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 판문점 공동선언문 발표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
    '완전한 비핵화' 명시···남북 정상의 최초 공동회견
        2018년 04월 27일 07:4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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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27일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이 명시된 판문점 공동선언을 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5시 58분경 판문점 평화의집 로비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이라는 제목의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인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두 정상은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리었음을 8천만 우리 겨레와 전 세계에 엄숙히 천명했다”며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는 내용을 공동선언문에 담았다.

    남북이 ‘완전한 비핵화’를 명문화함으로써 5월 중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나름의 조건을 충족했다는 점에서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의미로 해석된다.

    두 정상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문에 서명한 후 악수와 포옹을 나누고 공동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남북 정상의 공동 기자회견은 최초의 일이다.

    두 정상은 비핵화 외에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 이산가족 상봉, 5월 중 장성급 군사회담 개최, 종전선언을 위한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 추진 등에도 합의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가을 평양을 방문하기로 했다.

    공동선언문 발표하는 두 정상(사진=청와대)

    “정전상태 종식, 확고한 평화체제 수립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역사적 과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공동선언문에서 “남과 북은 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하여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한반도에서 비정상적인 현재의 정전상태를 종식시키고 확고한 평화체제를 수립하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역사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남북이 그 어떤 형태의 무력도 서로 사용하지 않을 것에 대한 불가침 합의를 재확인하고 엄격히 준수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남북합의문에 종전선언이 담길지 여부가 주목된 가운데, 두 정상은 정전협정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 아울러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

    “남북, 일체의 적대행위 전면 중지”

    남북은 군사문제와 관련한 내용도 이날 공동합의문에 포함시켰다.

    합의문에 따르면, 남과 북은 한반도에서 첨예한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전쟁 위험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두 정상은 “남과 북은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으로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했다”고 밝히며, 내달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의 확성기 방송과 전단살포 등을 중단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양국은 군사적 긴장상태 완화를 위해 군사회담 개최에도 합의했다.

    두 정상은 “남과 북은 쌍방 사이에 제기되는 군사적 문제를 지체 없이 협의 해결하기 위하여 국방부장관회담을 비롯한 군사당국자회담을 자주 개최할 것”이라며 “5월 중에 먼저 장성급 군사회담을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과거 남북선언 철저히 이행…문 대통령, 가을에 평양 방문하기로”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해선 과거 10.4선언의 연장선에서 이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에 무게를 뒀다. 특히 문 대통령은 올해 가을에 평양을 방문할 것을 김 위원장에 약속했다.

    우선 두 정상은 남북관계와 관련해 과거 채택된 남북 선언을 철저히 이행하기로 합의하며 “고위급 회담을 비롯한 각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빠른 시일 안에 개최하여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문제들을 실천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간교류와 협력을 원만히 보장하기 위해 쌍방 당국자가 상주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지역에 설치하는 데에도 합의했다.

    2018년 아시아경기대회를 비롯한 국제경기들에 공동으로 진출하기로 하는 등 남북의 단합된 모습을 국제사회에 알려나가기로 했다.

    이산가족상봉도 조만간 추진된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남과 북은 민족 분단으로 발생된 인도적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기 위하여 노력하며, 남북 적십자회담을 개최하여 이산가족·친척상봉을 비롯한 제반 문제들을 협의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는 내용이 공동선언문에 포함됐다.

    두 정상은 “남과 북은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번영을 이룩하기 위해 10.4선언에서 합의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며 1차적으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해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취해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두 정상은 정기적인 회담과 직통전화를 통해 지속적인 남북관계 개선,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향한 좋은 흐름을 확대하는 등 신뢰를 구축하기로 했다.

    남북 최초로 공동기자회견 개최
    문재인 대통령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소중한 출발…결코 뒤돌아가지 않을 것”

    이날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공동선언문에 서명한 후 판문점 평화의집 앞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남북 정상의 공동기자회견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나는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남북 모두의 평화, 공동 번영, 민족 염원 통일을 우리 힘으로 이루기 위해 담대한 발걸음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함께 선언했다”면서 “이제 우리는 결코, 뒤돌아 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북측이 먼저 취한 핵동결 조치들은 대단히 중대한 의미들을 가지고 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소중한 출발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나는 대담하게 오늘의 상황을 만들어내고 통 큰 합의에 동의한 김정은 위원장의 용기와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며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서로에 대한 굳건한 믿음으로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해 정기 회담과 직통 전화를 통해 수시로 논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특히 개성에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하기로 한 것에 대해 “여기서 10·4 선언 이행과 남북 경협 추진을 위한 남북 공동 조사 연구작업이 시작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또한 여건이 되면 각각 상대방 지역에 연락사무소를 두는 것으로 발전해갈수도 있을 것”이라고 희망했다.

    문 대통령은 끝으로 “김 위원장과 나는 한반도 비핵화, 항구적 평화, 민족 공동번영과 통일의 길로 향하는 흔들리지 않는 이정표를 세웠다”며 “대담하고 용기 있는 결정 내려준 김정은 위원장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 남북관계 개선에 확고한 의지 드러내
    “북남은 서로 갈라져 살 수 없는 한 혈육”
    “역대 북남 합의서들처럼 불미스런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아야”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북한 최고지도자로선 사상 처음으로 국제사회와 언론 앞에서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우선 김 위원장은 “성공적 회담 개최를 위해 많은 노고를 바치신 문재인 대통령과 남측 관계자 여러분들께 깊은 사의를 표한다”는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는 이어 “북남은 서로 갈라져 살 수 없는 한 혈육이며 그 어느 비길 수 없는 동족이라는 것을 가슴 뭉클하게 절감했다”며 “이토록 지척에 사는 우리는 대결하고 싸워야 하는 민족이 아닌, 단합하고 화목하게 살아야 할 한 민족”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저와 문 대통령은 오늘 회담에서 합의하고 반영된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채택했다”며 “이 합의가 역대 북남 합의서들처럼 불미스런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두 사람이 무릎을 마주하고 긴밀하게 소통·협력해 반드시 좋은 결실이 맺어지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 내가 다녀간 이 길로 북과 남의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되고, 우리가 지금 서 있는 가슴 아픈 분단의 상징이 평화의 상징이 된다면 하나의 핏줄, 하나의 언어, 하나의 역사, 하나의 문화를 가진 북남은 본래대로 하나가 돼 민족의 끝없는 번영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해 “그 길에는 외풍과 역풍도 있을 수 있고 좌절과 시련도 있을 수 있다”며 “고통 없이 승리 없고 시련 없이 영화 없듯, 언젠가는 힘들게 마련됐던 오늘의 이 만남과 온갖 도전을 이겨내고 민족의 진로를 헤쳐간 날들을 즐겁게 추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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