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주 청년유니온 전략기획단장 ①
"청년에 대한 투자는 미래 투자"
    2012년 08월 24일 12:04 오후

Print Friendly

비례대표 경선의 부정부실 사태와 5.12 중앙위 폭력사태, 이석기 김재연 의원 제명 부결까지 분당 초읽기에 들어간 통합진보당에서 정파로 대표되지 않는 새로운 인물을 만나보았다. NL-PD 등 전통적인 운동진영의 정파 구도와는 약간 결을 달리하는 청년세대 운동의 한 흐름에서 활동하고 있는 통합진보당 청년비례 후보였던 조성주 청년유니온 전략기획단장을 만났다.
다소 생경했던 청년세대운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인지, 과거 전통적 학생운동이나 청년회 운동과는 무엇이 다른지, 또 그 운동이 왜 정당과 결합되어야 하고 특히 왜 진보정당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었다.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질문에 대해서도 솔직한 답변을 주었다. 인터뷰는 8월 23일 오후에 진행되었다.  두번에 나누어 게재한다. <편집자>

———————————————-

낡은 운동의 관성이 통합진보당 사태의 핵심
5.12 중앙위 폭력사태의 한대련 가담은 매우 상징적

장여진 : 청년들의 입장에서 현재의 통합진보당 사태의 핵심 원인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조성주 : 8~90년대식의 낡은 운동의 관성이 총체적으로 분출된 것이라 본다. 2008년 민주노동당 분당 때는 일심회 사건이라던가 대선 패배라든지 기존 NL-PD 대립 구도가 좀 더 강력했다면, 현재는 이걸 넘어선 기존의 낡은 관성에 대한 문제점이 더 두드러지게 드러난 것 같다.

예를 들면 5.12 중앙위 폭력사태를 바라보는 관점이다. 폭력을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질문에 과거 저항적 운동에 있던 사람들은 본인들의 폭력도 일종의 저항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

더 나아가 정치란 무엇인가도 고민이 들었다. 과거 ‘국민적 눈높이’라는 말이 운동진영 내에서 통용되던 말이 아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 말이 대중들에게 훨씬 더 설득력 있다. 그런데 다른 한쪽에서는 당원들의 눈높이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청년들 입장에서는 기존의 운동이나 진보정당 경험이 없기 때문에 낡은 관성이라는 점을 훨씬 더 강도있게 느끼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냉소와 동시에 분노도 훨신 더 깊은 것 같다.

장여진 : 기존의 운동을 경험하지 않은 청년 세대들이라고 표현하지만 한대련으로 대표되는 조직의 행태는 어떻게 봐야 하는가? 그들은 전혀 다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조성주 : 한대련의 행태에 사실 매우 곤혹스러웠다. 이것은 이렇게 평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자기 스스로 운동의 주체로 서지 못한 채 과거 논리와 관성에 끌려간 것이다. 그들이 중앙위 폭력사태의 선봉에 서는 걸 보면서 반성했다.

역설적으로 이런 반성도 해 본다. 2000년대 이후의 청년세대가 아직 운동 주체에 서지 못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또한 내가 만약 저들 정파 논리에 있었다면 나는 달랐을까라는 생각도 했다. 정파 논리에 얽매여 운동을 하게 되는 청년 세대들의 잘못된 모습이다.

그러니깐 이는 매우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가장 낡은 운동과 젊은 세대가 결합했을 때 어떤 모습이 보여지는지가 극명하게 드러난 사건이었고, 동시에 우리 청년세대 운동도 아직 성장하지 못했다는 것을 반증해주는 사례였다.

청년세대를 육성하는 것이 진보의 미래에 투자하는 것

 장여진 : 다소 지난 이야기지만, 청년비례 후보를 선출할 때 그 과정이 오디션 행태로 진행된 것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궁금하다. 정치와 청년이라는 것이 굉장히 소비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조성주 : 그런 문제 인식 있었다. 그렇다고 현실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청년세대가 자기 정치를 하지 못한 미진함도 있고 진보정당도 정년세대를 육성해야 했는데 그런 과정이 없었다.

지금까지는 정파조직이 그를 대신해왔던 거고 진보정당 자체 내에서는 그런 고민이 별로 없었다. 당시 청년세대가 이슈가 되었고 대응이 필요했던 건데 현실적인 판단에 근거해서 이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참가한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진보정당에서 청년정치인 리더십을 육성시키는 것이 전략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청년세대가 국회의원도 되고 지도부가 되기도 하고 최고위원도 되어야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조성주 청년유니온 전략기획단장(사진=장여진)

장여진 : 부문운동은 자기 주체와 대중적 기반을 가지고 대응해야 하는 건데, 아직 세력화도 되지 않은 이들이 정치적 지분을 요구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왜 진보정당이 청년세대를 육성해야하는 것인지에 대한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것 같다.

조성주 : 미래 세대에 대한 투자이다. 예를 들면 청년 세대라는 건 미래 세대라는 말이다. 그리고 각 세대들의 교체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면서 선순환되어야 하는데 현재 다음 세대는 준비되지도, 만들어지지도 않고 있다. 따라서 청년 세대와 관련해서는 진보정당의 전략적 투자라고 생각한다.

이는 진보정당 뿐만 아니라 여타 다른 운동이나 계급운동에도 다 적용된다고 본다. 그렇게 했어야 했던 걸 못하고 있는 것 뿐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사회에서 그나마 잘 유지되고 있는 노동운동도 다음 세대로 운동의 역량과 자신이 이어지는 문제에서는 취약하다.

그럼에도 최근의 흐름들은 긍정적이다. 그래서 청년유니온도 만들고 또 청년비례 후보로 출마했던 건 그런 식의 청년운동의 새로운 시도가 진보정치로 외화되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의 모델을 만들고 싶다. 아직 큰 파괴력은 아니더라도 그런 고민들을 가지고 있다.

장여진 : 현재 진보정당을 포함한 운동진영의 인물 고민 생각들이 낡고 구태의연해지고 있다는 것이 일시적인 문제라고 보는 것인지, 아니면 세대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것과 연관되었다고 보는지 궁금하다.

조성주: 세대간 순환 문제는 운동과 정치의 측면에서 모두 필요하다. 어떤 세력이 육성된다는 건 개인을 두고 봤을 때 활동가를 키우는 것이고, 집단을 육성한다면 집단적 힘을 갖는 과정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투자없이는 어렵다고 본다. 다음의 세대가 준비되고 성장해야 운동이 영속성을 가질 수 있다.

장여진 : 청년세대가 가지는 강점과 장점은 무엇인가?

조성주 : 젊은 세대가 할 수 있는 건 선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이야기를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래 지향적인 이야기에 훨씬 더 민감한 세대이기 때문에 신자유주의나 나쁜 조류에 휩쓸려갈 우려도 있고 지금까지도 젊은 세대가 부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간 것은 많지만 현재는 그것이 긍정적으로 방향으로 회복하는 과정이라 본다.

조직의 창의성이나 활력을 가장 많이 불어넣을 수 있는 세대이다. 기존 세대보다 덜 관성적이기도 하다. 현재 한국 사회라는 공간은 2-30대 청년세대를 경계로 경제나 예민한 복지 문제들에서 경계선이 형성되고 있다.

세대가 모든 걸 교체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사회적 구조적 모순이 세대를 경계로 나타나고 있다는 상황때문에 주목을 하고 있는 거다. 그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면 나중에는 세대 담론에서 청년세대가 특별한 집단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한 집단이 될 것이라 본다. 노동이나 농민운동 하듯이 똑같이 자연스러운 집단으로 형성될 것이다.

장여진 : 젊은 세대가 좀 더 미래지향적이고 창의적인 것이라는 것 이외에, 구체적으로 어떤 각론을 가지고 하나의 세력으로 성장할 수 있는것인가?

조성주 : 세대간 갈등이 없는 자연스러운 사회였다면 노동이나 농민운동 등의 영역에서 청년들 문제를 대변하는 형태로 갔을 것이다. 하지만 노동운동 세력은 청년들을 예비노동자로 보지 않는다. 한 가장의 고용안정 문제가 중심이 됐고 그런 관성과 생각이 지속되면서 세대간의 갭이 생긴 것이다.

청년 세대가 제기하는 핵심은 노동에 기반한 사회경제적 문제들이다. 세대 문제가 노동이라는 걸로 모두 치환되는 건 아니지만 사회경제적 요구로 충분히 범위를 확장시킬 수 있다고 본다. 그중 노동 문제가 중심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대간의 긴장관계가 진보진영의 실력 키울 수 있어

장여진 : 정말 궁금한 것 중 하나가, 청년세대 운동을 하는 이들이 나이가 들면 무슨 운동을 하게 되는 것인가? 중년 운동을 하게 되나?

조성주 : 지금까지 해왔던 역할들을 자연스럽게 다음 세대에 넘겨줘야 된다고 본다. 그게 순환이다. 지금은 여전히 4-50대들이 계속 쥐고 있는데 그걸 이제 좀 놔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여진 : 윗 세대들이 기득권이라고 생각하는건가?

조성주 : 진보진영에는 대체로 그런 현상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우리의 실력을 스스로 축적하지 못한 것에 대한 냉철한 반성이 먼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마냥 윗세대들을 꼰대나 기득권 취급하는 것만으로 답이 나오는 게 아니다. 냉소나 비아냥에 그치게 되는 것을 경계한다.

장여진 : 윗 세대들이 젊은 세대에게 바라는 것은 대체로 이런 것들이다. ‘젊으니깐 더 신선한 아이디를 내봐’, ‘너도 젊으니깐 젊은 세대를 조직하기 위해 뭐가 필요한지 말해봐’ 이런 식이다. 이렇게 가다보면 결국 젊은 세대가 하고자 했던 방향이나 목적이 윗세대들에게 소비만 될 우려를 없을까?

조성주 : 그건 새로운 아이템이나 아이디어를 젊은세대에게 요구하면서도 실권은 모두 윗세대들이 쥐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젊은 활동가들의 불만이 크다.

따라서 오히려 나에게 새로운 걸 요구한다면 그 사업을 진행하는 것에 대한 실무적 권한을 달라고 해야 한다. 권한을 가지고 일을 주체적으로 해보지 않았는데 어떻게 우리가 클 수 있겠는가. 그러한 경험을 우리 스스로 축적하지 못한 건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 하지만 때로는 젊으니깐 무조건 새로운 걸 요구하는 것은 폭력적일 수 있다고 본다.

장여진 : 실무적 권한을 달라고 했는데 아직 경험도 없고 검증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실권을 줄 수 있을까? 정치든 운동이든 좋은 의도와 계획을 가지고 좋은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것인데, 무작정 패기를 가지고 덤빌 수 있는 그런 가벼운 것들은 아니지 않나?

조성주 : 그렇기 때문에 긴장감을 가져야 한다. 투자는 리스크를 가지는 것이고 리스크가 있는 만큼 미래에 성장과 발전이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성 세대는 투자에 미숙하고 인색했다. 역시 나같은 기존의 청년 세대들도 우리가 직접 역량을 키우지 않고 기성세대에게 기대어 왔던 문제가 있었다. 선배들이 하자는 대로 그대로 하면 되겠지 라는 안이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즉 도전하지 않는 청년 세대와 기성세대 사이에는 긴장 관계가 없었던 것 같다. 이런 비유가 부적절할지 모르겠지만 기업은 긴장 관계를 갖는다. 팀 체계라던가, 성과급 제도 등 모든 사람들간의 긴장관계를 통해 발전하려고 한다.

마찬가지로 운동사회도 노련한 경험과 안정을 이유로 젊은 세대의 도전을 받지 않거나 젊은 세대가 도전하지 않고 선배의 말에 복종만하는 그런 긴장 없는 관계에서는 발전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거대담론보다 고통받는 내 옆의 동료의 구체적 삶 개선하고 싶어

장여진 : 과거 어떤 학생운동을 했고, 어떤 계기로 청년세대 담론을 주장하고 실천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조성주 : 97학번으로 입학했었고 한총련이 한창일 때였다. 풍물패에 가입했고 대체로 그렇듯 선배들이 NL쪽이었다. 자연스레 선배들 따라 정의롭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했고 함께 활동했다.

그러다 2000년에 군대를 갔다가 2002년 9월에 제대했는데 나와 보니 진보정당이 만들어져있더라. 그때 민주노동당에 입당했다.

개인적으로는 2003년 1학기에 복학했는데 이전과 많이 달라져있더라. 가장 큰 문제 의식은 후배들이 너무 힘들게 살고 있다는 것이었다. 등록금 빚도 몇 천만원 대였고 취업 전쟁도 그때부터 본격화됐다. 군대 가기 전에는 학점 경쟁이라는게 없었다.

나는 학점이 2.0이 안된다. 근데 복학하니 정말 치열하게 경쟁하는 걸 목격했다.

그때 고민을 많이 했다.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 활동을 했는데 맨날 통일, 노동해방 이야기만 하고 정작 내 주변에 있는 동료들의 삶에 대해서 왜 우리가 해결해주지 않는 것인지, 그래서 결심한 것인 그런 문제만큼은 앞으로의 내 운동의 테마로 갖겠다고 결심했다.

등록금 문제, 청년실업, 학벌철폐 같은 운동을 테마로 가져갔고 나름 열심히 등록금 문제 같은 것을 파헤쳤다.

그러다 2005년 최순영 의원실에 근무하던 홍은광 보좌관이랑 학자금 이자 지원 공동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당시 7%대인 이자를 4%대로 낮추는 정책을 만드는 일을 같이 했다. 그 뒤 홍은광씨가 지방선거에 출마하게 되면서 공석이 되었던 최순영 의원의 보좌관 역할을 내가 대신 맡고 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3-4개월간의 보좌관 생활에서 정말 많이 바뀌었다. 정책과 의제는 어떻게 만들어내고 법안은 어떻게 만들고 적용되어야 하는지, 정치가 하는 일을 처음으로 접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그 때 운동에서 정치로 고민이 이동됐고, 민족해방같은 거대담론에서 구체적인 정책으로 삶을 바꾸고자 하는 진보정당운동이라는 걸 제대로 해보고자 했다. 인생의 전환기였다.

등록금 문제는 처음 교수노조에서 ‘등록금 후불제’를 제기했었다. 당시 그 정책이 가장 현실적일 것이라 생각했다. 한대련도 섭외하고 학생운동 단위들과 네트워킹도 하면서 보람도 느꼈다.

당시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의 정책 담당이 지금의 김재연 의원인데 등록금 문제에 대해서 초기에는 좀 회의적인 반응이었다가 나중에는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도 했다.

그러다 2008년 3월 등록금 문제가 사회적으로 크게 터지면서 이제는 내가 더이상 나서지 않아도 그 투쟁은 일정 정도 되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고, 이젠 청년실업 문제를 해보겠다고 생각했다.

당시 홍희덕 의원실에서 2년간 일했는데, 정책이나 법률 문제는 어떻게 해야할지 잘 알고 있었는데, 운동으로 조직하지는 못했다. 청년들이 나서지 않으니깐 막막했다. 등록금 투쟁은 형식적으로나마 매년 하기도 하지만, 실업자 청년들은 모두 도서관에만 있었다.

그때 의원실에 세미나 강사로 온 현재의 은수미 의원이 일본에 ‘수도권 청년유니온’이라는게 있다고 말해주었다. 그 때 무릎을 치며 한국에도 만들어야겠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홍희덕 의원에게 일본과 같은 청년노조를 만들고 싶다고 양해를 구하자 흔쾌히 허락해주며 보좌관 일과 청년들을 만나가는 작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줬다.

그때 전국을 돌아다니며 청년활동가들을 만났고 2010년 3월 50명으로 출발했다. 그리고 현재 650명 정도로 늘었다.<계속>

필자소개
레디앙
레디앙 편집국입니다. 기사제보 및 문의사항은 webmaster@redian.org 로 보내주십시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