 심회시킬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다시 한번 고려해주시길 바랍니다.

학생들의 미래와 대학 내 민주주의의 정착, 그리고 구성원들 간의 화합과 교육의 목적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고려해주길 바랍니다. 그럼 깊은 고민과 넓은 이해 속에서 봄소식만큼 이나 따뜻한 소식이 들려오길 기다리며 이만 줄일까 합니다. 건강하십시오.

– 봄이 오는 4월 28일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최순영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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