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회장님 잘 봐주세요, 노동자 서명 강요
By tathata
    2006년 04월 27일 06:4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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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협력업체들이 정몽구 회장 구속을 전후해 신문 광고 등을 통해 검찰에 ‘선처’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그룹과 협력업체들이 노동자들에게도 이같은 발표를 하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자동차의 한 노동자는 "회사의 한 간부가 사석에서 ‘너희들도 (정 회장의) 구속을 반대한다’는 발표를 하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협력업체들의 경우 서명용지를 돌려 발표를 하게 했다. 정몽구 회장의 구속 수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던 지난 17일 자동차부품을 만들어 현대자동차에 납품하는 ㈜만도의 평택과 문막, 익산공장에 일제히 출처도 없는 서명용지가 뿌려졌다.

   
 
▲ 현대자동차 협력업체 가운데 하나인 (주)만도가 노동자에게 뿌려진 서명용지.
 

누가 서명 작업을 하고 있는지, 주체도 명시되지 않은 이 서명용지에는 "현대 · 기아자동차에 대한 검찰의 수사에 저희 협력사 임직원 모두는 심각한 불안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금번의 검찰 수사가 조속히 매듭지어지기를 간절히 호소한다"고 적혀 있었다.

회사는 이날 일제히 노동자들에게 서명용지를 돌렸고, 서명용지가 뿌려지고 있다는 신고를 받은 노조는 회사에 강력히 항의했다. 

선병규 금속노조 만도지부 사무국장은 "노조는 빨리 수사해서 구속시키라고 하는데 회사가 수사를 중단하라는 거냐고 항의했다"고 말했다. 노조는 현장에 뿌려진 서명용지를 모두 회수했다.

또 다른 부품업체인 경남 창원의 센트랄도 18일 점심시간에 식당에서 나오는 노동자들을 상대로 같은 서명용지를 돌려 일부 노동자들이 영문도 모른 채 서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와 협력업체들이 노동자들에게 반 강제적으로  ‘구속반대’ 발표를 하게 한 점으로 미뤄볼 때, 현대차그룹이 협력업체의 발표에도 개입했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현대자동차노조의 한 관계자는 "협력업체 사장들은 현대차 임원 출신이 많으며, 원청업체인 현대차가 하청업체에 우월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의 ‘지침’에 따라 행동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노조는 울산공장 작업반장의 모임인  ‘보직협의회’ 소속 회원 636명이 지난 26일 대검찰청에 탄원서를 제출한 것과 관련, 자체 진상조사단을 꾸려 제출 배경과 경위를 조사하고 오는 5월 3일로 예정된 대의원대회에서 이와 관련된 징계안건을 상정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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