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색깔 있는 사람의 사색
    [책소개] 《즐거운 좌파》,《유신공주와 촛불》 외 (손호철/ 이매진)
        2018년 02월 24일 02:0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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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정년을 맞아 대학을 떠나는 손호철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화가를 꿈꾸던 까까머리 고등학생 미술학도에서 학자, 저널리스트, 실천가, 교양인 등 네 가지 빛깔을 고루 지닌 손호철 교수의 삶과 생각을 ‘손호철의 사색’ 시리즈로 구성했다. 1991년부터 2017년까지 한 달 평균 2.5편을 쓴 정치 평론집 5권, 길고 짧은 논문집 7권, 청년 시절의 감수성에서 출발해 즐거움의 원형을 찾아가는 에세이 1권, 전문가 수준의 사진을 곁들인 여행기 2권, 지성사를 겸한 자서전 1권까지 모두 16권에 이르는 대장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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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즐거운 좌파>– 호모 루덴스의 시대를 찾아가는 네 가지 길

    손호철 (지은이) | 이매진

    색깔 있는 사람의 사색을 엿보다 ― ‘비주류의 비주류의 비주류’ 손호철의 사색

    색깔 있는 사람, 손호철의 사색(思索)은 사색(四色)이다. 때로는 상대를 사색(死色)으로 만드는 날카로운 논쟁을 벌이지만, 각자의 사색(思色)을 존중하는 태도에는 진보를 향한 낙관주의가 짙게 드리워 있다. 그런 낙관주의를 바탕으로 삼아 ‘비주류의 비주류의 비주류’로 살아온 개발 독재 세대의 한 지식인이 정년퇴직이라는 강제 종료 상황을 마주했다. 1차 레이스를 담담히 끝낸 멀티플레이어가 새로운 순환을 향해 삶과 생각을 리부트한다.

    2018년 정년을 맞아 대학을 떠나는 손호철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마디로 정의하기 힘든 매력을 지닌 사람이다. 독단에 빠지지 않는 진보적 학자, 날카로움과 따뜻함에 기민함이라는 미덕을 두루 갖춘 저널리스트, 차별받고 억압받는 민중들 곁을 지키는 거리의 실천가, 경계를 가로지르는 교양인이라는 면모를 모두 지닌 르네상스형 지식인이다. 그림을 그리고, 문학과 음악과 미술 평론을 하며, 사진을 찍는가 하면, 다작과 달필을 자랑하는 저술가다. 이른바 ‘학진 체제’가 자리를 잡기 전에 학문적 정세에 개입하며 쓴 짧고 긴 논문부터 그때그때 한국 사회의 쟁점들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정치 평론, 분과 학문의 울타리에 갇히지 않는 폭넓은 주제 의식과 자유로운 글쓰기를 보여주는 인문학적 에세이, 정치 기행이라는 독특한 영역을 개척한 여행기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많은 글을 쉬지 않고 썼다.

    화가를 꿈꾸던 까까머리 고등학생 미술학도에서 학자, 저널리스트, 실천가, 교양인 등 네 가지 빛깔을 고루 지닌 한 사람의 삶과 생각이 ‘손호철의 사색’이라는 새 옷을 입고 독자들을 찾아간다. 1991년부터 2017년까지 한 달 평균 2.5편을 쓴 정치 평론집 5권, 길고 짧은 논문집 7권, 청년 시절의 감수성에서 출발해 즐거움의 원형을 찾아가는 에세이 1권, 전문가 수준의 사진을 곁들인 여행기 2권, 지성사를 겸한 자서전 1권까지 모두 16권에 이르는 대장정이다.

    읽고, 쓰고, 노래하고, 그리고 ― 호모 루덴스로 나가기 위한 네 가지 길

    ‘손호철의 사색’ 시리즈의 13권 《즐거운 좌파 ― 호모 루덴스의 시대를 찾아가는 네 가지 길》은 예술, 문화, 책, 여행에 관해 쓴 짧은 에세이들을 모았다. 《즐거운 좌파》는 밤낮 없이 일만 하는 과로 사회에서 벗어나 덜 생산하고 덜 소비하면서 자기 삶을 즐기는 사회를 만들자는, ‘호모 루덴스의 시대’로 함께 가자는 초대장이다.

    1부 ‘삶과 예술’은 지금부터 45년 전, 유신 전야인 1971년 대학교 2학년 때 감옥을 다녀와 쓴 감수성 넘치는 옥중 수기와 지하신문 창간사부터 미국 유학 시절인 1980년대 초반에 디자인 이론에 관해 쓴 글들, 유학 시절 공부한 제3세계 음악에 기초한 레게에 관한 글 등이 실려 있다.

    2부 ‘호모 쿨투라’는 황석영과 이문열과 마광수와 리영희에 관한 글, 삶의 지표가 돼준 리영희 선생과 ‘영원한 청년’ 오세철 교수에 관한 회상 등이 실려 있다. 우리 시대를 여러 색깔로 물들여 다양함을 더해준 ‘문화적 인간’들에 관한 회고인 셈이다. 이 밖에도 좌파들도 즐겁게 놀며 살자고 해서 만든 모임 ‘즐좌’의 추억담과 다음 세대에게 전하는 삶에 관한 성찰을 담은 짧은 글 등이 잔잔한 울림을 전한다.

    3부 ‘책과 삶’은 젊은 시절의 독서 편력을 돌아본 ‘유신 세대 독서 편력기’를 시작으로, 카를 마르크스, 안토니오 그람시, 니코스 풀란차스, 맨슈어 올슨, 로버트 달 등 진보적 학자로 지내온 삶과 지성에 큰 영향을 끼친 책과 사람들을 이야기한 글 등이 들어 있다.

    4부 ‘세계를 간다’는 정치학자의 여행 에세이를 묶었다. 1990년대에 5?18 기념사업을 위해 관계자들하고 함께 프랑스, 스페인, 폴란드, 헝가리, 태국, 필리핀 등 민주 성지를 돌며 쓴 민주주의 기행은 지금 읽어도 민주주의와 과거 청산에 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카를 마르크스 생가와 러시아의 공산주의 유적 등 마르크스주의의 흔적을 찾아 나선 기행, 21세기 미국 사회에서 민주주의와 진보의 의미를 돌아본 기록, 아직도 넬슨 만델라의 유산하고 싸우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 기행 등 세계 정치 기행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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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신 공주와 촛불> – 정치 평론으로 읽는 박근혜 시대

    손호철 (지은이) | 이매진

    손호철의 사색 12권. 2012년 제18대 대통령 선거 직후부터 촛불혁명과 탄핵, 문재인 정부 출범과 손호철 교수 자신의 정년퇴직에 이르는 5년 동안에 쓴 정치 평론들을 모았다. 손호철 교수의 생일은 대통령 선거일인 12월 19일이다. 선거 결과에 따라 술자리 분위기가 바뀐다. <유신 공주와 촛불>은 2012년 12월 17일에 쓴 칼럼에서 시작해 2017년 12월 7일 서강대학교 고별 강연에서 끝난다.

    1부 ‘유신 공주의 어둠’은 새로운 선택의 순간을 앞둔 긴장과 기대로 시작해 ‘신유신 시대’라는 어둠을 관통한 약 4년의 시간을 돌아본다. 2부 ‘촛불혁명’은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곧 박근혜 게이트가 터지며 위기를 맞은 대의제와 대통령의 정치학에 관한 고찰에서 시작해 1500만 촛불혁명이 만든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당부로 끝을 맺는다.

    3부 ‘미완의 에필로그’는 고별 인터뷰와 고별 강연을 모았다. 비주류의 비주류의 비주류이지만 교수이자 학자로서 선택받은 삶을 살았다는 자기 고백과 마르크스주의, 한국예외주의, 시대의 유물론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낸 고별 강연은, 25년간 매달 2.5편씩 800여 편에 이른 칼럼을 쓴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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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한국 정치> – 한국 정치의 이론과 쟁점

    손호철 (지은이) | 이매진

    ‘손호철의 사색’ 시리즈의 3권 <한국과 한국 정치 : 한국 정치의 이론과 쟁점>은 정치학 분야에서도 손호철 교수의 주 전공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정치에 관련된 이론적 쟁점들을 다룬 글들을 모았다. 그런 만큼 모두 22편의 글 중 12편이 처음으로 단행본에 실리는 ‘새 글’이다.

    1부 ‘한국정치 연구’의 경우 먼저 한국정치에 관련된 연구 방법론과 북한정치, 특히 북한 사회를 움직이는 핵심 원리인 주체사상에 관련된 연구 방법론을 다룬 글들이 실려 있다. 2부의 큰 주제는 국가와 시민사회다. 시민사회론에 대한 전반적 개관부터 시민사회에 가해지는 주된 위협이 국가인가 자본인가를 둘러싸고 벌어진 논쟁, 시민운동과 민중운동의 관계에 관한 글 등 시민사회에 관련된 쟁점들이 일단 큰 주제가 된다.

    3부는 분단과 통일에 눈길을 돌린다. 한국의 진보 지식인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킨 백낙청 교수의 분단체제론을 둘러싸고 벌어진 분단체제 논쟁을 다룬 글, 해방 60년을 맞아 그동안 전개된 남남 갈등을 분석한 글, 교수 초년병 시절에 쓴 통일 관련 논문을 묶었다. 민주주의와 통일이라는 큰 주제로 일별할 수 있는 이 글들은 모두 지금도 한국과 한국정치를 비판하는 망원경이자 나침반이 되기에 모자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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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와 민주주의> – 새로운 진보 정치학의 모색

    손호철 (지은이) | 이매진

    ‘손호철의 사색’ 시리즈의 1권. 마르크스주의 정치학의 시각에서 진보적 정치 이론에 관해 쓴 글들을 모았다. ‘새로운’ 진보 정치학의 모색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멸종 위기의 희귀종’인 마르크스주의 연구자로서 마르크스주의의 핵심을 굳게 지키면서도 형해화된 원칙과 훈고학적 문헌 연구에 머물지 않고 변화된 상황에 걸맞은 이론적 혁신을 모색한 지적 기록이다.

    부인 ‘정치와 정치학’은 사회과학과 정치에 관한 존재론적 의문에서 시작해 진보 정치학의 과제와 방법 등을 주제로 한 글들을 모았다. 먼저 마르크스주의의 관점에서 현대 주류 사회과학의 이데올로기적 성격을 살펴본다. 또한 보수주의, 자유주의, 마르크스주의, 포스트마르크스의의 관점에서 정치란 무엇인지 묻는다. 이어서 현실 사회주의의 붕괴와 포스트주의의 유행 속에서 새로운 진보 정치학이 무엇을 고민하고 어떻게 연구해야 할지를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신자유주의 시대 대학이 나아갈 방향을 정치학자의 관점에서 ‘포스트 신자유주의 대학’이라는 문제의식 아래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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