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견제기능 상실 KT 지배구조,
    “노동자·소비자 참여 이사회 구성하라”
    노동·소비자·시민사회단체, 주주총회 앞두고 ‘혁신’ 요구
        2018년 03월 21일 02:2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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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란이 예상되는 KT 지배구조 개편안이 오는 23일 열리는 KT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다뤄질 예정인 가운데, 노동·소비자·시민사회단체 등은 “졸속적인 기업지배구조 개선안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며 “반복되는 CEO 리스크 극복 위해 소비자 대표, 노동이사제 등 도입하라”고 촉구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과 KT 새노조, 참여연대, 전국통신소비자조합는 2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CEO 리스크를 반복해 온 (이사회의) 견제 부재의 KT 기업지배구조를 국민기업이라는 위상에 걸맞은 모범적 기업지배구조로 혁신해야 한다”고 이같이 강조했다.

    이들은 “지금껏 KT에 내부 견제가 실종된 책임은 두 말할 나위 없이 이사회에 있다. 정치권의 부당한 외압으로부터 기업을 보호해야 할 KT 이사회는 오히려 CEO의 정치적 줄대기에 편승하고 CEO에 대한 견제가 아닌 바람막이 역할을 했다”고 비판했다.

    일례로 KT 이사회는 국정농단의 주역인 최순실 씨의 미르재단에 18억원을 출연할 때도 만장일치로 사후 승인해 준 바 있다. 또 2014년 1월부터 2017년 9월 말까지 총 40차례 열린 이사회에서 모두 152건의 안건을 상정해 모든 참석자의 100% 찬성으로 가결하기도 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국정농단 부역자라는 비판과 함께, 최근엔 ‘상품권깡’을 통한 불법정치자금 제공 혐의로 입건됐다. 그러면서 KT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안팎의 견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쏟아졌다. 그러나 KT는 자체적인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놨다.

    이들은 KT의 지배구조 개선안에 대해 “기업지배구조 개선이 아니라 전형적인 개악”이라며 “모든 위기의 원인을 외압 때문으로 치부하며 이사회의 권한을 키우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KT 사외이사는 이사들이 추천하는 셀프 추천 구조인데 여기에 더해 CEO 추천 권한과 미래 CEO를 양성하는 기능까지 신설하는 등 이사회 권한을 대폭 강화하려 한다”며 “이사회의 권한이 부족한 게 아니라 최소한의 견제 역할조차 하지 않은 게 KT 기업지배구조의 핵심 문제라는 점에서 KT이사회가 마련한 기업지배구조 개선안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추혜선 의원은 “KT 제시한 지배구조 개선안이 결의될 경우 이사회 독단과 담합의 구조 심화될 것”이라며 “소비자와 KT 구성원의 이해관계를 대변할 수 있는 이사를 포함해 내부를 견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황창규 회장과 이사진은 KT의 미래를 위해 결단을 내려주길 바라며, 주주들은 이사회의 담합 구조가 이어지지 않도록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견제가 부재한 기업지배구조 하에서 KT 회장은 ‘정치적 줄대기’에만 매몰됐다. 황창규 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이 세상에 알려지기 전엔 미르재단에 출연금을 내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중엔 여야 의원들에게 후원금을 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엔 참여정부 고위인사들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이들은 “자리 보전을 하려는 황창규 회장의 경영 행태야 말로 권력 줄대기 중독이며 동시에 CEO 리스크의 원인인자 결과 그 자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회장을 견제할 수 있는 노동자, 소비자 등이 참여하는 이사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주헌 KT새노조 위원장은 “회장의 전횡을 견제하는 이사회를 새로이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소비자 대표, 노동이사제 도입 등을 통해 최소한 내부에서 다양한 이해관계를 대변하면서도 견제가 가능한 기업지배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민영화 이후 KT의 경영비리 대부분이 KT 노동자들의 내부고발을 통해 드러났다는 점에서 노동이사제는 KT 경영진에 대한 견제에 매우 효과적인 방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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