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소환제 물 건너갔다
    2006년 04월 20일 06:44 오후

Print Friendly

민주노동당이 의욕적으로 4월 입법을 추진하던 ‘주민소환제’가 한나라당의 반대와 의결정족수 미달에 걸려 20일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에서 주저앉았다. 당초 지난 18일 행자위 전체회의에서 주민소환 관련 법안이 상정될 예정이었으나 의결정족수 미달로 이날로 미뤄진 것인데 또다시 정족수를 넘기지 못한 것.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나라당 다수 의원이 반대 의사를 밝혔다.

행자위 소속인 열린우리당 강창일 의원과 민주노동당 이영순 의원은 이날 행자위 회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이 공개적으로 찬성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는 주민소환제 처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행자위 여당 간사 강창일 의원은 “양당 간사 합의로 오늘 행자위 전체회의에서 24일 공청회 개최와 법안소위 상정을 의결하기로 했었다”면서 “하지만 한나라당 소속 위원들이 오늘 회의에서 이를 반대하고 나서 4월 임시국회에서도 주민소환제가 물 건너갈 상황”이라고 비난했다. 열린우리당은 지난 18일 주민소환제 도입을 당론으로 정리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주민소환제 도입이 ‘시기상조’이고 정치적으로 남용될 우려도 있다는 이유에서 4월 국회 입법을 반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영순 의원은 “한나라당이 2002년 대선부터 주민소환제를 공약으로 제시했는데 시기상조 주장은 맞지 않다”면서 “주민소환제도, 주민소송제도를 도입하는 등 주민 직접 참여 제도를 강구해야 한다는 지방분권특별법 14조에 따라 이 제도는 도입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한나라당의 정치적 남용 우려 주장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은 주민감사, 주민발의, 주민투표 등 주민참여 제도가 입법될 때마다 ‘남용 우려가 있다’고 주장해왔다”고 꼬집은 뒤 “현재 주민 참여제도가 남용된 사례가 없고 오히려 이 제도들이 주민 참여를 적극적으로 보장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재오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나라당은 주민소환제 도입에 원칙적으로는 찬성한다”면서도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는 시기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이같은 방침에도 여당과과 민주노동당 위원 수를 합치면 과반수 처리가 가능하지만 여당 의원들도 다른 법안의 처리 협조를 이유로 굳이 한나라당이 반대하는 법안 처리에 무리수를 두려하지 않는 상황이다.

결국 민주노동당이 적극적으로 추진해 온 주민소환제 도입은 이번 4월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지방선거가 끝난 뒤에는 정치권의 관심조차 받기 힘들어질 만큼 사실상 주민소환제 도입은 국회에서 “물 건너갔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