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기법 59조 특례조항,
아직 제자리걸음···공대위 “즉각 폐기”
“정쟁의 도구화된 2017년 한해에만 과로로 1,809명 산재 신청”
    2018년 02월 23일 06:0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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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민사회계가 무제한 노동을 허용하는 ‘근로기준법 59조 특례조항’ 즉각 폐기를 거듭 국회에 촉구하고 나섰다.

24개 노동·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과로사 OUT 공동 대책위원회’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시간 노동으로 노동자들이 죽고, 자살하는 참극이 벌어지고, 버스· 택시·항공의 장시간 노동으로 시민들의 죽음이 계속되고, 병원에서는 의료사고의 위험에 내몰리는 등 시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면서 “얼마나 노동자와 시민들이 죽어나가야 근본적인 대책을 세울 것이냐”며 국회를 비판했다.

근기법 59조 특례조항은 운수업, 물품 판매 및 보관업 등은 사용자가 근로자 대표와 서면 합의하면 주 12시간을 넘는 연장 근무가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연장근로는 주 12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는 근기법을 초월하는 조항인 것은 물론,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노동자와 시민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015년 통계청 조사 기준 59조 특례가 적용되는 노동자는 820만 명에 달하며, 노동계에 따르면 매년 300명이 넘는 노동자가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과로로 사망하고 있다.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던 버스노동자들이 졸음운전으로 대형사고가 발생하면서 지난해 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59조 특례 개정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그러나 환노위 일부 의원들이 고용노동부의 잘못된 행정해석으로 주68시간까지 허용했던 법정노동시간을 52시간으로 단축하는 ‘주52시간 상한제’를 완전 도입이 아닌 단계적 도입을 주장, 이견이 발생하면서 이미 여야가 잠정 합의한 59조 특례 개정 논의까지 미뤄졌다.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 시민의 생명을 볼모로 여야가 정치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공대위는 “안타까운 희생이 반복될 때마다 노동시간 특례를 없애겠다던 정치권은 공약과 법안을 누더기로 만들고 정치공방의 도구로 전락시켰다”며 “정치권이 노동시간 특례를 정쟁의 도구화한 지난 2017년 한해에만 과로로 1,809명의 노동자가 산재를 신청했고, 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도 지속되고 있다. 국회를 비롯한 정치권은 이 노동자, 시민의 죽음을 방조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59조 특례와 관련해 여야의 잠정합의 내용에도 문제가 많다. 여야는 당시 대형버스 졸음운전 사고가 연달아 발생한 데에 따라 버스운수업을 특례업종에서 제외하는 등 기존 26개 근로시간 특례업종을 10개로 줄이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육상운송 및 파이프라인 운송업, 수상운송업, 항공운송업, 기타 운송 관련 서비스업, 영상 오디오 기록물 제작 및 배급업, 방송업, 전기통신업, 보건업, 하수 폐수 및 분뇨 처리업, 사회복지서비스업 10개는 특례업종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59조 특례로 인한 장시간 노동의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다계적 폐지를 해나가기로 한 것으로 읽힌다.

공대위는 최근 벌어진 화재 참사를 언급하며 “국회는 무제한 장시간 노동이 가능한 노동시간 특례를 완전 폐기하지 않고, 반쪽짜리 누더기로 만들려고 한다”면서 “장시간 노동으로 인해 죽음에 직면하게 되는 현실에서 어떤 직업을 선택했다는 이유만으로 장시간 노동에 방치되어야 할 이유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공대위는 거듭 “1961년 제정이후 오로지 사업주의 이익만 반영되어 최소한의 요건조차 폐지 된 채 점차 대상 업종과 노동자 숫자만 확대된 노동시간 특례 59조는 즉각 폐기되어야 한다”며 “노동자는 과로사로 시민은 대형 참사로 몰아넣는 노동시간 특례 59조를 즉각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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