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당 의원총회 후
    통합론 둘러싸고 당내 노선 갈등 여전
    박지원 "당, 회사 사장처럼 혼자 끌고 가는 거 아냐"
        2017년 11월 22일 01:0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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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당이 전날인 21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바른정당과 통합 여부를 놓고 끝장토론을 벌였지만 별 소득도 없이 당내 분란만 더 커진 상황이 됐다. 안철수 대표는 “지지율 제2당으로 올라설 수 있다”는 주장을 내세우며 통합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박지원 전 대표는 이러한 안 대표의 주장을 “구상유취한 얘기”라고 맞받으며 “평화개혁연대 가입의 문을 열어놓겠다”며 비안계 세력규합을 본격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날 의총에는 의원 40명 중 35명이 참석해 바른정당과 정책연대를 우선 진행한다는 정도로 결론을 냈다.

    김경진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 후 브리핑에서 “국민들이 만들어준 소중한 다당제를 유지하기 위해서, 이 통합 논의가 당의 분열의 원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의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이어 “바른정당과 정책연대는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정책연대 등을 통해 바른정당과 신뢰를 구축해가고, 신뢰를 기반으로 선거연대 등 진전된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기자들이 ‘지난 의총 결론과 다른 게 없다’고 묻자 김 원내대변인은 “(정책연대를 통해) 신뢰를 구축하는 게 전제조건이기 때문에 선거연대에 대해서는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보면 된다”고 답했다.

    이런 결론을 보면 당내 선거연대는 물론 나아가 통합에 부정적인 기류가 다수였던 것을 알 수 있다.

    통합에 반대하는 호남 중진 의원이 중심이 되는 평화개혁연대를 이끌고 있는 정동영 의원은 22일 오전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선거연대는 선거가 임박했을 때 검토될 수 있는 것이지 지금은 아예 꺼낼 필요조차 없는 얘기”라며 “지금 선거연대를 굳이 얘기하는 것은 통합 밀어붙이기의 징검다리”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안철수 대표는 통합을 반드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고 있어 당내 분란은 더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 대표는 의총 모두발언에서 “지지율 제2당으로 올라서기 위해 바른정당과 통합이 최선의 선택,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이후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이번 지방선거를 치르기 위해서 통합이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이라며 “곧이어 지역위원장들도 만나고 당원들과의 만남도 가질 것”이라며 당내 이견에도 통합 추진 의지를 꺾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안 대표의 통합 추진에 대해 ‘저능아’라고 맹비판했던 박지원 전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안 대표가 통합과 관련해 말바꾸기를 하는 것에 사과를 요구했다고 한다. 중진의원 등과 오찬 자리에선 ‘통합을 얘기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다음날 돼선 다시 통합의 필요성을 주장한다는 것이다. 안 대표는 이에 대해 별다른 대꾸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반대파 측은 안 대표의 리더십에 상당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당내에도 이런 견해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전 대표는 22일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안 대표가 통합논란에 책임을 지고 당대표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엔 “어제 사퇴를 요구하는 의원들이 많았다. 특히 ‘우리 당이 안 되고 있는 것은 안철수 대표의 리더십 문제’라며 리더십 문제에 대한 엄청난 비난이 쏟아져서 제 얼굴이 화끈거렸다”고 전했다.

    박 전 대표는 “안 대표는 자기가 생각한 것은 밀고 가는 추진력도 있고 고집도 있다. 그런 것이 좋을 때도 있지만 정당은 개인 회사가 아니다”라며 “정당은 무엇보다 중요한 게 현역 국회의원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가느냐가 중요하다. 집단지성이 발휘돼야 하는 것이지, 자기 혼자 회사 사장처럼 끌고 간다고 해서 따라가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안 대표의 리더십 부족 문제를 비판한 것이다.

    그는 또한 “지금은 ‘문재인 시간’이다. 적폐청산을 잘하고 있으면 박수쳐 주고, (정책 대안을 준비하며) 우리가 끌고 가면 되는 건데, 국정감사 앞두고 ‘시도위원장, 지역위원장 총사퇴해라’ 해서 파동을 불러일으키고 이제 또 중요한 예산국회 때 통합, 연대 부르짖어서 파토만 내고 있다”며 “새로운 일을 추진할 수 있는 것도 당 대표이지만, 이렇게 절대 다수의 의원들이 반대한다고 하면 추진하지 않는 거둬들이는 것도 더 큰 용기 있는 리더십이다. 그런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동영 의원 역시 “당대표가 맨 앞자리에 앉아 있는데 불과 2~3m 앞에서 초재선 의원들을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안 대표의 소통 능력, 신뢰의 문제(를 지적했다). ‘(통합에 관해) 오늘 한 말과 어제 한 말이 다르면 어떤 말을 믿어야 하는가’ 하는 것을 직접적으로 비판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그런 장면들이 많이 노출이 됐다”며 “‘지도자의 말이 신뢰를 잃으면 어떻게 당을 끌어가겠는가’ 하는 것이 어제 공통적으로 지적된 문제였다”고 전했다.

    이어 “당으로서는 소통과 신뢰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헤매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른정당과 통합해야만 지지율 제2당으로 올라설 수 있다’는 안 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도 박 전 대표는 “의석수 확보는 무척 중요하다”면서도 “(안 대표의 주장은) ‘여론조사를 해보면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통합하면 20몇 퍼센트가 나와서 자유한국당보다 지지율이 더 높게 나온다. 당장에 2등으로 올라간다’는 것이다. 괴상한 논리이고,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은 구상유취한 얘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여론조사 결과로 얘기한다고 하면 5%, 4% 나오는 국민의당은 현재 존재 가치가 없는 정당”이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도 “정당과 정치는 정체성, 신념과 철학이 중요하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은 탄생 배경이 다르고 정체성도 다르다”며 “이러한 인위적인 이합집산이 국민들께 감동을 줄 수 있겠나. (통합을 하면) 지지율이 올라간다는 것도 허수이고 상식적인 판단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통합반대파는 비안계 세력 규합을 위한 평화개혁연대를 본격 가동하고 노선 투쟁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분당에 관해선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박 전 대표는 “그러니까 안철수 대표가 지금 어제 사실상 통합 논의를 중단하기로 했는데도 계속 하겠다고 하면 우리는 평화개혁연대를 계속 하고 원내 의원들 서명은 물론 몇몇 의원들과 상의를 해서 원외 위원장들에게도 평화개혁연대의 가입을 문을 열어놓겠다”고 했다.

    다만 분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엔 “안철수 대표 한 사람만의 리더십인데…원내의 3분의 2 이상의 의원들이 통합은 안 된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정 의원은 “안 대표는 계속해서 (통합을) 밀어붙일 것”이라며 “어제 40명 의원 전원에게 ‘평화개혁연대’를 통해 안철수 대표 개인을 믿고 따라갈 것이 아니라 우리가 당의 정체성을 지키고, 평화주의, 개혁주의라는 노선을 가지고 정치를 하자는 제안을 했다. 오늘부터 의원들을 차근차근 만나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 통합보다는 연대 우선

    국민의당이 통합을 놓고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바른정당은 ‘통합 보단 연대’라는 입장이다.

    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유승민 대표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지도부 다수는 (국민의당과) 합당론자가 아니라 연대론자”라며 “저희들이 원하는 선거연대가 합당을 전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 최고위원은 “안철수 대표는 합당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 문제는 바른정당 지도부는 ‘아직 합당은 너무 이르다’는 입장”이라며 “안철수 대표 쪽에서는 여론조사를 해보니까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합당을 할 경우 지지율이 20%까지 나와서 2당이 된다고 하는데 그것은 지금처럼 반대가 극심하지 않은 상황을 전제로 한 것이지, 지금처럼 내란 상태로 간다면 그런 지지율은 나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바른정당이 통합에 소극적임에도 안 대표가 분당이라는 위험까지 감수하며 바른정당과 통합을 추진하는 배경을 놓고 여러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정동영 의원은 “본인의 위기감의 발로”라며 “당대표에 무리하게 출마한 명분이 ‘내가 나오지 않으면 지지율이 안 올라서 두 달이 지나면 당이 소멸한다’였다. 그런데 두 달이 아니라 3개월이 지났는데도 지지율이 오르지 않으니 출구를 찾아야 하는데, 그 출구를 잘못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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