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자본권력 앞에서
또 한없이 작아지는 검찰
유성지회 “삼성의 노조파괴, 이미 현대차와 유성기업이 실행했던 일”
    2018년 05월 17일 06:5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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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사전조사 대상 중 유일한 노동사건이었던 ‘유성기업 노조파괴 사건’의 본조사를 보류하기로 결정하면서 노조 탄압의 피해 당사자인 유성기업 노동자들은 물론, 정치권 일각에서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와 금속노조는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과거사위는 재벌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는 검찰의 모습을 다시 보여주고 말았다”며 “검찰은 더 이상 손 놓고 있을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직무유기로 여기까지 내몰린 노동자들에게 답해야 한다”며 검찰의 재조사를 촉구했다.

유성기업 노조파괴 관련 기자회견(사진=금속노조)

검찰 과거사위는 지난 2월 6일 인권침해나 검찰권 남용 등의 의혹이 있는 12건의 사건을 1차 사전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유성기업은 원청인 현대자동차와 노조파괴로 악명이 높은 노무법인 창조컨설팅과 공모해 민주노조 파괴 시나리오를 가동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러나 검찰 과거사위는 재조사 사건 선정 2달 만인 지난달 24일 유성기업 노조파괴 사건을 현재 진행 중인 관련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본조사 결정을 보류하기로 했다. 유성기업 노조파괴 사건은 검찰 과거사위가 선정했던 사전조사 대상 12개 중 유일한 노동사건이자, 유일하게 재조사가 보류된 사건이 됐다.

이에 대해 노회찬 원내대표는 ”사실상 유성기업 노조 파괴를 지시한 실체로 지목되고 있는 현대차와 (유성기업의 노조파괴가) 무관하다는 것을, 마치 검찰 과거사위가 입증해주려는 듯한 태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검찰 과거사위가 노조파괴 의혹이 있는 현대차에 면죄부를 주려 한다는 뜻이다.

노 원내대표는 “앞으로 다시는 벌어져선 안 되는, 헌법상 국민의 기본권인 노동3권을 유린한 사건”이라며 “이와 같은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검찰 과거사위가 본조사(재조사)의 대상으로 다시 지정할 것을 강력 촉구한다”고 말했다.

유성기업의 노조파괴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시형 유성기업 대표이사는 근로기준법·노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 2개월 간 징역 생활을 마친 후 최근 조합원 개개인을 대상으로 손배가압류를 청구했다.

이정훈 유성기업 영동지회장은 “8년째 이어져온 유성기업 노조파괴는 현재진행형”이라며 “(이시형 회장은) 출소하자마자 조합원 50여명에게 손배가압류를 청구하는 등 노동조합에 보복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지회장은 “삼성의 노조파괴가 언론에 많이 보도되고 있다. 삼성에서 한 노조파괴는 이미 현대차와 유성기업에서 했던 일”이라며 “그럼에도 검찰은 현대자본은 봐주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검찰이 삼성과 똑같은 노조파괴를 이미 자행한 현대차에 대한 수사만 꺼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외에 검찰은 이명박 전 대통령 다스 소송비용 대납이나 미르·K스포츠 출연금 사건과 관련해서도 현대차에 대한 적극적인 수사를 벌이지 않았고 지적했다. 이 지회장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현대차에 대해서만큼은 계속 봐주기를 하고 있다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금속노조 등은 회견문을 통해 “범죄를 수사하고 처벌해야 하는 검찰이 방관한다면 이는 범죄를 더 키우는 것이다. 지금 유성기업 노조파괴가 딱 그 꼴”이라며 “노조파괴의 몸통인 현대차를 처벌해야 노조파괴를 멈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성지회 조합원들은 ‘노조파괴 원조, 현대차 처벌’을 요구하며 내일인 18일 청와대까지 오체투지로 행진할 예정이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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