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이 없어도 공장은 돌아간다
By tathata
    2006년 04월 13일 12:1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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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4월 8일 인천공항 귀국 시 기자 질문에 답변]
정몽구회장 : “비자금 조성 사실은 모른다”

[2006년 4월 12일 서울신문 기사] 현대차 관계자 : “만에 하나 정몽구 회장이 구속돼 자리를 비우게 될 경우 현대차그룹은 6개월도 못가 크게 흔들리고 결국 망하고 말 것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정몽구 회장이 없다고 해서 과연 공장이 망할까? 그는 2002년 한나라당에 제공한 대선 불법 정치자금 ‘차떼기 100억원’ 수사에서도 “모른다” 며 검찰수사망을 피했다. 4년이 지난 2006년 4월에도 비자금 조성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은 정말 아무 것도 모를 수 있다

그가 정말 모를 수도 있다. 그래서 부하직원이 비자금을 조성하고, 수천억원을 빼먹어도 회장인 그는 모를 수 있다. 부친의 유산도 모르고, 회사 경영도 모르고, 재정상태 등 아무것도 모를 수 있다.

그렇다면 왜 모든 언론이나 현대차 관계자라는 사람은 정몽구회장이 구속되면 “6개월도 못가 망한다”고 말하는지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는다. 기업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재정상태와 현금흐름을 모르고, 자금을 동원하여 계열사를 인수합병하는 것도 모르고, 일반인들 조차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외아들 정의선 사장에게 경영권 승계작업도 모른다는데 검찰이 정몽구회장에게 책임을 물어 구속할 이유도 없다.

그런데 왜 현대차 관계자는 아무것도 모르는 정몽구회장을 ‘구속’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올려놓고, 그가 없으면 회사가 망한다고 주장하는지 앞뒤가 도대체 맞지 않는다.

회장이 바뀌어도 발전한다는 건 자신이 만든 신화 

자신이 정권에서 물러나면 나라가 망할 것처럼 유신개헌을 통해 장기집권을 꿈꾸던 박정희 대통령도 측근에게 암살당했다고 나라가 망했나. 이병철 회장과 정주영 회장이 세상을 떠나도 삼성과 현대 재벌은 자식들이 물려받아 경영하고 있다.

짧게는 SK그룹이 부당 내부거래를 통한 편법경영권 승계로 최태원 회장이 구속되기도 했지만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를 구성하며 기업체질 개선에 나서며 더 발전하고 있다. ‘형제의 난’으로 두산그룹 박용성회장이 일선에 물러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경영해도 망하지 않고 있다. ‘왕자의 난’을 거치며 삼촌인 정세영 회장에게 현대자동차 경영권을 물려받은 현재의 정몽구회장은 자신이 더욱 크게 발전시켰다고 자랑하지 않았던가!

자신이 만든 신화를 자신이 부정하지 말아야 한다. 현대자동차가 정상적인 경영방식을 갖추고 있었다면 이런 불법적인 비자금 사건이 재발되지 않았을 것이다. 정몽구 회장이 보유한 현대자동차 지분율 5.21%에 대해서만 영향력을 발휘했다면, 그가 구속된다 하더라도 회사 경영에 대한 영향력은 5.21%만큼만 미쳐야 정상이다. 5.21%를 보유하고 마치 황제처럼 행세하고 그게 묵인되는 기업지배구조를 이번 기회에 개선하지 않는다면 현대차그룹은 영원히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현대차 노조 경영혁신과 재벌 방지 위한 5대 과제 제시

현대자동차노동조합은 지난 10일 2006년 임금인상 요구안과 함께 ‘현대.기아차그룹 불법비자금, 편법증여 검찰수사에 대한 특별결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 지난 4월 10일 제88차 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하여 현대차 검찰수사 사태에 대한 특별결의문을 채택하고 있다.
 

노조는 먼저 내부감시자로서 사명을 다하지 못한 점을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한나라당 불법 대선자금 ‘차떼기 100억’ 사건이후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했으나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었다는 고백이다. 정몽구, 정의선 부자도 잘못이 있다면 법에 따라 처벌을 받아야 하며, 참여연대가 제기한 삼성과 38개 재벌에 대해서도 검찰은 ‘법과 원칙’에 따라 처벌하고, 사회공헌기부금을 내고 면죄부를 주는 방식에도 반대 입장을 냈다.

최고 경영감독 기구를 구성하자

노조는 이와 관련해서 경영혁신과 재발방지 대책으로 5대 과제를 설정했다.

그 내용은 △무리한 해외공장 건설 중단, 국내공장 증설과 국내 자동차산업 활성화를 통한 고용안정, 고용증대 △글로비스, 엠코 등 중간착취회사 해체와 납품과정 다단계하도급 중간착취 개선조치 △불법파견과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계열사 비정규직 문제 해결 △불법, 편법 경영감시를 위한 노동조합 사외이사 추천권과 최고경영감독기구 구성 등이다.

노조는 2006년 단체교섭 ‘추가과제’로 설정하여 다시는 현대.기아차그룹이 불법.편법 경영에 휘말리지 않고 건전하고 투명한 국민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결의했다.

중요한 것은 1인 지배의 황제경영은 직접고용 된 현대차그룹 8만여명의 노동자와 산업연관효과로 얽힌 수십만명의 운명을 책임질 수 없다는 점이다. 더구나 회사가 위치한 지역사회와 가족들까지 합치면 몇 백만명에게 영향을 미치며, 그렇게 쉽게 망하는 구조라면 전 국민들의 경제생활에게까지 위협이 되기 때문에 문제다. 언론은 현대자동차노동조합의 임금인상 요구를 ‘회사가 어려울 때 뒷통수를 친다’는 엉터리 논리를 접어야 한다.

노조가 요구한 5대 경영개혁 과제가 수용된다면 임금인상이야 얼마든지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정도 언론이라면 현대.기아차그룹이 국민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국민기업’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노조의 5대 경영개혁과제를 지지해야 한다. 그 길이 우리 모두가 함께 살아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다.

언론은 검찰수사 ‘조기종결’ 지휘 하지마라!

현대자동차 불법 비자금 조성 및 편법 경영권 승계관련 검찰수사가 한창 진행 중에 재벌총수가 한밤에 미국으로 도망치듯 출국을 했다가 계면쩍은 모습으로 새벽에 귀국하는 모습에 너무 실망스럽다.

   
 
▲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10일자 아시아판 1면 머리기사를 인용하여 수십개 국내 언론이 보도했다.
 

정몽구회장이 귀국하며 보수언론들은 경제를 걱정하며 조기수사 종결로 입을 맞춘 듯 현대자동차의 앞날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마침 10일 미국 월스트러트저널 아시아판에 ‘현대차 수사가 현대차의 글로벌 성장전략에 암운을 드리우다’라는 기사가 떴다.

한국의 모든 언론들이 나서서 ‘현대차가 관속으로 들어간다’거나 ‘해외사업 차질’을 이유를 들이밀며, 정회장 구속 시 경영마비 또는 가동중단 사태를 선동하고 있다.

그 소식을 듣는 국민들과 몇 만의 노동자들은 가슴이 철렁하니 내려앉을 지경이다. 국내 제2의 재벌기업이면서, 내가 다니는 회사가 망한다니 놀라지 않을 사람이 누구란 말인가!

하지만 언론들의 속셈은 몇일이 지나지도 않아 들통이 나고 만다. 12일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안하다는 말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국이 선진 경제로 본격적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재벌의 비합리성을 근본적으로 척결해야한다”며, 한국경제에서 재벌의 대외 경쟁력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미국의 신문기사 하나를 모든 언론이 인용하며 도배를 하던 10일과는 달리 한국 재벌에 대한 비판사설은 연합뉴스 등 몇 개 언론을 빼고는 모든 언론이 못 본채 외면하고 있다. 언론들은 분명 검찰에게 협박하고, 국민들과 노동자들에게 겁을 주고 있는 게 틀림없어 보인다.

회사 망한다 엄살 떨지 말고, 언론은 호들갑 떨지 말라

죄를 지은 현대차는 ‘회사가 망한다’고 엄살을 떨고, 언론은 여론몰이를 하여 마무리 분위기를 만들고, 전경련 등 재계가 등장하며 재계는 ‘현대차 수사로 회복되던 경제가 다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수사조기 종결을 정부에 요청하고, 검찰은 ‘현대차 비자금 조성과 현대차 기업비리에 대한 수사속도를 높여 조속한 시일 내에 마무리 하겠다’고 화답을 하고 있다.

언론은 인위적으로 사건을 조기종결로 유도하지 말아야 한다. 노동조합 탓으로 돌리지 말아야 한다. 외환위기로 국가를 부도사태로까지 몰고 갔던 주범인 한국 재벌의 전횡에 대한 근본 치유책을 세우지 못하고 다시 미봉책으로 넘어 간다면 이젠 완전히 나라가 망하고 말 것이다. 언론은 현대자동차노동조합의 경영개혁 의지를 왜곡하지 말고, 현대자동차그룹이 국민기업으로 환골탈태 하도록 협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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