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색깔 가까이하면 '보라색' 죽는다니, 입당 왜 했나
        2006년 04월 11일 12:3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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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계안 의원은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처음부터 경선할 생각이 없었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가 이번 경선을 "강 전 장관을 후보로 세우기 위한 통과의례"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는 얘기도 했다.

    이번에 중앙당이 결정한 서울시장 경선 방식도 중앙당과 강 후보측 김영춘 선대위원장이 사전에 입을 맞춘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경선방식이 변경되지 않을 경우 후보 사퇴를 포함한 여러 조치가 취해질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이 의원은 "강 후보를 깎아내릴 생각은 전혀 없다"면서도 강 후보측에서 일하는 "걱정 많은 당 사람들"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레디앙>과의 단독 인터뷰 내내 자신이 원하는 것은 "당원과 국민들에게 정정당당하게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 지금까지 10여차례 정책 발표를 했다.여론의 관심은 어떤가.
    = 이제 와서 정리하는 수준에서 다뤄준 거 말고 거의 안 다뤘다. 당에서 후보라고 인정을 안하는데 언론이 보도하겠나. 내 얘기가 보도 가치가 없다고 보는거다. 저 사람이 경선에 나가는 사람이다, 당에서 이런 얘기만 해줬어도 언론이 관심을 좀 가졌을텐데, 그런 말을 전혀 안해줬다.

    "이번 경선은 강 전 장관을 후보로 세우기 위한 통과의례"

    – 왜 그랬다고 보는가.
    = 처음부터 경선할 생각이 없었던 거다. 국민참여 경선을 여론조사 방식으로 대체하겠다는 근거로 당은 네 가지를 얘기하고 있다. 먼저 장소 잡기가 어렵다는 건데, 구별로 쪼개서 하면 큰 장소 빌리지 않아도 할 수 있다. 시간이 든다고 하지만 한나라당도 하는 거 아닌가. 사람 동원이 힘들다고 하는데, 이 말은 창피한거다. 우리당에 와서 선거인단 구성한다는 건 우리당에 애정이 있다는 것이다.

    이 사람들을 당원으로 가입시키는 것이 열린우리당 당원과 의원의 책임인데, 이걸 힘들다고 하지 않겠다니 말이 되나. 돈이 많이 든다고 한다. 정반대다. 중앙당이 결정한 방식대로 사람은 사람대로 모으고, 여론조사는 여론조사대로 하면 돈은 더 들어간다. 이렇게 네 가지에 대해 반박을 했지만 중앙당은 답을 안한다. 경선을 하고 싶지 않은데 억지로 하고 있는 거다.

    -이번 경선을 강 전 장관을 후보로 만들기 위한 통과의례로 생각하는가.
    =그렇다. 경선하기 싫은데 누군가 부득부득 하자고 하니까 마지 못해 하는거다.

    -중앙당의 이번 경선방식 결정이 당헌당규 상으로는 문제 없는 것 아닌가.
    =그렇기는 하다. 그러나 여론조사 방식이라는 건 부칙에 나와 있다. 예외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거다. 상례대로 안하고 예외로 갈 때는 왜 그런지를 설명해야 한다. 앞서 얘기했듯이 어떤 합리적 근거도 없다.

    -앞서 말한 이런 이유들을 당 공천심사위에서 공식적으로 통보받은 건가.
    =아니다. 누워서침뱉기인데, 어떤 공식적 통보도 받지 못했다. 그래도 후보인데 결정결과를 설명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나는 이번 결정을 기자들 얘기 듣고 알았다. 우상호 대변인 발표 듣고 기자들이 전화한거다.

    "서울시는 색깔 얘기나 할만큼 한가하지 않다"

    -강 후보의 본선 경쟁력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열린우리당에는 두가지 타입의 후보가 있다. 일꾼, 살림군 후보와 정치인 후보. 어느 후보가 적당한지 당원과 국민들에게 물어보는 절차가 필요하다. 서울특별시를 경영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다. 이런 여론을 외면하는 것이 서울시민에게 좋은건지 누군가 문제제기를 누군가 해야 한다. 내 요구는 다른 게 아니다. 장사를 해본 사람의 경험을 살려 말하자면 시장의 요구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해보겠다는 것이다.

    강 후보가 인지도도 높고 지지도도 높지만 심층조사해보면 조사 결과가 달라진다. 어제 오늘 이미지 겹치는 오세훈 후보가 출마하기로 하면서 결과가 또 달라지지 않았느냐. 오세훈 후보 출마선언 할 때 넥타이 보니까 초록색 넥타이를 맸던데, 초록색은 보라색의 보색이다. 색과 색의 싸움을 하고 있는 건데, 지금이 고대 중국처럼 우리는 궁이고, 너희는 각이고 이렇게 싸우는 시대가 아니지 않나.

    이게 요즘 국회의사당 주변에 뿌려지고 있다(명함 크기의 보라색 전단을 내민다). 여기에 강금실이란 이름은 없지만 이런 것이 뿌려지고 있다. 강 후보측에서 이걸 뿌렸다고 말하지는 않겠지만, 지금 이런식으로 엄청나게 돈이 많이 드는 선거를 하고 있다. 재미있지 않나. 이걸 보면서 서울시가 지금 색깔이나 얘기할 정도로 한가한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동영 의장이 이명박 시장을 두고 주6일 시대의 시장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건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모독이다. 우리는 오히려 유럽식으로 가야한다. 유럽은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까지 근무하는 팀과 금요일 오후부터 토, 일 근무하는 팀이 있다. 서울시가 시민들을 위한 진정한 의미의 서비스센터가 되려고 한다면 이렇게 해야 한다.

    "강금실을 이기면 내가 서울시장 된다"

    – 이 후보 본인의 본선 경쟁력은 있다고 보나.
    = 내가 시장이 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세 가지 얘기한 게 있다. 많은 시민이 나를 일꾼, 살림꾼이라고 말해야 한다, 강 전장관이 입당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가 강 전 장관을 경선에서 이겨야 한다. 이 세 가지가 되면 내가 서울시장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 가운데 일단 시민들은 나를 정치인보다는 일꾼, 살림꾼으로 보고 있다. 또 강 전 장관은 당에 들어왔다. 마지막 하나, 내가 강 전 장관을 이기는 일만 남았다. 경선에서 내가 강 장관을 이긴다는 것은 내가 강 전 장관의 지지율을 뛰어넘는다는 의미다. 정책은 본래 내가 자신 있다.

    그런데, 경선을 제대로 안하겠다고 하니 답답하다. 여론조사 방식으로 하면 매스컴에 알려지지 않은 내가 어떻게 해볼 방법이 없다. 이런 방식이 아니라 특정인을 모아 일정 시간동안 내 정책과 비전을 얘기할 수 있다면, 내 인지도도 높아지고 지지도도 높아질 거다.

    -한때 열린우리당에서도 CEO형 후보가 거론된 적도 있는데.
    =그런 적이 있다. 당 외부에서 인사를 찾기도 했다. 만일 당 바깥에서 CEO 출신 후보를 모셔왔다면 난 도전하지 않았을 거다. 나와 동일한 타입이니까. 내 이미지와 겹치니까. 아쉽긴 했지만 나서지 않았을 거다. 그런데 정치가형이 영입됐다. 내가 나가서 선택 폭을 넓혀주는 것이 당의 외연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지언정 당에도 나쁠 것이 없다.

    -언제 시장 후보 출마를 결심했나.
    =나는 원래 국회의원보다 서울시장에 관심이 많았다. 작년 12월에 처음 결심했다. 그 때 당내에서 CEO형 시장 얘기도 나오고 또 언론에서 나도 거론된다고 묻길래 내가 무작정 아니라고 해서 될 일이 아니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

    -당시 당 지도부와 교감이 있었나.
    =의사타진 정도였다. 어떻게 생각하느냐, 묻길래 해볼만하다고 생각한다, 고 대답했다.

    "회사 대변인이 저렇게 하면 해고당한다"

    -어제 우상호 대변인은 공천심사위원회가 결정한 경선 방식은 변경 불가라는 입장을 보였다.
    = 공당의 대변인이 그런식으로 말해서는 안된다. 공천심사위의 방침은 아직 당의 확정안이 아니다. 공천심사위의 결정은 중앙위원회의 비준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회사에서는 이사회 결정이 나기도 전에 실무자가 이렇게 발표하면 바로 해고당한다.

    – 중앙위원회의 입장변경이 없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 모든 걸 원점에서 다시 생각하겠다. 내 꿈과 정책을 설명할 수 있는 기회 달라는건데, 이게 허용되지 않는다면 여러가지 다양한 생각을 해봐야지. 지금 당의 방식으로 경선을 치르면 경선장에 사람들 모으는 비용, 여론조사 비용, 이렇게 비용을 이중으로 내야 한다는 건데, 난 그렇게 못한다. 난 이중으로 부담할 생각 없다.

    -어제 이 후보측 대변인이 ‘이 후보는 정치에 욕심 많은 분이 아니다’는 말을 했다.
    =우리 대변인도 그런 말을 하는 게 아니었다. 서운한 점이 있더라도 참아야지. 정치를 평생의 꿈으로 알고 살아온 사람은 아니라는 뜻으로 이해해달라.

    "이번 경선방식, 중앙당과 강 후보측이 사전에 조율한 것"

    -어제 강후보와 당 지도부의 교감설을 제기했다.
    =사실이다. 김영춘 선대본부장이 중앙당과 말을 맞춘 것이다. 우리측에는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어떤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다. 중앙당과 김영춘의원이 상의해서 결정한 것이다.

    -강 후보 측에서는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데.
    =자기들은 그런 일 없다고 하겠지. 만나자고 제안한 다음 일방적으로 일정을 취소한 것도 그 쪽이고, 우리가 만나자는 데 아무 회답을 하지 않는 것도 그 쪽이다. 당헌당규를 몰라서 그렇다고 하는 것도 이유가 안 된다. 당 바깥에 있을 때는 면책이 될 지 모르지만 당에 들어온 이상 그래서는 안 된다. 

    "나도 ‘프레지던트’, ‘체어맨’을 했던 사람이다"

    – 이 후보와 정 의장은 사적으로건, 정치적으로건 가까운 사이다. 경선 문제에 대해 상의한 적 없나.
    =지금 정 의장 입장에서 뭐라 말하기가 어렵겠지. 다만 내가 이런 얘기는 했다. 나도 영어로는 ‘프레지던트’, ‘체어맨’도 했던 사람이다, 이런 말을 했다. 내가 정치적으로 하고 싶으면 하는거지, 나한테 뭐라고 (강요)할 사람이 있다고는 생각 안한다.

    -이 후보는 정책발표를 많이 했는데 여론의 주목을 전혀 받지 못했다. 반면 강 후보는 굉장히 많은 여론의 관심을 받고 있다. 강 장관의 정치를 ‘이미지 정치’이라고 평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이미지도 실력이다. 나도 물건을 팔아본 사람이지만 상품의 본질을 설명하는 거 참 힘들다. 강금실 장관이 이미지밖에 없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하고 싶다. ‘당신은 이미지도 없지 않은가’

    -금명간 거취를 결정하나.
    =그렇다. 

    "걱정 많은 당 사람들이 문제"

    – 이 후보가 바라는 형태의 경선을 통해 강 후보가 선출된다면 도울 용의는 있는가.
    = 물론이다. 경선을 하지고 내가 계속 주장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자기 노력을 충분히 다하면 떨어져도 승복하는 거다. 내가 만든 정책을 내 손으로 실현하고 싶지만 그게 안 된다면 다른 사람의 손을 거쳐서라도 실현하고 싶은 것이 정책을 만든 사람들의 꿈이다. 그런데 서로 승복하지 못하는 게임을 하면 그렇게 될 수가 없다. 그건 불행한 일이다. 그런 불행한 사태는 없었으면 좋겠다.

    – 마지막으로 강 후보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강 후보를 잘 모르니까 뭐라 할말이 없다. 다만 당에 들어왔으면 당의 룰을 따랐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 내가 기간당원과 일반당원을 각 구마다 모아서 토론회를 열자고 했더니 못하겠다고 하더라. 이유는 열린우리당의 색깔이 칠해지면 보라색이 죽기 때문이라고 했다. 당에서는 이런 입장을 수용하는 것 같더라. 처음부터 아예 내놓고 이런 점이 어려우니까 이렇게 하지 말자 나한테 얘기했다면 내가 제안을 안 했겠지. 그런데 아무 말도 없고 반응도 없다.

    – 왜 그렇다고 보나.
    =강 후보의 아이디어는 아니라고 본다. 너무 걱정을 많이 하는 당사람들이 문제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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