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스캔들,
시작과 발화 그리고 이유
[어떤 항변] 그를 어떻게 할 것인가
    2018년 06월 28일 02:1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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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독자이기도 한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자의 지지자가 장문의 기고 글을 보내왔다. 이번 지방선거의 이슈이기도 했던 이재명-김부선 스캔들에 대한 상황과 나름의 해석을 정리하고, 더 중요하게는 왜 이재명이라는 정치인을 둘러싸고 갈등과 논란이 끊이지 않는지, 그 물질적 정치적 배경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나아가서는 ‘당신들, 도대체 무엇이 두려운가’라는 이름으로 한국정치에 대한 애정 어린 조언을 던지고 있다. 글이 좀 길지만 나누지 않고 게재한다. 일독을 권한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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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밥

이재명 경기지사 당선자는 특이한 정치인이다. 겨우 인구 100만의 성남시장으로 일하면서 무상교복, 청년배당, 공공산후조리 등 소위 3대 무상복지로 시민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전국적인 지명도를 얻었으며, 한때는 대선 후보 지지율이 20%에 육박하고, 이번 지방선거의 경기지사 후보 경선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전해철을 거의 더블스코어로 압도하며 승리,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로 선출되었다.

그러나 한편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적이 있고, 감히 대한민국 검사를 사칭하여 공무원자격사칭죄를 저질렀으며, 타인을 허위사실유포로 무고하였고, 신성한 시 의회 의정에 쳐들어가 난동을 부리면서 공무집행을 방해하고 공용물손상을 하였던 사람이다.

게다가 친형과 형수에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쉬지 않고 퍼붓고, 형님을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 했으며, 본인이 몸담고 있는 정당의 정신적 지주인 고 노무현 대통령과 현 문재인 대통령에게 SNS 상에서 패륜적 막말을 수없이 올린 몹쓸 인간의 글에‘좋아요’를 올리고, 진보진영에서는 인간 말종 집단으로 여기는 ‘일베’에 회원 가입을 하였으며, 배우 김부선과 연인 사이였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한마디로 현역 유력 정치인(최소한 광역자치단체장, 장관, 대선후보 출마자 정도?) 중에서 스캔들 분야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이고, 그런 까닭에 이번 경기지사 선거에서 엄청난 대중적 먹잇감이 되어 버리고, 반대당은 물론 심지어 같은 민주당 지지자들에게조차 조롱거리로 전락하고 말아 선거기간 내내 ‘이재명 놀이’가 벌어졌던 것이다.

불씨

‘이재명 놀이’의 시작은 이렇다.

2010. 11. 11. 딴지일보 김어준이 한겨레신문을 통해 김부선을 인터뷰했다. 그 인터뷰에서 김부선은 ‘2007년 대선 직전 변호사 출신의 피부가 깨끗한 정치인과 데이트를 즐겼고, 그 사람이 총각이라고 말해 그대로 믿고 잠자리도 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가 알고 보니 유부남이었고, 헤어지면서 정치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는데, 그가 지난 지방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실명은 내지 말라. 그가 가진 권력으로 괴롭힐 거니까’라는 내용으로 말했다.

그러자 할 일 없는 ‘네티즌 수사대’가 김부선이 지칭한 사람이 누구인지에 관해 벌떼같이 달라붙어 압축에 압축을 거듭한 끝에 그 해 6월 당선된 ‘성남시장 이재명’이라는 유력한 추론을 내놓았고 이것이 온라인상 정설이 되었다.

이후 김부선과 이재명의, 좀 더 정확하게는 김부선의 이해하기 어려운 ‘이재명 놀이’가 이어진다. 즉, 김부선은 이후에도 여러 차례에 걸쳐 ‘리틀 노무현’이라는 분은 (노무현 전 대통령) 문상기간에 한 번이라도 간 적 있나요?’, ‘가짜 총각아 2009년 5월 22일 어디 계셨나요?…고 노무현 대통령 영결식에 왜 가냐고 옥수동 집으로 가라고 하셨습니다.’등 이재명을 저격하는 듯한 글을 수차례 올렸다.

그러던 중 2016년 김부선은 “이재명씨 자중자애하십시오. 하늘이 다 알고 있습니다.“, “이재명 성남시장 캠프에서 왜 선거 때만 되면 제게 문자를 보내는지요?” “성남 사는 가짜 총각 거짓으로 사는 거 좋아?”, “총각이라 사기 치고 일년 넘게 만난 정치인도 기독교”등 이재명을 직접 거명하며 비난글을 게시하였고, 마침내 이재명은 “<더 피할 수도 없다. 이제 긴 악연들을 정리해야겠다. 먼저 김부선 스캔들부터>”라는 제목의 긴 페북 글을 썼는데, 그 내용은 ‘김부선과는 2007년 정동영 대선후보 캠프 부실장으로 있던 당시 김부선이 (이미소의 아버지로부터) 양육비를 못 받았다며 도움 요청을 해 도움을 주기로 하였으나, 확인해 보니 이미 양육비를 받은 상태여서 도움을 주기 어렵다고 하였고, 김부선은 그럼에도 소송을 해 달라 했지만 당시 시간도 없는데 패소가 명확한 소송 진행을 할 수 없어 거절했는데, 이런 사실이 김부선을 섭섭하게 한 것으로 추정되고, 또한 ‘대마 합법화 입법’, “특정 단체에 대한 법적 조치’ 등을 도와 달라고 하였는데 들어줄 수 없는 부탁이라 거절한 것이 전부이며, 그럼에도 김부선이 6년여에 걸쳐 간헐적으로 자신을 저격하(고 또 번복하)는 글을 쓰는 것에 인내의 한계를 느껴 법정에서 진실을 가리겠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김부선은 역시 SNS에 사과글을 게재했는데, 그 내용은 ‘양육비 문제로 자문을 구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섭섭하고 화가 나서 페북에 개인적인 소회를 적은 것에 불과하다. 이재명 시장에게 미안하다.’는 것으로서 위 이재명의 해명 내용과 동일한 취지였으며, 이로써 김부선-이재명 스캔들은 종결된 것으로 보여졌다.

발화

그런데, 2018년 5월 29일 2018지방선거 경기지사 후보 토론회에서 존재감 없는 ‘3% 김영환’이 김부선 스캔들을 포함한 ‘형님 부부 쌍욕’, ‘정신병원 강제입원’ 등의 의혹을 무차별적으로 호흡의 여백 없이 제기하였고, 그 과정에서 이재명이 ‘(김부선을) 만난 적 있습니다.’라는 지극히 일상적인 답변을 하였다.(1)

또한 주진우 기자가 김부선에게 (2016년) 이재명에 대한 사과문을 올리도록 회유 또는 강요를 한 통화 녹취록이 있는데, 이 사실을 아느냐고 하자, 이재명은 ‘그 무렵 주진우와 통화한 사실이 없고, 따라서 나는 모르는 일이다’고 답변하였다.

그러자 가뜩이나 지방선거 관련 기사 쓸 거리가 없던 언론들은 제목으로 “이재명, 김부선 만난 적 있다”는 제목을 뽑아내고 별도의 구체적인 설명 없이 과거 김부선의 ‘이재명 놀이’를 언급하며 조회수를 늘리는 방편으로 활용하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또 시작이구나’ 정도의 가벼운 스캔들 정도로 묻혀 버릴 수도 있던 상태에서 2018년 6월 7일 이창윤 연세조슈아병원 이사장이 ‘열렬한 이재명 지지자이기를 포기한다’는 글을 올리면서 그 이유와 근거로 유명 베스트셀러 작가 공지영의 메시지를 들었다.

이창윤이 게시한 글과 공지영이 그 직후 올린 글을 종합하면, 공지영이 확인한 바, ‘이재명과 김부선의 성관계가 있었다. 주진우와 차를 타고 가던 중에 주진우가 공지영에게 ‘내가 이번에 이재명을 살려줬다.’라고 얘기했고, 실제 그 차 안에서 주진우가 김부선과 일상 얘기를 하는 걸 보고 진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 이재명이 ‘김현정 뉴스쇼’에 나와서 사실이 아니라고 거짓말하는 것을 보고 분노를 느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공지영은 ‘김부선 힘내라’와 함께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덧붙였는데, 그 요지는 ‘경기도지사 선거 어떻게 할 거냐고 묻지 말라. 남경필 찍을지는 당신들 문제다. 민주당이면 아무나 세워 놓고 미화한다고 유권자인 내가 그걸 책임질 이유는 없다.’는 것이었다.

이 짧은 글이 북미정상회담과 더불어 6·13지방선거를 집어삼킨 이슈인 이재명-김부선 스캔들의 발화점이다.(2) 즉 2010년 11월경 김부선이 페이스북에 이재명을 시사할 여지가 있는 글을 올린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번복 및 사과, 재공격, 다시 번복 및 사과를 거듭하면서 사실상 스캔들로서는 무용해 보였던 것이 유명 베스트셀러 작가인 공지영의 짧은 글로 인해 선거 이슈로서 당당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즉 2015년 12월 간통죄가 위헌결정을 받은 이후로, 어쩌면 그 이전 어느 무렵부터 정치인 또는 공인의 혼외관계는 그것이 공무 수행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사생활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라는 여론이 자리 잡으면서 당초 ‘김부선과 이재명이 연인관계였다’는 사실은 커다란 폭발력을 가지기 어려웠다.

그런데 공지영의 글로 인해 주진우가 김부선을 회유 또는 강요하여 이재명에 대한 사과글을 올렸다고 보이고, 따라서 이는 사생활의 영역을 넘어 형사법상 강요죄 등의 범죄행위로 비약하였다.

한편 공지영이 이재명, 주진우 등과 마찬가지로 민주당 지지자 내지 소위 진보개혁세력에 포함되는 인물임에도 ‘이재명 등이 표상하는 진보세력의 이중성, 진영논리에 기대어 내부의 혹은 외부라도 약자(김부선)를 억압하는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주장을 펴자, 더더욱 이 사건은 자바연합(3)의 네거티브가 아닌 숭고한 정의의 심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그러자, 프라이버시를 들쑤시는 황색저널리즘으로 비난받을 근거가 사라진 주류 언론들은 공공연히 이재명-주진우(-김어준) 일당, 나아가 진영논리에 의해 사로잡힌 부도덕한 ‘사이비 진보개혁세력’에 의해 강요죄의 피해자가 된 김부선과 그 가해자인 이재명 일당의 실체를 밝히는 일에 앞장서기 시작했다.

폭발

이후 ‘이재명 놀이’는 전국적 현상으로 확대되면서, 경기지사 선거 결과는 물론 전국 지방선거 상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이슈가 될 것처럼 보였다.(4)

더불어 ‘호주제 폐지 운동의 선봉’ 고은광순의 SNS 글(‘김부선이 난방열사로 활약할 당시 귀에 못이 박히도록 이재명과의 연애 시절 얘기를 들었다’), 김부선의 KBS 직접 인터뷰[거짓이면 저(김부선)는 천벌을 받을 것이다…구속돼도 어쩔 수 없다. 제가 살아있는 증인이다] – 김영환 등 바른미래당의 이재명 고발 – 전국 모든 언론의 보도 – 김부선의 딸 이미소의 SNS 글(김부선-이재명의 연인관계를 보여주는 사진 등 증거를 모두 자신이 폐기하였다.) 등을 계기로 사실상 이재명은 가해자로, 즉 김부선과 과거 연인사이였으며 헤어질 때 입막음을 위해 대마 전과를 들먹이며 누범으로 구속시키겠다는 협박까지 하고, 헤어진 이후에도 이를 부인한 것은 물론 심지어 김부선을 ‘마약쟁이, 허언증 환자’라고 명예훼손하고, 경기지사 후보 경선과정에서 이를 확인하는 김영환의 질문에 이를 부인함으로써 공직선거법상‘허위사실 공표’의 범죄를 저지른 파렴치범으로 전락했다.

반면 이재명 지지자들은 ①’이재명-김부선 스캔들은 사실이 아니다. 따라서 김부선의 허언증과 이에 편승한 반 이재명 세력의 정치공작에 맞서야 한다.’는 극소수의 주장, ②‘김부선과 이재명이 과거 연인사이였던 것은 사실이지만, 아니 사실이든 아니든 이는 공직후보자의 사생활에 불과하므로 이를 고지할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고 경기지사 선거에서 정치 이슈가 되어서도 안 된다.’또는 ③ ‘스캔들의 실체 여부와 무관하게 이재명이 이를 다루는 태도는 온당치 않지만, 적어도 적폐의 본산 자유한국당 후보 남경필을 선택해서는 안 되므로, 이번 선거에서 이재명에게 투표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비판 여론에 맞섰으나, 자바연합과 시청률과 조회수에 매몰된 언론들, 특히 SNS에서 맹렬히 활동한 문재인 지지‘문파’세력의 총공세 앞에 사실상 저항력을 상실하였다.

지방선거에서 투표하는 이재명 부부(사진=이재명 페북)

파편

이처럼 자기당 지지자들로부터 맹렬하고 집중적인 공격을 받은 사상 최초의 후보였던 이재명은, 북미정상회담이라는 초대형 호재 및 ‘남경필의 맹렬한 추격’이라는 가상의 위험의 도움으로 여유 있게 경기지사로 선출되었다.

그리고 투표 당일 당선(확실)소감 중 TV조선, JTBC와 인터뷰 중 조롱과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 끝에 급기야 MBC 인터뷰에서는 ‘안 들리는데요’라는 말과 함께 일방적으로 인터뷰를 중단시켜 버리는 사상 초유의 행태를 보여 줌으로써 선거기간 중 형성되었던‘반명세력’(5) 또는 ‘반이 기득권 연대(6)’는 물론 어쩌면 그 이외에 이재명에게 호감 내지 무관심했던 사람들까지 당혹감 내지 불쾌감을 느끼게 만드는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었다.

반전 – 이재명을 어떻게 할 것인가

▲ 이재명에 대한 의혹은 합리적으로 해소될 수 없다

지금까지 본 것처럼 이재명은 의혹이 너무 많은 정치인이다. 그러나 그 의혹은 합리적인 과정과 절차를 거쳐 밝혀져야 한다. 김부선 관련 의혹에 대해 선거라는 공적 영역에서 논의되어야 할 것은 원칙적으로 주진우가 2016년 이재명의 사주를 받아 김부선을 압박해서 사과 글을 올리게 한 것인지 여부이다. 넓게 확대하면 이재명이 김부선을 ‘허언증 환자’로 공표한 것이 명예훼손인지 여부를 밝히기 위해 김부선의 ‘성남가짜총각’이 이재명인지 밝히면 된다.

그런데 선거가 끝나자마자 주진우가 김부선의 사과문 작성에 개입하게 된 경위에 관해 현 ‘제주올레’이사장이자 전 시사저널 편집국장인 서명숙이 중요한 증언을 한다. 2016년 김부선이 이재명을 저격하는 글을 올리고 이에 대해 이재명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반격글을 게재하자 김부선이 평소 알고 지내던 서명숙에게 전화해서 펑펑 울면서 소송 당하지 않게 도와 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서명숙이 김부선의 사정이 절박해 보여 시사저널의 후배 기자인 주진우에게 김부선을 도와 주라고 부탁했으며 따라서 이재명의 요청으로 주진우가 개입한 것이 전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월간중앙> 유길용 기자는, 김부선이 이재명과 밀회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올린 여러 페북 글의 사실관계가 본인이 직접 경험한 사실 및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관련 일정 및 날씨 등 객관적 사실에 비추어 납득하기 어려우며, 이런 기초적 사실관계의 검증조차 없이 ‘허위사실’을 퍼뜨린 김영환을 이해할 수 없다는 취지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렇다면 적어도 쌍방의 주장이 명백히 대립되고 있으며, 증거의 측면에서는 오히려 밀회 당시의 일정이나 날씨 등 객관적인 정황 등에 의해 뒷받침되는 이재명측의 주장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며, 적어도 이 사건 고발사건의 수사가 종결될 때까지는 기다려 보는 것이 현명한 행동이다.

그러나 공지영 등 소위 ‘반명연합세력’은 주진우가 직접 얘기하지 않으면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를 취하면서 여전히 기존의 주장을 강변하고 있는 바, 이러한 그들의 태도를 볼 때, 그 수사결과가 자신들이 주장하는 것과 다른 것일 때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경찰 수사가 ‘김부선-이재명이 연인관계였다는 증거가 부족하여 이재명의 연인관계 부인이 허위사실공표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릴 경우에는 경찰수사의 편파성 또는 ‘진실이 증거를 잃어 억울한 일을 당하게 됐다’고 주장할 것이 뻔하다는 것이다.

아니 더 심하게는 김부선이 거짓말을 한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면 이제는 김부선 건은 제쳐 두고 소위 “혜경궁 김씨”, “형님 강제 입원”, “형수 쌍욕” 등 남아 있는 떡밥들에 몰려들게 자명하다는 것이다.(7)

결국 문제는 이재명을 둘러싼 의혹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의혹이 생겨난 객관적 기반이다. 즉, 반명연합 내 ‘문파’가 이재명에게 제기하는 의혹들은 정치적 반대파, 즉 자바연합이 제기할 수 있는 의혹들이지 결코 정치적 동지인 민주당 스스로, 그것도 이처럼 집요하게 파고들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자바연합보다 더 적극적으로 의혹을 제기하고 그럼으로써 동지들에게조차 의심받는 후보로 만듦으로써 더욱 심대한 타격을 입히고자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문파’들은 이재명을 전혀 ‘동지’로 보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문파들은 이재명을 자바연합보다 또는 그만큼 혐오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여러 가지로 볼 수 있다. 지난 대선 민주당 경선 당시 토론회 등을 통해 이재명이 ‘문프(문재인)’에게 면박을 주고, 특히 이재명 지지 그룹 ‘손가혁’(손가라 혁명군)이 문준용 특혜 채용 등에 관해 빈약한 근거로 비난 트윗 등을 확대재생산 하는 등 치열한 댓글전쟁 등을 전개하면서 쌍방의 감정이 심각하게 나빠진 것을 들 수 있다.

한편으로는 이재명이 경북 안동 출신으로서 문파, 더 올라가서는 친노 계열과 경쟁관계였던, 민주당내 비노=비문 계열인 ‘정동영계’(정동영 대선후보 캠프 부실장) 출신이라는 점에서 그 뿌리에 대한 불신 때문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점보다는, 아니 이런 점과 결합해서 문파들이 이재명을 가장 싫어하고 경계하는 이유는, 이재명이 잠재적으로 친문세력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라는 점 때문으로 보인다. 즉, 2015년 박근혜 탄핵 이후 현재까지 민주당 내에서 언제든 일반국민 여론 조사를 통해서 10% 이상을 얻은 정치인은 이재명이 유일하다.(8)

따라서 ‘문프’ 이후 민주당 내에서 친노 주류의 권력을 승계할 정치인이 불명한 상태에서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 확고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이재명의 존재는 위협적이기 그지없는 것이다. 이는 같은 ‘정통(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 출신의 정청래가 이재명과 달리 문파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사실에서도 잘 알 수 있다. 어린 아이가 사랑스러운 것은 그 본성 자체가 아니라 전혀 위협적이지 않기 때문인데, 너무 자라버린 아이가 거칠기까지 하니 징그럽다 못해 위협적인 거다. (9)

성남시장 재직 시절의 이재명(사진=이재명 페북)

▲ 이재명은 민주당류 정치인으로는 드물게 다재다능하다.

한편 이재명은 정책적 아이디어가 많고 이를 실제로 집행해 내는 유능한 정치인이다. 이재명이 성남시장으로 당선된 2010년은 이명박 정권 당시로서 이재명은 이후 8년간 야당 기초단체장으로서 이명박근혜 정권과 대립하면서 ‘성남 모라토리엄 선언’, ‘청년배당’ 등 3대 복지 정책, 예산 조정을 통한 복지 예산 확충, 대장동 공영개발 전환 등 정책적 성공의 실례들을 만들어 냈다.

이러한 모습은 ‘야당은 비판만 잘하고 실제 일을 잘 하지 못한다.’는 세평들에 반하는 것으로서 신선한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고 그 결과 중산층 집단 주거지로 2012년 총선 때 한나라당에 70%의 지지율을 몰아준 분당구에서 성남시장 재선 당시 구시가지보다 더 높은 득표율을 기록할 수 있었다.

이재명은 2016년 대선 무렵 방송 출연 등에서 ‘좌파가 우파에게 이기기 위해서는 중간층을 흡수해야 하는데, 그 때 보통 취하는 태도가 좌파가 아닌 듯 중립적이고 모호한 이야기를 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좌파 지도자가 중도적 행태를 보이면 좌파는 경멸하고 우파는 의심하며 중도는 움직이지 않는다. 따라서 득표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좌파, 우파는 가치, 이념적 집단인 반면에 ‘스윙보터’라 하는 중간층은 자기 이익을 중시한다. 따라서 정책 실행을 통해 스윙 보터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면 이들은 좌파쪽으로 견인할 수 있다”는 탁월하고 통찰력 있는 견해를 제시한 바 있다.

바로 이러한 이재명의 유능함은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 이외에 소위 ‘스윙 보터’들을 견인하는 결과를 가져왔고, 그 결과 민주당 내지 민주개혁세력의 외연을 확대시켰던 것이다.

반면에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 특히 ‘문파’들은 이러한 정책적 성과들을 경시하면서 민주당의 전통적 이념, 도덕성, 보다 정확하게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경외감’ 또는 ‘문 대통령과의 친소관계’ 등을 강조하면서 이재명 등 비문계 정치인들을 배제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 이재명은 경박하다. 그러나 충분히 진지하다.

이재명은 스스로 경박하다고 말한다. 김어준이 진행하는 ‘파파이스’ 등에 출연했을 때, 자기는 맨날 SNS나 하고 성질 급하고 막말 잘 하고 자기자랑(홍보)에 혈안이 돼 있다고 자백하면서 즐거워한다.

실제로 이재명은 성남시의회에서 새누리당 의원이 이재명을 비난하면서 관련 동영상을 재생하자, 집행부 석에 앉아 있다가 “말 똑바로 해…” 등 고성을 지르면서 막말을 퍼부었다. 심지어 2015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성남시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친박 의원 조원진에게 ‘질문만 하고 답변할 시간은 주지 않아 기가 막혀서 웃었다’고 태연히 답하는 등 통상 의회에서 집행부 수장이 보여 주는 겸손하고 낮은 자세와는 전혀 다른, 오만불손한 태도를 보여 왔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들은 오히려 본인의 적법하고 정당한 활동을 근거 없는 거짓말로 비난하고, 해명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 반대파에 대한 당당하고도 진지한 반격이다.

▲ 이재명은 가난한(?) 트럼프

이런 점에서 이재명은 트럼프와 유사한 스타일의 정치인이다. 비록 이재명은 트럼프에 비해 너무 가난하게 태어났고, 여전히 그에 비해 현저히 가난하지만(?) 이재명도 트럼프처럼 극도로 정잭 지향적이고 실용적인 정치인이다. 또한 SNS를 통한 대중 소통을 즐기고 정책 집행 과정에서 SNS 활용도도 매우 높다. 정책 결정 및 집행 역시 매우 신속하다. 독선적이고 막말을 서슴지 않는다. ‘설마 저런 일까지 하겠나?’라고 생각하는 일도 목표 달성을 위해서라면 법이 허용하는 한도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할 준비가 돼 있다. 그래서 자기 정당 내부에서조차 강력한 비토그룹이 존재한다.

또한 언론을 대하는 태도 역시 트럼프와 비슷하다. 지난 지방선거 당일 당선 소감에서 보여 준 ‘막돼먹은 태도’, 심지어 ‘언론사가 약속된 질문 외의 것을 물은 것은 예의가 없다’는 말은, 우리가 지금껏 보아 온 대중정치인의 태도와 완전히 다르다.

그 이후 대다수, 어쩌면 모든 언론들이 방송사 인터뷰는 국민을 대신해서 방송사가 하는 것인데, 비록 질문이 불편했더도, 심지어 부적절했더라도 이런 태도를 보인 것은 국민들께 심히 무례한 행동이라는 기조로 반응했다.

그러나, 이재명은 생각이 좀 다른 것 같다. 비록 그 다음날 자신이 ‘좀 심했다. 자제했어야 한다.’는 취지로 ‘사과 방송’을 했다. 그런데 그 ‘방송’은 언론사 방송이 아니라 소위 페이스북 친구들과 함께 한 SNS 방송이었다.

결국 이재명은 ‘국민’을 달리 보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국민을 자바연합 내지는 반대세력과 지지세력으로 편을 갈라서 본다는 의미가 아니라, 방송사의 이런 부적절한 질문 내지 태도를 옹호하고 나아가 이런 질문이 던져지기를 원하는 국민, 스캔들에 민감한 태도를 보이는 국민, 좀 더 엄밀히 보자면 모든 국민들 속에 적든 많든 존재하는 스캔들 지향성에 대해 이재명은 시비를 걸고 씨름을 하겠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대중정치인이라도 국민들과 줄다리기를 통해서 정치적 성장, 언론관의 변화를 가져 와야 한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으며, 나아가 현재의 언론 환경은 SNS를 통한 1인 미디어의 엄청난 파급력으로 인해 이러한 변화를 가져 올 수 있다는 표현이라고도 할 수 있다.

▲ 당신들, 무엇이 두려운가

반명세력 또는 문파들은 ‘이재명이 이명박과 유사하다’, ‘문재인의 뒤통수를 칠 것이다’ 는 등의 비난을 한다. 즉, 이재명이 이명박처럼 많은 전과와 의혹을 지닌 채 시정에서의 성공으로 발판 삼아 집권한 후 우리가 본 바와 같이 5년간 제 잇속만 챙기고 국정을 엉망으로 만들거나 문재인의 뒤를 이어 집권하거나, 심지어 문재인 집권 시에도 소위 ‘자기 정치’를 위해 문재인을 배신할 거라는 얘기다.

둘 다 가능성 있는 주장이다. 그런데, 이러한 주장은 대통령 선거 이후에는 우리(국민) 스스로 주권자가 아니라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국가권력의 신민 또는 노예로 전락하겠다는 어처구니없는 다짐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이재명은 스스로 주권자인 국민의 ‘도구’, ‘머슴’이라고 자처한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측근들은 ‘우리 국민들은 자신들보다 잘 나고 힘 있는 사람을 지도자로 선택하고 싶어 한다. 그러니 ‘머슴’이니 ‘도구’니 하는 표현을 삼가라’는 조언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이재명은 다시 자신을 ‘도구’, ‘머습’이라고 주장하면서, ‘사랑하는 정치인을 뽑지 마시고 일 잘하는 머슴, 잘 드는 도구를 선택하시라. 내가 그 머슴, 도구가 되겠다’는 취지로 유세를 하였다.

이 말을 곧이곧대로 들을 수는 없다. 실제 한국 현대사에서 대통령이 주권자의 머슴으로 일을 한 꼴을 본 적이 없으니 더욱 믿을 수 없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재명을 진짜로 머슴처럼 부리고 도구처럼 사용할 수 있는 정치시스템을 만드는 일이 진실로 중요한 것이다.

지난 문재인 정부 개헌안에 대해 국회 상정조차 없이 자동폐기된 바 있는데, 그렇다면 차후 마련할 개헌안에서 소위 ‘제왕적 대통령’에게서 권한을 빼앗고, 그 중에서 일부는 의회로 넘기고, 그 의회의 민주적 정당성을 높여 대통령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도록 의원 선출에 있어서 비례대표 의석의 비율을 현저히 높이고, 그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직접 민주적 통제 방식들을 창설하는 등 권력의 순화를 위한 집요하고 진지한 고민에 돌입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고민은 제쳐 두고, 현재 선택 가능한 정치인 중에서 ‘우리’의 뒤통수를 치지 않을 가장 믿음직스러운 사람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이념 충성도(?)’, 또는 노통과 문프에 대한 태도를 확인할 수 있는 각종 근거들을 찾아 온·오프 라인을 떠도는 일은 어리석기 그지없는 일이다. 현재와 같은 정치구조 및 정당제도를 그대로 둔 채 그저 ‘뒤통수 치지 않을 놈’을 찾아다니다가 정면에서 앞니 뽑고 쌍코피 터뜨릴 놈한테 험한 꼴 당할 수 있다.

우리가 아무 때고 이재명이든 누구든 단박에 제압할 수 있는 정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면 이재명은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도구요 천하장사 머슴이다. 못된 이웃과 맞짱도 잘 떠서 억울한 일 당할 걱정 별로 없다. 힘도 좋아 논일 밭일 즐겁게 잘도 해서 실컷 부려 먹을 수도 있다. 혹시라도 그가 주인 말 안 듣고 돌아서서 덤벼들까 봐 걱정이라면 문가에 몽둥이, 회초리 두고 다른 머슴들 시켜 매 타작 하면 된다.

그런데 도대체 몽둥이, 회초리 장만은 안 하고, 다른 머슴들 써먹을 궁리는 하지도 않으면서 그저 힘 좋고 일 잘하는 머슴, 일 끝내고 밤마다 어디 나가는지 지키고 앉아 있으니 답답하기 그지없다. 그를 의심하는 당신들, 도대체 무엇이 두려운 것인가?

<각주>

1. 이재명의 ‘만난 적 있다’는 전혀 ‘연인으로서 만난 적 있다’는 것이 아니라 김부선이라는 생명체를 이 지구상 어느 곳에서 생존 상태로 대면한 적 있다는, 지극히 심심한 답변이었다.

2. 이번 6. 13. 지방선거는 적폐청산, 남북, 북미 정상회담 이슈로 인해 민주당의 압승이 예상되던 터라 선거에 대한 관심이 최저 수준이었다.

3.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4. ‘가카새끼 짬뽕’으로 유명한 전 판사 이정렬 변호사는 SBS 김성준의 시사전망대에 출현하여, 경남지사 선거 현장에 가 보니 ‘후보(김경수)는 마음에 드는데, 이재명 같은 사람을 후보로 공천한 민주당은 못 찍어 주겠다’는 유권자들이 적지 않다는 황당무계한 주장을 펼치기도 하였다.

5. 바미당 하태경이 ‘자바연합+친문세력(문파?)’를 지칭하여 사용한 것이다.

6. 이재명이 선거 기간 중 자신을 공격한 세력을 포괄하여 사용한 것인데, ‘반명세력’과 그 범위가 사실상 동일해 보인다.

7. 반대로 이재명의 거짓말이 드러난다면, 이재명은 정치생명은 물론 경지지사직 상실 및 형사처벌 등 더 이상 논할 여지 없이 파멸할 것이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는 굳이 예상할 필요조차 없다.

8. 문재인은 당연히 제외. 이재명으로서는 최악의 상황에서 치러낸 이번 지방선거 직후 여론조사에서도 ‘가장 기대되는 당선인 1위 (15%), 민주당 차기 대권 주자 5위(9.4%),[1위 박원순(16%)]

9. 영화 ‘오멘’의 “데미안”, 인형 “처키”를 생각해 보라.

필자소개
레디앙 독자. 이재명 지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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