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참사 유골 은폐
    “해수부, 용서할 수 없다”
    사회적 참사 특별법 촉구 국회 농성
        2017년 11월 23일 04:2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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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선체를 수색해온 해양수산부가 미수습자들의 영결식을 하루 앞둔 지난 17일 손목뼈로 추정되는 뼈 1점을 수습하고도 이를 은폐한 배경에 추가 수색 여론이 형성될 것을 우려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은 “해수부의 전반적인 인적 청산과 조직개편만이 이 문제를 근본적인 해결할 수 있다”고 촉구했다.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4.16연대,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와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2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세월호 희생자 유해 은폐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회견에 참석한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김영춘 해수부 장관에게 해수부 내에 남아 있는 박근혜 정부 시절부터 근무하면서 인양을 지연하고 특조위 조사를 방해했던 사람들에 대한 인적 청산과 조직개편을 요구했다. 그러나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그 결과 결국 똑같은 사람들에 의해 전혀 이해할 수도 없고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자행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유 집행위원장은 “해수부 장관과 당사자인 김현태 현장수습본부 부본부장에 대한 인사조치가 이뤄졌지만, 김현태 부본부장 한 사람의 징계로 끝날 일 아니다”라며 “전반적인 인적 청산과 조직개편만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월호 희생자 가족에 대한) 진정한 사과는 이후에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분명한 대응 방안을 밝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성욱 선체인양분과장도 “정부는 왜 (유해가 발견된 사실을) 공유하지 않았나. 더 이상 해수부와 정부는 미수습자 수습을 원치 않았던 것 아닌가. 유해가 나와서 다시 수습하는 상황이 될까봐 두려웠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분과장은 “뼈 한 조각 찾겠다고 3년 넘게 버텨온 가족들은 해수부만 믿고 끝까지 기다렸다. 해수부는 그런 이들의 사람의 마음에 다시 한 번 비수를 꽂았다”며 “이번 사태를 용인한 해수부를 절대 용서할 수 없다. 관련자에 대한 책임을 묻고 법적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 또한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은) 유해 한 조각 없는 입관식을 했는데 해수부는 그 소중한 유골을 찾고도 은폐하는 만행, 악행을 저질렀다”고 질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세월호 유해 은폐와 관련해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미수습자 수습은 유족들만의 문제가 아닌 온 국민의 염원인데 이렇게 안일한 대응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책임을 묻고 유가족과 국민들께 한점 의혹 없이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김영춘 해수부 장관도 이날 밤 사과문을 내고 “이번 일로 다시 한 번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된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분들과 유가족분들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해당 책임자를 보직 해임한 후 본부대기 조치하고 감사관실을 통해 관련 조치가 지연된 부분에 대해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23일 공식 사과 브리핑을 냈다. 제윤경 원내대변인은 서면으로 “참으로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며 “세월호 참사 유족들과 국민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고 했다.

    제 원내대변인은 “이낙연 총리와 김영춘 해수부 장관도 변명의 여지가 없는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공개사과하고 철저한 진상규명을 약속했다”면서 “더불어민주당 역시 해당 내용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진상이 제대로 밝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야당들은 일제히 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김영춘 장관 사퇴 요구까지 나온다.

    이행자 국민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세월호 미수습자의 유골 추가 발견 은폐사건에 대해 장관이 입장을 발표하고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유감을 표시하는 선에서 끝내려고 한다면 책임정치가 아니다”라며 “먼저 주무장관인 해수부 장관이 자리를 물러나고 책임소재를 분명히 가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에서 “유가족들에게 어떻게 이렇게 또 다시 가슴에 대못질을 할 수 있느냐”며 “정권을 교체하고 각 기관들의 수장을 모두 바꿨지만, 그 안의 내용물은 박근혜 정권과 달라진 게 없다는 일각의 한탄이 피부로 절실하게 느껴진다”고 비판했다.

    최 대변인은 “정부 당국은 신속하고 정확한 진상조사로 관계자 전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며 “유가족의 마음을 위로할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책임자 처벌과 유가족에 대한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유의동 바른정당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이 정부가 정말 사람이 중심이라는 정부가 맞긴 한 건가. 대통령이 나서 국민 앞에 사죄하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자유한국당도 “국가의 도리는커녕 인간의 도리도 다 하지 못하는 문재인 정권에 분노할 수밖에 없다”고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장제원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충격을 넘어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라며 “정부는 이 엄청난 사건에 대해 마치 제3자인 냥 유체이탈 화법으로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신속, 정확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국민들이 용서할 때까지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자를 엄중히 문책해야한다. 관리 감독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김영춘 장관의 해임을 요구한다”고 했다.

    그러나 ‘엄중 문책’, ‘진상규명’, ‘김영춘 해임’ 등을 요구하는 자유한국당에 대해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자유한국당은 그 더러운 입에 ‘세월호’의 ‘세’자도 담지 말라”며 “진상조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피해자들을 끊임없이 모독한 너희들이 감히 유해발견 은폐를 한 자를 문책하고 진상규명을 하고 사과하라고 말할 자격이 있느냐”고 비판했다.

    특별법안 입장 및 세월호참사 유해 은폐 규탄 회견(사진=미디어오늘 이치열)

    한편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들은 국회 농성에 돌입했다.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 표결이 예정된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사회적 참사 특별법) 때문이다. 사회적 참사 특별법은 특조위 2기 설립의 근거가 된다.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여야 간 협상 과정에서 전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법안이 흘러가고 있다”며 “특조위 기간 축소, 특조위가 특검을 요청하면 국회는 자동으로 본회의 상정해서 특검을 가동하는 조항의 폐지 요구, 특조위원 9명 중 6명 이상이 선임될 경우 즉각 특조위 가동이 가능하게 하는 별도의 부칙 폐지 요구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주장은 당연히 자유한국당의 주장이다. 국민의당 역시 그와 마찬가지의 입장을 가지고 있다”며 “농성 시작 이유는 피해자들이 요구하는 수정 대안이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합의로 본회의에 상정되도록 요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찬호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대표도 회견에서 “전국에 흩어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피해자 구제법 만들어 달라고 지난 6년간 달려왔다. 하지만 그마저도 자유한국당의 방해로 20대 국회에서 겨우 반 쪽 짜리 법안으로 처리됐다”며 “그리고 다시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됐지만 자유한국당이 환노위에서 반대해 본회의에 상정도 되지 못하고 있다. 사람 목숨 살리는 이런 법 자체도 상정 가로막는 게 말이 되나”라고 비판했다.

    강 대표는 “결과적으로 제대로 진상을 묻지 않았고 책임 묻는 과정이 없었기 때문에 사람 살리는 법안도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제 마지막 보루인 사회적 참사법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 사회적 참사법은 피해자의 염원이 담긴 법안이지 정쟁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올바른 방향의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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