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의 금강산 행사 취소
    “미 강경책에 대한 불만”
    북 핵실험 등 압박 있으면 어려워져
        2018년 01월 31일 12:03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에 맞춰 남북이 금강산에서 함께 열기로 했던 남북합동문화공연을 북한이 일방적으로 취소하면서 남북 관계가 중대 기로에 섰다. 북한은 건군절 열병식 개최에 대한 남측 언론의 부정적 보도를 문제 삼고 있지만 실제론 북미 대화를 유도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결정에도 미국이 대북강경책을 고수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고 봤다. 평창을 통해 워싱턴으로 가고자 했던 북한의 전략이 미국에 통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자 남북합동문화공연을 돌연 취소하는 도발의 방식으로 북미대화를 유도하고 나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용현 교수는 31일 오전 MBC 라디오 ‘양지열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표면적으로 북한은 남측 언론에 대한 여러 가지 불편한 심기를 표현했지만, 본질적으로는 미국에 대한 불만”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북한은 평창을 통해서 워싱턴으로 갈 수 있다, 워싱턴과의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전략적 사고를 가고 있다”며 “그런데 미국이 대북 압박의 강도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이번에 금강산에서의 합동공연 중단으로 북한이 몰아가고 있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합의한 일정에 대해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행태를 반복하는 것에 대해선 “평창올림픽에서 핵심적인 부분은 북한 선수단, 응원단, 태권도 시범단 등 북측의 인사들이 오는 것이다. 그 부분에서는 북한이 취소하는 쪽으로 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우선 지금부터는 (우리 정부가) 북측과의 비공식, 공식 대화를 충분히 할 필요가 있다”며 “남측 언론의 보도들에 대한 북측의 오해에 대해선 한국 언론의 상황을 좀 더 충분히 설명해서 해소하는 실무회담을 한 번 정도 더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거듭된 일정 취소 통보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북한에 끌려 다니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끌려 다닌다고 보긴 그렇다. 지금 상황에선 우리 정부가 큰 틀에서 (북한을) 보듬는다고 봐야 한다”며 “현재로서 평창의 성공이 가장 중요한 것이고, 지금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거나 ICBM급 미사일 발사하는 등 그런 압박을 가했다면 상당히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