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수노조 되면 교섭창구도 다변화돼야"
    By tathata
        2006년 03월 31일 11:1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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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정부는 노동을 경제에 철저하게 종속시켜왔으며 총체적으로 자본의 입장을 대변해왔다.” 단병호 의원이 내린 노무현 정부 노동정책에 대한 평가다.

    단 의원은 “복수노조 허용은 노동자들이 투쟁을 통해 확보한 소중한 성과”라며, “문제는 노동조합을 다변화했으면 교섭창구도 다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 의원은 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노사관계 로드맵이 “노동조합의 기능을 현재보다 약화시키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용에 대한 탄력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노동기본권 중 단체행동권을 제약시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이다.

    이와 더불어, 단 의원은 최근 민주노동당의 비정규법안 처리과정에 대한 한국노총의 비판에 대해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비정규직 문제의 핵심은 비정규직을 축소시켜 가는 것”이라며, 한국노총이 수정안을 제출하기에 앞서 “좀 더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했다면, 사유제한 문제도 관철시킬 수 있는 여지는 있었다.”고 반박했다.

    단 의원은 민주노동당 지지율의 침체에 대해, “비정규직의 50% 이상이 한나라당을 지지하고 있다”며 “민주노동당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자신들의 문제를 가장 고민하고 해결하려고 한다, 저걸 통해 해결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단병호 의원과의 인터뷰 내용.
    초기 ‘반짝’ 잘했다가, 오래 동안 잘못 하고 있는 노동정책

    -노무현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한 간략한 평가를 부탁합니다.

    =참 어려운 질문입니다. 일관된 정책 없이 뭔가 좀 분명치가 않다는 생각이 들고, 우왕좌왕 해서 평가 자체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정권 초기에는 아마 노무현 정부가 대화의 복원과 노사관계를 정상화시키고 협력적 노사관계를 만들어가겠다, 정부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사용자 편향적인 것들이 아니라, 노동자의 요구에도 충분히 귀 기울이고 그런 부분들도 존중해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볼 때는 옛날과 조금 다른, 대통령의 새로운 관점에 기대감이 있었습니다. 그게 현실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초기 전교조 NEIS에 대한 대응이라든가, 철도노조 1차 합의 문제라든가,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대처라든가. 일정 노동자의 요구가 반영되는 것이 초기에는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이상을 넘어서지는 못하고 그 다음부터는 스스로 철도에 대한 합의사항을 파기하고, 화물에 대한 합의사항도 제대로 이행되지도 않아 전면적으로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의 형식으로 일관하게 되는 거죠. 그 기조가 이어져왔습니다.

    후보가 되었을 때, 대통령이 되었을 때, 그리고 그 이후가 완전히 다른 노사관계의 상을 만들어왔습니다. 어느 것이 진짜였는지. 그런데 우리는 후자가 진짜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정책적인 면에서도 철저하게 노동정책을 경제정책에 종속시키는 쪽으로 왔다고 봅니다. 오락가락한 측면이 있는데 총체적으로 보면 충실하게 자본의 입장을 대변해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자유주의 노동유연화 정책을 펴나가는데 주력하는 노동정책을 펴왔다고 봅니다.

    “복수노조 체제는 노동자 투쟁의 소중한 성과”

    2007년 기업 단위 복수노조 허용은 노동운동 87년 체제에 일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견해도 있습니다. 복수노조 시대의 개막은 어떤 의미와 전망을 말씀해주시죠.

    =복수노조 허용문제는 오랫동안 노동자들이 투쟁을 통해 확보한 대단히 소중한 성과입니다. 87년 이후에 계속 제기돼 왔던 것이 노동조합 설립의 자유, 자주성의 문제가 강력하게 제기되었던 거고, 그런 것은 법으로 강제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투쟁들이 진행돼오면서 복수노조 허용이라고 하는 이런 쪽으로 성과를 만들어왔습니다. 문제는 복수노조 허용에 있는 것이 아니고, 노동조합을 다변화했으면 교섭창구도 다변화해야 하는데, 이것을 단일화로 한다고 해서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문제는 복수노조보다 교섭창구 단일화입니다. 창구단일화에 대해 두 가지 문제가 있는데, 하나는 원칙적인 문제로 노동조합을 만든다고 하는 것은 그 노동조합의 역할을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구성원에 대해 그 조직이 추구하는 이념과 가치에 대해 이것을 실현하는 것을 조합원들에게 안겨주는 것입니다. 그것이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 "후보가 되었을 때, 대통령이 되었을 때, 그리고 그 이후가 완전히 다른 노사관계의 상을 만들어왔습니다. 어느 것이 진짜였는지. 그런데 우리는 후자가 진짜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매일노동뉴스
     

    “교섭은 자율 원칙 아래 다변화돼야”

    그러기 위해서는 교섭이 이뤄져야 합니다. 그 조직이 가지고 있는 이념,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상대와 교섭을 해야 합니다. 이것을 봉쇄시키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사용자들이 불편하다고 해서 빼버리는 것은 원칙적인 측면에서 잘못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문제가 되는 것은 회사 측에서 교섭창구 단일화 문제를 상당히 악용할 소지가 있다는 겁니다. 교섭창구를 단일화한다는 것은 교섭 요구안과 교섭위원을 단일화돼야 한다는 것과 똑같습니다. 이게 쉽지 않은 겁니다. 노조를 따로 만드는 이유는 자신들이 생각하고 있는 구성원들의 가치, 이런 것들이 다르기 때문에 따로 만들어 놨는데 이것을 단일화하라고 하면 여기서부터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그러면 창구단일화 문제가 노동조합들 간에 갈등을 대단히 증폭될 수밖에 없다. 요구안을 만드는 데서부터 교섭위원을 단일화시키는 문제까지, 설사 단일화시켰다하더라도 교섭을 진행하는 과정 속에서 또 갈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교섭창구 단일화되면 노조는 대단히 불리해져

    여기서부터 가장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거기다가 더 가미될 수 있는 것은 회사가 의도적으로 자신들의 이해와 요구들을 충실하게 해줄 수 있는 노동조합을 만들 수 있다는 겁니다. 직접적으로 개입해서 회사가 만들 수 있고, 회사 측과 인식과 맥이 닿아서 자발적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제가 볼 때는 회사가 개입해서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대단히 농후하다고 봅니다. 그러면 이렇게 만들어진 조직은 끊임없이 회사를 대변하는 요구안, 회사와 공유할 수 있는 요구안, 회사와 대화할 수 있는 교섭위원과 같이 하려고 할 텐데, 이게 다른 노동조합과 조율이 되겠느냐, 끊임없이 창구 단일화하는 과정에서 다 소리를 낼 것입니다.

    그러면 이런 과정과 현상들을 사용자들은 노노간의 갈등이다, 노노간의 문제다 이렇게 치부할 것입니다. 그래서 교섭자체를 해태시키고 자기네들은 너희들이 안됐기 때문에 교섭할 수 없다 이렇게 해서 이것이 노조의 도덕성 문제로 계속 조직 자체를 매도해나갈 것입니다.

    이런 현상이 현장에서 다반사로 일어나지 않겠느냐 그렇게 된다면 현재의 기업별 노조체계에서 상당히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 복수노조라고 하는 것이 교섭창구 단일화로 갔을 때는 상당히 불리하고, 많은 문제들이 예고된다고 봅니다.

       
     
    ▲ "노동조합을 다변화했으면 교섭창구도 다변화해야 하는데, 이것을 단일화로 한다고 해서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제도 도입 연기 가능성 아주 적어

    -2007년 1월부터 기업 단위 복수노조 허용이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십니까.

    =복수노조, 전임자 둘 다 연기 쪽으로 가기에는 자본의 입장이 만만치 않을 거다 이렇게 보고 있고요.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와 관련해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정부의 안으로 나온 것은 없습니다.

    한국노총이 참여한 노사정위원회 틀에서 로드맵과 관련된 논의를 하면서 일정 부분 의견이 나왔던 것은, 현재 전혀 준비가 돼 있지 않는 상황 속에서 중소 영세사업장까지 바로 시행을 했을 때 감당이 되겠느냐, 그렇다면 이 문제에 대해서 지급 금지 문제를 유예시키는 것도 고려돼야 하는 것 아니냐 해보자 말자 이런 논의가 나왔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나온 것은 없고요.

    지금 전임자 임금지급 문제가 유예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단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특히 자본 쪽에서는 반대할 것이 명백하기 때문입니다. 전체적으로는 복수노조 허용,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문제는 2007년 1월 1일부로 실제 효력을 발생하는 쪽으로 가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됩니다.

    복수노조 비정규직 조직화 유리하지만 한계도 많아

    -기업단위 복수노조와 비정규직 노동자 조직화 문제는 어떤 연관이 있다고 보시는지요?

    =복수노조 허용이 비정규직 조직률을 높일 수 있는 요소들은 있다고 봅니다. 한국통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3년간 지난한 투쟁을 했는데, 그 투쟁이 그렇게 힘겹게 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한국통신 노조가 사실상 그 사람들을 조직대상으로 해놓고도 조합원으로 받아주지는 않고, 법률적으로는 노조를 못 받들고 이러니까 어려운 투쟁을 했고, 결국은 노동조합 자체가 법적 지위를 가지지 못하고 해산되었던 것이거든요.

    이번에 한국전력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설립신고를 했는데 못 나오는 사례들이 있죠. 복수노조가 허용되면 비정규직이든, 정규직이든 법률적으로는 노동조합 설립이 자유로워지니깐 비정규직들이 지금보다 쉽게 노동조합 만들 수 있는 조건은 되죠.

    그런데, 글쎄…그게 어느 정도 비정규직의 조직률을 높이는데 실제 영향으로 나타날 것인가는 평가하기가 어렵습니다. 영향을 전혀 안 미치는 것은 아닌데, 노동조합은 법률적으로 규제받는 것도 있지만, 그 주체들의 객관적 조건이 허용되지 않아 안 되는 부분도 많이 있거든요.

    비정규직들은 대부분 현재 고용의 불안정 상태에 있고, 상당히 개별화돼 있고, 직접고용보다 간접고용 형태로 돼 있고 그래서 실질적인 효과가 어느 정도일지는 시행된 이후에 점검을 해봐야 할 것입니다. 어쨌든 용이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어느 정도까지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현재 처해있는 비정규직의 주체적 조건이 상당히 열악하기 때문에 법률적 활용, 법률적으로부터의 보호는 어느 정도까지 될 지는 지켜봐야 되는 것 아니냐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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