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을 비판하는 방송광고 방영중?
    2006년 04월 11일 12:2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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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이 때 아닌 염색 논쟁으로 뜨거운 가운데 광고 한편이 눈길을 끌고 있다.

   

“보라색을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오직 3%에 불과하다.”
“야누스 같은 양면성이 보라색의 얼굴이다.”
“보라색은 누구에게나 허용된 색이 아니었다.”
“왕과 종교지도자들은 보라색 옷을 즐겨 입었다.”

보라색이 얼마나 귀족적이고 고급스러운 색깔인지 강조하느라 바쁜 광고다.

여당의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인 강금실 전 장관이 ‘보라색’을 상징색으로 골랐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졌다. 이런 마당에 공중파에서 보라색이 ‘소수특권계층’의 전유물임을 주장하는 광고가 연일 나오고 있다.

기자가 처음 이 광고를 봤을 때는 “혹시 한나라당에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정치적인 상상인지는 모르지만 이런 식의 상대후보비방광고는 외국에서는 흔한 편이다. 이중 일부는 종종 외신을 타고 우리에게도 전해진다.

그러나 기자의 발칙한 상상과 달리 이 광고는 모 카드회사의 신제품 홍보CF였다.

야누스 같은 색 ‘퍼플’

‘퍼플’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이 카드는 지난 1월 상위 5% 소비자를 겨냥한 프리미엄 카드로 연봉 1억원 수준의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 부장급 이상, 전문직 종사자 등을 타깃으로 하며 연회비는 30만원, 월 ‘최소’ 사용한도는 1,000만원으로 설정돼있다.

아무나 쓸 수 있는 카드가 아니기 때문에 아무나 선택할 수 없는 ‘보라색’을 상징으로 사용했다는 것이 카드사 측이 밝힌 작명의 이유다.

그러나 보라색이 귀족들의 전유물 같은 색은 아니다.

보라색은 정치사상적으로는 페미니즘을 상징하는 색이다.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중도좌파의 상징으로 사용된다. 시선을 국내로 돌리면 보라색은 민가협 어머니들이 지난 십수년간 사용해온 상징이기도 하다.

아르헨티나의 민가협인 ‘5월광장’의 어머니들도 군사정권과의 긴 투쟁동안 보라색을 상징으로 사용했다. 보라색은 정치사상의 자유와 인권을 위해 싸우는 색이기도하다.

강금실의 보라색은 누굴 위한 것인가

민주노동당 김종철 서울시장 후보도 11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계안 의원이 열흘 넘게 정책브리핑을 하고 있고 오세훈 전 의원도 경선참여와 함께 정책을 쏟아내고 있는데 도대체 강금실 후보의 정책은 언제 나오는거냐”고 이미지 선거에 치중하는 강 후보 진영을 비판했다.

강 전 장관은 열린우리당의 후보로 확정된 것과 마찬가지이면서도 당의 상징인 노란색을 버리고 ‘보라색’이 자신을 대표하는 색이라고 발표했다. 당과는 차별성을 가지고 가겠다는 것인데 정작 그 차별의 내용이 아직 없는 것이다.

강금실 후보의 보라색이 과연 상위 5%를 위한 보라색인지, 아니면 법조인 출신 정치인으로서 사상의 자유와 인권을 위해 싸우는 모든 시민들과 연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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