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술핵과 핵잠수함,
    북핵에 남쪽도 핵 대응?
    정치권서 '한반도 비핵화'는 찬밥
        2017년 08월 18일 04:4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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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핵 위협으로 인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자 정치권에선 전술핵 배치, 핵공유, 핵잠수함 등의 추가적 대북 제재 조치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 ‘핵’이라는 용어가 난무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0일 북한이 미국을 겨냥한 장거리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직후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로 괌 포위 사격 방안을 밝히면서다.

    자유한국당의 전술핵 배치 주장…실현 가능성 없는 안보 포퓰리즘

    자유한국당은 지난 16일 의원총회를 거쳐 전술핵 배치를 당론으로 정하고 ‘핵에는 핵’이라는 강대강 기조를 분명히 했다. 전술핵 배치는 홍준표 대표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다.

    정용기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의총 후 브리핑에서 “평화는 구걸하는 것이 아니라 일전불사의 단호함으로 지켜내는 것”이라며 “북한은 사실상의 핵 보유국이 되었고,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깨뜨린 것은 북한이다. 전술핵 배치를 통한 핵균형만이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킨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에는 이’고 ‘핵에는 핵’”이라며 “전술핵 배치는 명백히 북핵에 대한 억지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전술핵무기란 전략핵무기보다 폭발력과 사거리를 줄인 소형 핵무기를 뜻한다. 폭격기, 야포, 단거리 미사일 등을 이용하는 핵탄두나 핵 가방, 핵 지뢰 등을 포함한다. 냉전 기간 한국에는 주한미군의 전술핵이 배치돼 있었으나, 1991년 남북이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을 타결하면서 철수했고, 미국이 핵우산을 제공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자유한국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전술핵 배치는 2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정책의 비현실성과 핵경쟁 촉발 등이 그렇다. 정부여당을 압박해 보수 지지층을 결집해보겠다는 안보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우선 전술핵 배치가 실현되려면 핵확산금지조약(NPT) 등 한반도의 비핵화 원칙을 깨야 한다. 자유한국당도 이런 비판을 예상한 듯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깬 것은 북한”이라고 선공한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핵에는 핵’, ‘북한이 먼저 깼다’고 강변해봤자, 미국의 동의를 구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전술핵 배치는 현실적이지 못한 정책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책의 현실 가능성 때문에 당 내에서도 이견이 존재한다. 17일 <뉴스1>은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한반도 전술핵 배치에 대해서 미국이 동의하기 힘들다”며 “현실적으로 비핵화 원칙을 지키면서 한반도 근해에 있는 핵잠수함에 핵미사일을 탑재하는 게 훨씬 효용이 크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전술핵 배치 주장하면서 북핵 폐기 요구할 수 없어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우리 스스로 깨는 만큼 북한에도 핵 포기를 요구할 명분도 사라진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전술핵 배치는 북한의 핵 보유를 기정사실화하자는 자기모순에 빠지는 주장”이라며 “그렇다면 북한 핵 폐기는 무슨 근거로 주장할 수 있나. 북한을 이롭게 만드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북핵 위협을 막을 방안으로 배치한 전술핵이 오히려 한반도와 동북아의 핵 경쟁을 부추기고 현 상황보다 더 심각한 안보 위협이 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즉 전술핵 배치는 최종적으로 도달해야 하는 남북 평화와 비핵화라는 목표에 전혀 근접하지 않은 정책인 셈이다.

    자유한국당과 차별화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는 바른정당은 ‘핵공유’를 주장하고 있다. 핵공유 역시 지난 대선에서 바른정당 후보였던 유승민 의원이 안보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당 내 바른비전위원회는 지난 14일 ‘신(新)보수 안보·대북정책 연속토론회’를 열었다. 아직 당론 채택된 건 아니지만 바른비전위원회 위원장인 하태경 최고위원이 핵공유 당론 추진을 제안한 만큼 기정사실화된 것으로 보인다. 이혜훈 대표 역시 핵공유를 “바른정당 브랜드”라고 규정했다.

    핵공유는 전술핵 배치 전제

    핵공유 역시 자유한국당이 주장하는 전술핵 배치와 마찬가지로 ‘핵에는 핵’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기조를 띤다. 말 그대로 미국의 핵잠수함 등 핵무기를 함께 관리·사용하자는 것으로, 전술핵 배치와 같이 핵무기를 한반도에 들여오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바른정당의 설명이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당시 토론회에서 “자체 핵무장은 악수고 핵배치는 하수, 핵공유가 고수”라며 자유한국당이 주창하는 전술핵 배치는 현실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술핵 배치와 달리 핵공유는 미국과 핵을 함께 관리하고 사용에도 공동권을 갖는 것”이라고 설명, “2~3주 전쯤 이혜훈 대표가 핵공유를 당론으로 추진하자고 말해 구체적인 사안을 위해 토론회를 준비했다”며 조만간 당론 추진 가능성을 내비쳤다.

    문제는 바른정당이 당론으로 추진하려고 하는 한미 공동사용권을 갖는 ‘핵공유’는 전술핵 배치보다 더 현실 가능성이 떨어지는 대안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일부 전문가는 바른정당의 핵공유 정책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바보 같은 소리”라고 비판했다.

    대선과정에서 논란이 불거진 ‘NATO식 핵공유’는 유럽의 전폭기에 미국의 전술핵무기를 달고 투하하는 방식이다. 과거 동서냉전기 당시에 유럽에 최대 7천여기의 미국의 전술핵무기가 유럽에 배치됐었다.

    이처럼 핵공유라는 것의 전제는 전술핵 배치다.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지키는 선에서, 즉 미국의 핵무기만을 공유한다는 의미의 핵공유는 불가능할 뿐 아니라 과거에도 사례는 없었다. 전술핵 배치 없이 미국의 핵을 공유한다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또 핵공유가 전술핵 배치와 달리 미국과 함께 공동사용권을 갖는다는 주장도 과거 ‘NATO식 핵공유’도 미국의 철저한 관리와 승인 하에 사용될 수 있었던 점에서 맞지 않는다.

    핵잠수함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에 있어 대화를 강조했던 문재인 정부도 핵잠수함(원자력잠수함)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내건 안보정책이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16일 YTN ‘호준석의 뉴스인’에 출연해 “핵잠수함 도입 문제는 검토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전술핵 배치 등 자체 핵무장론이 나오는 것에 대해 “북한의 비핵화를 목표로 삼으면서 우리도 핵을 가지자고 하면 비핵화 명분이 약화되고 동북아시아의 핵무장 가속화를 촉진하지만 핵잠수함은 다르다”고 말했다.

    핵잠수함은 핵분열 방식의 원자로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잠수함이다. 최장 6개월간 장기 잠항이 가능해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위협에 대처할 수단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앞서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 “핵잠수함은 우리에게 필요한 시대가 됐고, 이를 위해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도 핵잠수함 추진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주장하는 핵추진 잠수함은 디젤 잠수함과 달리 원자력을 동력으로 하는 잠수함이다. 원자력 추진 잠수함은 5대 핵강국이 보유하고 있고 대부분 핵무기가 탑재돼있다.

    문제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이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국제적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현행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안은 4년 동안의 줄다리기 끝에 1974년 이후 40여년 만인 2015년 11월 25일 발효돼 시행중이다. 이 협정 제13조는 ‘폭발 또는 군사적 적용 금지’ 조항이다. 즉 핵물질의 군사적 이용을 금지하고 평화적 이용에 한정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핵추진 잠수함의 도입을 위해서는 ‘군사적’ 이용을 인정하는 협정 개정이 전제되는 것인데 미국과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동의를 얻기 어렵다.

    특히 일부에선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추진하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한반도 비핵화 원칙에 배치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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