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식의 외유성 출장,
    모든 야당 비판 입장 밝혀
    야당 해임요구에 청와대·여당 '거부'
        2018년 04월 09일 05:5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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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자신의 ‘외유성 출장’ 논란에 대해 “공적인 목적으로 다녀왔다”고 해명했으나, 야당들은 일제히 김기식 원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청와대는 문제가 되고 있는 김 원장의 해외출장에 대해 “적법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야당의 임명철회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논란이 된 해외출장은 ‘2014년 3월 우즈베키스탄’, ‘2015년 5~6월 미국·유럽’, ‘2015년 5월 중국·인도 출장’ 등 총 3건이다. 모두 김 원장이 19대 국회의원을 지낼 때 피감기관의 출장비를 받고 간 것으로, 다른 의원들이 함께 가지 않고 자신의 보좌진만 대동한 단독 출장이었다.

    우즈벡 출장의 경우 한국거래소가 약 220만원에 달하는 항공료와 그 외 식비, 숙박비 등을 댔다. 당시 김 원장이 한국거래소의 지주사 전환 관련 법안 처리에 반대하는 상황에서 로비용으로 추진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듬해 김 원장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지원으로 9박 10일간 미국과 유럽을 돌면 ‘황제여행’을 다니기도 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김 원장과 그의 보좌진 단 2명에게 쓴 돈만 3077만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 출장 한 달 뒤엔 국회 정무위원회 결산심사가 예정돼 있었고, 실제로 연구원 쪽이 작성한 출장 보고서엔 ‘김기식 의원을 위한 의전 성격’ ‘국회 결산 심사를 앞두고 김 의원에게 의견 사항을 전달’이 출장 목적이라고 명시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2박 4일 우리은행 충칭분행 개점식 참석을 위한 중국·인도 출장은 우리은행이 출장비 전액을 댔다. 이 또한 김 원장의 2014년 국정감사에서 우리은행의 중국 화푸빌딩 헐값 매각 의혹을 제기에 따른 우리은행의 접대성 출장이라는 의혹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김 원장은 전날인 8일 입장문을 내고 “공적인 목적과 이유로 관련 기관의 협조를 얻어 해외 출장을 다녀왔으나 그것이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죄송스러운 마음이 크다”며 “출장 후 해당 기관과 관련된 공적인 업무를 처리하면서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고 소신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했고, 관련 기관에 대해 오해를 살만한 혜택을 준 사실은 없었다”고 사과성 해명을 내놨다.

    그러면서 “앞으로 스스로 더욱 높은 기준과 원칙을 적용해 금감원장으로서의 소임을 성실히 수행할 것임을 약속드린다”며, 야당의 사퇴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야당들, 김 원장 강경 비판···정의당, 약한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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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적 목적’에 따른 출장이었다는 해명에도 외유성 출장 논란은 쉽게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은 청와대의 여당의 ‘김기식 감싸기’를 위한 발언들에 적극 대응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청와대와 여당의 주장을 종합하면, 김 원장이 피감기관의 돈으로 해외출장을 다녔지만 해당기관에 혜택을 준 사실이 없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 원장의 해명과도 궤를 같이 한다.

    이에 대해 정태옥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김기식 원장은 해외여행을 갔다 와서 예산 삭감 주장을 철회하거나, 기관을 모질게 몰아붙이는 것을 중단한 사실이 있다. 명백하게 피감기관 돈으로 여행 다녀온 후에 태도 변화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 대변인은 2015년 5~6월 미국·유럽 출장을 다녀오고 5개월 후인 2015년 10월 26일 국회 정무위 예산소위 소위원장이었던 김 원장이 “‘KIEP를 주관으로 하는 유럽사무소 설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을 부대의견으로 하자’고 발언했다. 로비가 성공한 것을 보여주는 명백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로비에 실패했으니 괜찮다’는 청와대 측의 논린에 대해선 “예산삭감이나 피감기관을 모질게 몰아붙이고 난 후 피감기관 돈으로 여비서를 대동해 해외여행을 갔다 온 것 자체로 범죄구성요건을 충족한 것”이라며 “그 후에 피감기관을 봐줬는지 여부는 전혀 중요치 않다”고도 반박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원장을 “갑질과 삥뜯기의 달인”이라고 규정하며 “김 원장 해명은 국민적 비난에 불을 붙이는 자기변명에 불과하다. 검찰에 출두해 자술서를 써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을 옹호하는 청와대에 대해선 “지금이라도 당장 검찰에 고발하고 즉각 수사에 착수해도 모자랄 판에 김기식을 금융검찰의 수장에 그대로 두겠다는 청와대의 오만불손한 태도는 국민에 대한 정면도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여당은 자유한국당의 이러한 의혹 제기에 대해 “정치공세”라고 맞받았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김기식 원장이 과거 해외출장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하고 해당기관에 특혜를 제공한 바가 없다고 소명했음에도, 아직까지 ‘특혜와 갑질’ 등을 운운하며 정치공세에 나서는 이유를 국민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지방선거용 ‘표 계산’에 집착해, 국민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문재인 정부를 흠집내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국정농단 전직 대통령에 대해 중형이 선고됐고, 국민의 압도적 지지로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 지도 한 달이 지나면 1년째다. 그럼에도 과거 권력에 대한 단꿈에서 깨어나지 못한 듯, 정부정책과 인사에 대해 사사건건 ‘상왕’ 행세를 자임하고 나서는 한국당의 모습에 답답할 노릇”이라고 했다.

    그러나 여당의 이런 주장은 논란을 해소하기엔 부족해 보인다. 자유한국당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야당들도 김 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거나 필요성이 있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일부에선 검찰 수사 요구까지 나온다.

    김철근 바른미래당 대변인 또한 이날 논평을 내고 “앞에서는 피감기관들에 호통치고 뒤에서는 삥 뜯는 행태가, 민주당이 말하는 당시 국회의 관행인가”라며 “형사처벌 행위에도 진영논리를 들이대며 감싸는 민주당의 행태에, 정부여당의 목표가 적폐청산인지 아니면 적폐교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 소속이건 자유한국당 소속이건 이와 상관없이, 김기식 위원장의 행위는 형사처벌 대상”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김기식 금융위원장 임명을 취소하고, 검찰은 즉각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경환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금융개혁을 지휘해야 할 수장이 개혁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이런 의혹과 논란을 두고 김기식 원장의 직무수행은 불가능하다”며 직접적으로 김 원장에 대한 사퇴를 언급했다.

    정부여당에 우호적이던 정의당 역시 외유성 출장 논란에 대해 비교적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추혜선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김 원장의 그간 행보에서 미뤄볼 때 대한민국에 산적한 금융 문제를 해결하는데 일조할 것이라는 기대가 많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날선 개혁의 칼을 들어야하는 입장에서 뚜렷이 드러나는 흠결을 안고 제대로 직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추 대변인은 “향후 김 원장에게서 불거진 의혹에 대해 면밀히 살필 것”이라며 “김 원장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보다 구체적인 해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연 민중당 대변인도 “특혜를 주었든 아니든 피감기관의 예산으로 출장을 다녀온 것은 적절치 못한 일”이라며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결자해지를 바란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야당의 김 원장 해임 요구를 거부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조국 민정수석이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임종석 비서실장 지시로 김기식 원장 관련 의혹제기된 내용을 파악했다”며 “국민 눈높이 지적은 겸허하게 받아들이나 해임에 이를 정도로 심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출장은 모두 공적인 목적으로 이뤄진 것이며, 적법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출장 모두 관련기관의 해외진출을 돕기 위한 의원 외교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거나 관련기관 예산이 적절하게 쓰였는지 현장 조사하기 위한 것이었다”이라고 덧붙였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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