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준비되어 있다.
정부와 인천공항공사는 어떤가?
[인천공항④] 또 하나의 '작은 공단’ 인천공항 노동자
    2017년 08월 22일 10:3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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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회의 글 [인천공항③] 공공성·통합성·책임성

4~5만명 추측…실태 파악 없었다

인천 남동공단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10만 명이라고 한다. (인천 남동구청 홈페이지) 인천공항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추산컨대 4~5만 명이라고 예상한다. 물론 추측일 뿐이다.

지자체로 하면 인천시가 관할해야 하지만 인천시가 인천공항 개항 18년 차가 되는 현재까지 인천공항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현황 파악을 했다는 소식은 들어본 적 없다. 작은 공단 규모의 노동자 밀집 지역인데 그렇다.

우리 지부는 공공운수노조가 전략조직 사업장으로 선정한 2009년부터 인천공항에 모든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노동상담을 진행해 왔다.

지부가 그동안 상담했던 노동자들 업무 유형, 근무형태, 처우는 말 그대로 천차만별이다.

2017년 8월 현재 인천공항 노동자 규모별 분포

인천공항공사 산하에서 일하는 7500명 노동자와 공항공사 정규직 노동자 약 1500명을 제외한 노동자들 즉, 일반 민간기업 소속으로 일하는 노동자들을 약 4만 명으로 잡으면 분포표는 위 그림과 비슷해진다.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노동자들은 말 그대로 공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을 말하고 우리 인천공항지역지부 조합원들이 있는 인천공항공사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들이 ‘공사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들’이다.

민간기업 소속 노동자들은 누구를 말할까? 약 3~4만 명으로 추산되는 이 노동자들은 주로 각종 항공사 소속 하청업체, 면세점 하청업체, 각종 식음료 판매점 하청업체, 물류업체 소속 하청업체, 여행사, 통신사 등 다양하다.

또 민간기업은 아니고 법무부, 검역원, 세관 등 공공기관 하청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도 많다.

항공사 소속 노동자들 중 조종사, 승무원, 출국 수속 담당 노동자들은 항공사에 직접 고용된 경우가 많다.

그 외에 대부분 노동자들은 각 민간기업이 다시 하청을 준 업체 소속이 대부분이다. 항공기 청소, 면세점 판매, 식음료 조리/판매, 물류업체 경비/시설유지관리/환경미화/ 소속 업체 노동자들은 대부분 하청 노동자들이다.

노동상담 통해 본 인천공항 미조직 노동자 현실은… 세관 노동자 사례

노동상담을 통해 본 인천공항공사를 제외한 다른 원청(민간기업, 공공기관)을 둔 노동자들의 노동실태는 참혹하다. 임금 체불, 부당해고, 쪼개기 계약, 산재 미처리, 인격모독 등 다양하다.

우리 조합원 대부분이 있는 인천공항공사 산하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들 처우가 열악했는데 노조도 없고 잘 알려지지 않은 노동자들 상태는 말해 무엇 하겠는가.

여론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사례는 2011년 세관 전자태그 부착 업무를 담당하던 업체가 노동자들을 2011년 12월 31일 밤에 문자로 전원 해고한 사례였다.

대기시간 임금체불 문제로 처음 지부를 찾아온 세관 전자태그 부착 노동자들은 인천공항세관이 원청이었다. 수하물 검사를 진행하는 인천공항세관 원청이 수하물 각각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고 나면 위험물이나 각종 분류 방침에 따라서 수하물을 분류한다. 이때 자동 분류가 가능하도록 각 수하물에 전자태그를 부착하는 업무가 이들 노동자들이 하는 업무였다.

비행기가 들어오면 시간에 상관없이 업무를 해야 하고 다양한 이유에서 비행기 도착 스케줄 변경이 잦다 보니 대기시간이 길었다. 인천공항세관과 하청업체는 대기시간 임금을 산정하지 않고 있었다.

처음 이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서 지부를 찾아온 것이 2011년 초반이었다. 체불임금 진정을 제기했다.(대기시간 체불 진정에 대해서 당시 해당 노동지청은 장장 9개월을 지연하다가 기각 판정을 내렸다. 1년 단위 계약하는 노동자들에게 9개월 사건 지연은 교섭을 불리하게 할 수밖에 없는 치명적 약점으로 작용했다)

지부는 약 30명 정도인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노조 가입을 홍보했고 지속적으로 교육을 진행했다. 대부분 50~60대 남성 노동자들이었다.

그런데 2011년 연말이 다가왔고 대부분 지부에 가입한 상태에서 새로 1년 사업권을 따낸 업체가 개별 면접을 보겠다고 했다. 이례적인 일이었다. 노동자들을 선별해서 해고하려는 개별 면접을 거부하기로 했다. 그 후 2011년 12월 31일 문자로 조합원 전원이 해고를 당했다.

2011년 12월 31일 밤 문자해고… 이름만 바꿔 계약 따고 있는 하청업체

알고 보니 이 업체는 계속 업체명만 바꿔서 입찰에 응하고 있었다. 조달청이나 인천공항세관은 이런 편법을 못 잡은 것인지, 안 잡은 것인지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왜냐면 지부에서 법인등기부 등본만 발급해 봐도 알 수 있는 내용을 공공기관이 세금으로 운영하면서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했기 때문이다.

해고 투쟁 당시 과거 하청업체와 신규 하청업체가 이름만 다를 뿐 경영진이 같다는 지적에 업체 사장이 답변하고 있다

결국, 세관 노동자들은 전원 원직 복직했다. 심지어 인천공항세관은 향후 업체 변경 과정에서 노동자들을 고용 승계하겠다는 합의서에 지부와 함께 서명하기도 했다.

그 후 세관 노동자들은 지부 산하에 분회를 만들어 지금까지 지부 소속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인천공항에서 이런 불법, 편법으로 노동자들을 괴롭히는 사례를 지부 노동상담만으로 파악하기는 불가능하다. 왜냐면 지부에 상담을 의뢰하기 전에 정보가 없거나 사측 말만 믿고 포기한 수많은 사례들을 계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징계위원회를 열었는데 남성 사측 관리자들만 있는 자리에서 여성 노동자에게 신체사이즈를 물었던 사례, 일하다 다친 노동자가 ‘산재 대신 실업급여를 받게 해주겠다’는 사측 말에 오히려 ‘감사하다’며 산재 신청을 거부한 사례, 사정 생겨 하루 휴가를 신청했더니 3일치 일당을 내든지 사람을 직접 자기 돈으로 대근시키고 휴가가라고 했던 사례 등…

인천공항 1만명 정규직 전환.. 소외감 더 심해져…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인천공항이 그동안 노동권 사각지대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민간기업과 다른 공공기관 노동자들이 더 큰 소외감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새 정부가 들어서서 인천공항공사가 1만 명 정규직 전환을 선언한 것이다.

간혹, 내가 정규직 전환 대상이 아닌지 묻는 상담전화가 온다. 그리고 ‘인천공항공사가 원청이 아니면 이번 대상이 아니’라고 말하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다.

이들 노동자들이 느끼는 소외감에 대해서 우리 지부가 답을 해야 한다. 인천공항공사, 정부가 답을 해야 한다.

우리 지부는 지난 6월에 우리 지부의 정규직 전환 방안을 발표하면서 인천공항 수많은 민간기업, 공공기관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권이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인천공항 수만명 노동자 노동권 확대 사업.. 정부와 인천공항공사 같이 하자

“정규직 전환 인천공항 간접고용 노동자는 물론, 입주 공공기관, 민간기업 노동자들도 노동기본권이 지켜질 수 있도록 노동상담소 및 고충처리센터 운영, 노동인권 캠페인, 휴게실 설치 등 노동복지 사업을 노사가 함께 추진한다”

정부는 최근 근로자를 노동자로 변경하겠다고 했고, 부당노동행위 엄벌을 말한다. 대통령도 노조 가입을 촉구하고 있다. 이런 말들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이런 소식이 TV를 통해 나오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현장에서 그동안 억눌렸던 노동자들은 그 힘 관계를 몸과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권리를 눈으로 보여줘야 한다. 내 것으로 체험할 기회를 줘야 한다.

우리 지부는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상담 사례를 가지고 도움을 주고, 정부(혹은 인천시)와 공사가 대대적인 실태조사를 해야 한다. 또 ‘내가 누리지 못하고 있는 권리’가 무엇이 있는지 전파되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준비되어 있다. 정부, 인천공항공사는 어떤가?

필자소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정책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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