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사 농성에 대한
어떤 불평과 비판을 보며
자유한국당이 없는 '광주'의 시민이
    2017년 12월 18일 04:2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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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전 공동대표였던 나경채씨가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본인 동의를 얻어 게재한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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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진보·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 약 5백명 이상이 함께 묶어져 있는 공간이 하나 있는데 거기에 휴일노동 임금삭감 반대, 한상균 등 석방을 요구하는 민주노총의 민주당사 기습점거 농성을 안내하는 글이 올라왔다.

무슨 일이 생겼는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1. 왜 한국당사가 아니라 거기냐, 홍준표가 경찰 부를까 겁나냐
  2. 새누리당 여당일 때 새누리당사 점거해 봤냐
  3. 너희는 문재인과 싸워, 우린 적폐본산 한국당과 싸우겠어.

나는 이런 얘기를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 있을 때마다 하고 싶다. 자유한국당이 존재하지 않는 곳, 정치적으로 의미 없는 곳에서 살고 싶은가? 그런 곳에서 살면 좀 더 우리가 행복해 질 것이라고 믿는가? 안타깝게도 그것은 우리의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내가 사는 광주는 이미 그런 곳이기 때문이다.

여기는 광주시장도 더민주당 소속이고, 광주시의회 1당도 더민주당이다. 국회의원은 모두 국민의당이지만 다음 총선에서 확 바뀔 거라고 모두가 100% 확신한다. 선출직 공직자는 광주 전체를 통 털어서 자유한국당 소속이 딱 한 명 있다.

여러 사람들이 청소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한 조치를 요구했지만 지금까지 그것을 외면해 왔던 것은 자유한국당 때문이 아니었다. 남구와 서구청에서 일하던 위탁업체 노동자가 보름 사이에 잘못된 시스템 때문에 죽음에 이르렀지만 그 책임은 자유한국당에 있지 않았다.

시장의 비서관이 파렴치한 뇌물사건으로 구속되었고, 광산구청장의 비서실장이었던 사람도 업체에 돈을 받아서 구속되었었다. 모두 민주당 인사들이다. 국민의당이 있어서 그런 거 아니냐고 혹여나 말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사람들 다 민주당의 공천을 받고 공직에 오른 사람들이다.

광주의 주거형태 중 77%가 아파트이다. 무분별한 고층 아파트의 난립은 주거비용 상승을 불러왔고 도시의 바람길을 막아서서 광프리카 열섬현상이 도시민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자유한국당, 소위 적폐 본산이라는 사람들이 없는 곳에서도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좀 더 까다로운 사람들이 많아져야 정치가 정말로 바뀔 수 있다. 어느 한 집단만을 적폐라고 지목해 놓고 그 외에는 모두 선한 세력, 우리 편이라고 선을 긋는 것은 매우 쉬워서 빨리 대중화 될 수는 있지만 새로운 적폐를 양산할 뿐이다. 그런 규정은 무엇보다 진실에 기반한 나누기도 아니다.

이명박의 4대강 사업이 문제가 있는 것이었다면, 여기에 부화뇌동하여 떡고물 얻어 먹으러 나섰던 광주와 전남지역의 민주당 인사들도 문제가 있는 것이었다. 박근혜의 국정농단이 문제였다면 전국 지자체의 묵은 구태는 더더욱 문제라고 인정해야 한다는 말이다.

최승호 사장이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해고자들을 복직시킨 것에 열광을 보내 마땅하다면, 왜 우리 대통령은 아직도 이 나라 노동자들의 대표인 한상균을 감옥에 두는가 하는 점에 대해 한탄해야 마땅하다는 말이다.

작년 광주서 열린 5.18 노동자·민중대회 모습(출처=공무원U신문)

필자소개
나경채
정의당 전 공동대표. 전 관악구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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