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수 등 대법관 제청
자유당 제외 호의적 반응
법관 거치지 않는 첫 대법관 나오나
    2018년 07월 03일 12:5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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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이 다음달 2일 퇴임하는 고영한·김창석·김신 대법관 후임으로 김선수(사법연수원 17기) 변호사와 이동원 제주지법원장(17기), 노정희 법원도서관장(19기)을 임명 제청했다.

대법관은 서울대 출신의 남성, 고위 법관 출신이 맡아왔던 기존의 범주에서 벗어난 파격적인 시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세 사람이 임명되면 전체 대법관 14명 중 비서울대 출신이 기존 4명에서 5명으로, 여성은 3명에서 4명으로 늘어난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전날인 2일 김선수 변호사 등 3명을 신임 대법관으로 임명해 달라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청했다고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를 요구하는 국민의 기대를 각별히 염두에 뒀다”며 “사회정의 실현 및 국민 기본권 보장에 대한 의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보호에 대한 인식, 합리적이고 공정한 판단능력 등을 겸비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김선수 노정희 이동원(방송화면 캡처)

김 변호사는 법원·검찰을 거치지 않은 순수 재야 출신의 노동·인권 변호사이며, 노 관장과 이 원장은 법원행정처 근무 경력이 없는 ‘비서울대’ 출신 법관들이다. 남성, 서울대, 고위 법관 출신들이 독차지했다는 지적을 받아온 대법관 구성을 다양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김 변호사의 제청은 눈길을 끈다. 법원행정처에 기록이 남아있는 1980년 이후 판사나 검사 경력이 전혀 없는 변호사가 대법관에 임명된 적이 없어서다. 그가 최종 임명될 경우 판·검사 경력이 전무한 첫 대법관이 된다.

전북 진안 출생으로 서울 우신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김 후보자는 1985년 27회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하고 1988년 사법연수원을 졸업한 후 소위 ‘엘리트 법조인’의 길이 아닌,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 인권 신장을 위한 노동·인권 변호사로 30년간 일해 왔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의 창립 멤버이자 회장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에서 사법개혁 담당비서관을 역임한 바도 있다.

김 변호사가 서울대병원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등 병원 노동자 1021명을 대리한 ‘서울대병원 법정수당 환불소송’ 사건은 통상임금에 관한 법리를 정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무원노조 창립, 골프장 보조원 노조 설립 등도 그가 맡은 사건 중 하나다.

이 때문에 김 변호사는 2000년대 초반부터 대법관이나 헌법재판관 후보로 꾸준히 추천됐으며 과거에도 두 차례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의 최종 후보자 명단에 이름이 올랐던 적이 있다. 지난해 6월 이상훈·박병대 전 대법관 퇴임 때, 그해 11월 김용덕·박보영 전 대법관 퇴임 때에 이어 이번에 세 번째로 최종 후보자 명단에 이름이 오른 끝에 제청된 것이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야당들도 이번 대법관으로 제청된 세 사람 모두에 대해 크게 반대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3일 의원총회에서 “김선수 후보자는 사법시험 합격 후 곧바로 변호사로 개업, 판검사를 거치지 않고 노동, 인권변호에 앞장서 온 인물이고, 노정희 후보자 역시 성평등에 대한 남다른 감수성으로 판결에 임해왔다”고 긍정 평가했다.

노 원내대표는 “대법원 구성에 다양성을 부여하는 임명제청이라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며 “특히 노정희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여 대법관으로 임명되면 전체 14명 대법관 중 여성대법관이 4명으로 역대 최고가 된다.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긍정성에도 불구하고, 정의당은 세 후보자가 대법관으로서 도덕성, 민주적 가치관, 능력 등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른미래당도 대법관 구성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신용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그동안 서울대, 남성, 50대라는 천편일률적인 대법관 선정기준에서 벗어나, 다양한 배경을 갖고 있고 여러 영역에서 의미 있는 활동을 보여줬던 법조인들이 대법관으로 제청된 것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에선 김 변호사가 2014년 헌법재판소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에서 통합진보당 측 변호인단 단장을 맡은 것을 문제 삼고 있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김선수·노정희 후보에 대해 “사법부의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는 인사”라며 “정치 편향성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김 변호사에 대해선 “민주주의 기본질서를 어긴 헌법 침해 세력에 대한 고민과 이해가 낮은 대법관 후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제청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또 다시 낡은 색깔론을 들먹이며 임명제청 철회 요구를 하는 것은 명백하게 사법부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심각한 월권행위”라며 “견강부회식 이념 논쟁과 색깔론을 전가의 보도마냥 사용하는 자유한국당과 일부 언론의 행태는 사법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외면하는 것이며, 시대에 동떨어진 구시대적 작태”고 반박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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