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뱃값 인하 추진?
    후안무치, 자기모순의 자유한국당
    욕 먹더라도 정부 증세 정책과 대립각 세우려는 의도
        2017년 07월 26일 01:2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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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이 박근혜 정부 때 올린 담뱃값을 인하하겠다는 정책을 추진하기로 하자, 여야 정치권에선 일제히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자유한국당이 포퓰리즘 정당임을 선언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자유한국당은 당 정책위원회 차원에서 담뱃값을 인상 전 금액으로 도로 내리는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박근혜 정부가 국민 건강을 이유로 인상하고 2년6개월여 만이다. 개별소비세법과 지방세법, 국민건강증진법 등 관련 법안을 개정해 세금 2000원을 내리되 2년마다 물가인상분을 반영토록 하는 내용이다.

    담뱃값 인하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대선후보 당시에 공약으로 내놓은 바 있다.

    박근혜 정부와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은 국민건강을 이유로 담뱃세 인상 추진했다. 당초 담뱃세 인상이 예고됐을 당시에도 ‘서민 증세’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인상금액 2000원으론 금연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인상 초반엔 담배 소비가 줄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담배 소비량은 인상 전과 비슷해졌다. 기획재정부의 담뱃값 인상효과 분석자료에 따르면, 시행 첫해인 2015년 담배판매량은 전년 대비 23.7% 감소했지만, 7월부터는 평균수준을 회복했다. 세수는 10조 5000억 원까지 늘었다. 전년 대비 3조 6000억 원 증가한 액수였다. 결과적으로 금연효과는 없고 세수증대 효과만 가져와 ‘서민증세’라는 예상이 적중한 셈이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자유한국당과 새누리당의 전신이었던 한나라당이 야당 시절인 2005년, 한나라당은 노무현 정부가 담뱃값을 500원 인상하려고 하자 “정부의 담뱃값 인상 시도는 부족한 세수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반대하기도 했다. 그냥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야당일 때는 담뱃값 인상을 반대하고, 여당일 때는 인상을 실행하고 또 이제 야당이 되니 자신이 올렸던 인상액을 다시 되돌리는 걸 추진하는 게 자유한국당의 태도다.

    2년 전 여당일 때는 담뱃값 인상을 발표(위)하고 야당이 되니 담뱃값 인하 추진하는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이 ‘자기모순’이라는 정치권의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담뱃값 인하 정책을 들고 나온 데엔 당청이 추진하는 증세와 대결구도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추혜선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26일 오전 국회 브리핑에서 “자기모순도 이런 자기모순이 없다”고 비판했다.

    박근혜 정부의 담뱃값 인상 정책에 대해 “국민건강 증진이라는 목적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담배 판매량은 줄어들지 않았고, 결국 교묘하게 가격을 올려 서민들의 호주머니만 털어댄 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권을 잡았을 때는 나서서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신나게 털고, 정권이 바뀌니 선심 쓰듯 담뱃값을 내리자는 후안무치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이냐”고 질타했다.

    김세연 바른정당 정책위의장 또한 이날 오전 당 연석회의에서 자유한국당의 담뱃값 인하 추진에 대해 “한 마디로 코미디”라며 “네티즌들 사이에선 정치가 장난이냐는 반응이 나온다”고 비판했다.

    김 의장은 “새누리당이 국민 건강을 이유로 담뱃값을 인상한 게 엊그제 같은데, 스스로 다시 내린다는 건 자가당착”이라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국민 건강이 나빠져도 괜찮다는 소리냐”며 “문재인 정부 흔들기 수단으로 인하 안을 들고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보수정당은 미래 세대를 위한 재정건정성 수호를 사명으로 하는데, 한국당은 보수정당의 정체성을 버렸다. 극우정당에 마땅하다”며 “포퓰리즘 정당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또한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들이 내세웠던 담뱃세 인상 명분이 모두 거짓말이었음을 실토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세금 문제는 국민 생활에 민감한 문제인 만큼 정치권은 진중하고 정직한 자세로 세금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꼬집었다.

    담뱃값 인하 추진에 대해선 자유한국당 내에서도 비판이 제기된다. 장제원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자유한국당이 말할 입장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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