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표결 앞두고,
국민의당 내부에서 격론
우원식, '야당의 역사적 결단' 호소
    2017년 09월 21일 12:2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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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위한 표결을 앞둔 21일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각각 가결과 부결을 목표로 호소와 결의를 다지는 등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캐스팅보터를 자처하는 국민의당을 추켜세우며 찬성표를 호소하는가 하면, 자유한국당은 종교적 가치관을 운운하며 부결을 위한 내부 결의를 다지고 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사법부의 독립을 위해) 야당의 대승적 결단은 필수적”이라며 “여소야대의 4당 체제라는 조건 속에서 야당의 협조 없이는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 없음을 정부여당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만인이 법 앞에 평등한 사법정의의 실현이 오직 야당의 선택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무엇보다 협력적 동반자 관계인 국민의당의 특별한 협조를 마음을 다해 요청한다”면서 “대한민국 사법 역사를 다시 쓸 국민의당 40분 의원님들의 역사적 결단을 기대한다”고 인준 동참을 거듭 호소했다.

그는 일각의 비판을 받고 있는 국민의당의 자유투표 방침과 관련해서도 “당내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국민의당의 선택을 존중하고 적극 환영한다”며 “대한민국 사법 역사를 다시 쓸 국민의당 40분 의원님들의 역사적 결단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바른정당에 대해선 “공정하며 상식적인 보수를 지향하는 바른정당을 건설적인 경쟁자이자 파트너라고 생각한다”고 했고, 자유한국당에는 “의원 개개인의 판단과 생각은 충분히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직 헌법과 양심에 따라 김명수 후보자가 사법개혁의 적임자인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반대 당론’을 정한 자유한국당은 한 명을 빼고 106명 의원 전원이 표결에 참석할 예정이다.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후 “오늘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한 분을 빼고 다 오시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며 “표결 직전 다시 모여 부결 의지를 다져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김명수 후보자가 가진 동성애, 동성혼, 소위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련된 잘못된 인식은 우리 사회에 보편적 법적 가치관 또 종교적 가치관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며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 또 독립성 또 국민의 법상식과 종교적 가치관 수호를 위해서 반드시 부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오늘 모든 국회의원은 어떤 정략적 계산도 배제하고 나라와 국민 그리고 헌정 수호를 위해 부결이라는 헌법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바른정당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김명수 후보자에 대한 반대 당론을 확정했다.

김세연 정책위의장은 의총 직후 브리핑을 통해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에 대해 당론으로 반대 입장을 채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바른정당은 당초 자율투표를 하기로 했으나, 이날 의총 참석자 3분의 2가 반대 입장을 내면서 당론으로 채택했다.

국민의당, 당론 채택 여부로 격론 벌어져

국민의당은 당론 채택 여부를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 안철수 대표 등 지도부는 자율투표 방침을 견지하고 있는 반면, 박지원·천정배 전 대표와 정동영 의원 등은 당의 입장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 대표는 “우리 당 의원 마흔 분의 현명한 판단을 믿는다”며 “사사로운 이해관계를 떠나 오로지 ‘독립적인 사법부를 수호할 수 있는 인물인지’라는 단 한 가지 높은 기준을 적용해서 판단해주시기를 바랄뿐”이라며 자율투표 방침을 고수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도 “다당제 시대에는 과거 양당제 하에서 관행처럼 굳어졌던 표 대결 식 구태정치는 막이 내렸다”며 “모든 인사 관련 인준투표는 국회법 제114조제2항에 따라 강제투표가 아닌 의원 자유투표로 결정해야 한다”고 정당성을 주장했다.

박지원 전 대표 등은 찬성 당론을 채택해야 한다고 지도부를 설득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이 의총에서 토론해서 가결인가, 부결인가, 하는 우리 입장을 명확하게 정리하고 빠른 시간 내에 발표할 때 오히려 우리가 선도정당으로서 입장을 굳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20대 국회 개원 초 리딩 파티, 선도정당으로써 명확한 입장을 먼저 정리해 발표함으로써 우리가 정국을 이끄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우리는 최근 들어서 항상 결정이 늦고 뒤따라가기 때문에 늘 ‘2중대당’이라는 멍에를 벗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자율투표를 강행하는 지도부의 방침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읽힌다.

특히 박 전 대표는 김 후보자에 대한 찬성당론 채택을 요구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김명수 후보자 청문회는 역대 어떤 청문회보다도 도덕성에 하자가 없었고, 사법부 서열 파괴 인사임에도 이 시대 당면한 사법개혁에 가장 필요한 인사라고 하는 평가에 대해서는 우리가 인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장 헌법소장을 재임명하면 국회인준을 해야 하고, 감사원장도 12월 말 임기가 만료되는 것으로 알고 있고, 국회 인준을 필요로 하는 헌법재판관, 대법관 임명도 많이 남아 있다”며 “김명수 후보자를 가결시켜주었는데도 만약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에 의해 협치가 부인된다고 해도 얼마든지 우리에게 카드는 있다”고 말했다.

정동영 의원은 당 지도부의 전략에 문제를 제기하며, 보다 분명하게 김 후보자 인준에 있어 찬성당론을 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자유투표를 원칙으로 하더라도 대법원장 인준 여부는 20대 국회의 최대의 결정 중의 하나다. 이러한 중대투표에 있어서 책임 있는 정당이 어떤 방향을 갖지 않는다는 것은 책임정치의 주체로서 문제가 있다”며 “다른 것은 몰라도 대법원장 인준투표에서 당이 일정한 방향성을 가지고 최소한 권고적 당론은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촛불혁명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그런데 촛불광장의 시민들이 원했던 재벌개혁, 검찰개혁, 헌법개혁, 아직 털끝하나 건드리지 못하고 있지 않나.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현안에 매몰돼 개헌이나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서 신경 쓸 여력이 없다고 실토했다”며 “그러면 김명수 대법원장 인준 이후 선거제도 개혁, 개헌국면은 국민의당이 확실하게 틀어쥐고 가야한다. 이것이 지도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 이 대목에서 자유투표로 의원들의 개개인의 소신과 양심에 맡긴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김 후보자 인준투표에 대해 “찬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당의 수장인 안 대표가 김 후보자에 대한 입장을 감추고 있는 것에도 비판이 제기됐다.

천정배 전 대표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사법부 수장을 정하는 이 중요 현안에 대해서 당의 최고 책임자로서 안철수 대표가 의견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 전 대표는 자율투표 방침에 대해서도 “결과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의원 개개인이 아닌, 당 전체에 내려지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며 “국민의당으로서도 정체성을 드러내서 당에 대한 국민적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당론을 분명히 정하는 게 책임 있는 자세”라고 강조했다.

노회찬 “자율투표, 무책임 정치의 전형”

김 후보자 인준에 찬성하는 정의당은 국민의당의 자율투표 방침에 대해 “낙마저울질”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 찬성표결을 압박하고 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상무위회의에서 “초록은 동색이 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논외로 하더라도, 국민의당이 당리당략에 골몰하며 ‘낙마 저울질’을 하고 있는 것은 민심에 대한 배반”이라며 “이렇게 하려고 지난 해 갖은 고초를 겪으며 함께 대통령을 탄핵했나”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당은 누구를 위한 캐스팅보트를 할 것인지 밝혀야 한다”며 “촛불혁명을 이룬 민심을 위한 보트(VOTE)인지, 자유한국당과 적폐세력과의 공존을 위한 보트인지 실험대 앞에 서있다. 이번 표결로 그 답은 드러나게 될 것이고 책임 또한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회찬 원내대표 또한 “이러한 중차대한 문제에 대해 당론을 정하지도 않는 것은 (반대당론을 정한 바른정당, 자유한국당보다) 더 큰 문제”라며 “책임정치를 말해온 안철수 대표와 지도부는 가 이번 김명수 대법원장 인준 표결까지 입장을 정하지 않겠다는 것은 말이 의원 개개인의 자유투표지, ‘무책임정치’의 전형”이라고 질타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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