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러시아 혁명》외
        2017년 07월 22일 10:4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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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 H. 카 러시아 혁명>

    에드워드 H. 카 (지은이) | 유강은 (옮긴이) | 이데아

    H. 카의 불편부당하고 ‘수정같이 명료한’ 러시아 혁명사.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카의 유명한 묘사처럼, 카는 전쟁과 혁명으로 상징되는 20세기의 방대한 역사를 매우 냉철하고 ‘수정같이 명료하게’ 서술했다. 이 책은 카의 방대한 역사 서술의 한 부분이며, 카의 러시아 혁명사 연구의 정수이기도 하다.

    1917년에서 시작해서 1929년으로 끝나는 이 책의 서술은 혁명의 발발부터 전쟁과 내전, 전시공산주의, 신경제정책, 5개년 계획, 농업 집단화, 독재의 시작 등으로 이어지는 혁명 직후 10여 년의 기간을 다룬다. 혁명의 딜레마가 어떤 식으로든 처리되고 스탈린 독재의 기틀이 마련되면서 향후에 소련 체제가 나아갈 방향이 정해진 시점까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애초에 혁명이 추구했던 이상이 내전과 식량난, 경제적·사회적 압력이라는 소비에트 체제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장벽에 부딪히면서 전시공산주의와 신경제정책 등 혁명 전에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정책이 실행되는 과정을 카는 집요하게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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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vs 일본 태평양에서 맞붙다>

    이성주 (지은이) | 생각비행

    전쟁으로 보는 국제정치 시리즈 4권. 1941년 12월 진주만 기습으로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일본은 벼랑 끝을 향해 달리는 제동장치 고장난 기관차와 같았다. 메이지 유신 이후 청일전쟁, 러일전쟁, 제1차 세계대전에 이르기까지 많은 전쟁에서 승리하며 강대국 반열에 오른 일본은 누구와 싸워도 이길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정치 지도자는 물론 군부 장성들, 심지어 국민까지 이런 낙관주의에 빠진 채 폭주 기관차 에 올라탔다. 그 결과 1940년대 일본은 경제력은 물론 공업, 과학기술, 산업 잠재력, 인구, 영토, 자원, 정치 체제 등 객관적으로 모든 면에서 현격한 우위에 있던 강국인 미국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래서였을까? 노무라 주미 일본 대사가 선전포고문을 읽기도 전에 일본은 진주만에 어뢰와 폭탄을 떨어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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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시아 지식 네트워크와 근대 지식인>

    이화인문과학원 (지은이) | 소명출판

    동아시아 근대의 주체로서 지식인에 주목한 책. 이 책은 ‘지식인’을 중심에 놓고, 동아시아 지식장을 연결시키고, 새로운 담론을 생산한 지식인 간의 지역적, 물리적 교류는 물론 매체를 기반으로 한 문화적, 사상적, 학문적 교류와 그 영향력 등에 주목하고 있다. 이 책의 연구들은 동아시아 근대 지식의 생산 및 이동에서 근대 지식인의 사상과 철학, 문학 등의 상호 교류가 서구와는 다른 방식과 특성으로, 동아시아 지식장을 움직이는 중요한 동력이 되었음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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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고소설의 현장과 문화지형>

    유춘동 (지은이) | 보고사

    머리말

    제1부 고소설의 목록과 책판

    제2부 고소설의 이본과 판본

    제3부 소서설의 연구자와 수집가

    제4부 고소설의 상업출판물, 세책 고소설

    제5부 국내외 기관과 대학에 흩어진 고소설의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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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맛대로 살아라> – 틀에 박힌 레시피를 던져버린 재야 셰프, 전호용의 맛있는 인생잡설

    전호용 (지은이) | 북인더갭

    레시피를 던져버린 ‘재야 셰프’ 전호용의 에세이. 이른바 떠들썩한 먹방과 셰프의 시대에 맛이란 화려한 레시피에 달린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 나누는 관계에 좌우되는 것임을 그려낸 이 책에서 저자는 밥 주변을 서성이는 ‘B급 인생’들을 통해 우리가 점점 잃어가는 맛의 참된 의미를 하나하나 짚어내고 있다.

    저자 전호용은 학창시절 가출하여 ‘숙식제공’이 가능한 레스토랑에서 처음 요리를 배운 후 막노동판을 전전하며 조리사 자격증을 땄으며 술집 주방, 일식집, 분식집 등에서 세상의 온갖 요리를 섭렵한 독특한 이력의 셰프다. 서른일곱의 나이에 온갖 식재료에 담긴 비밀을 밝힌 <알고나 먹자>(2015)를 펴내 음식계를 깜짝 놀라게 했으며, 지난 2014년에는 1년 동안 야생에서 자기 손으로 거둬들인 음식만 먹고사는 과감한 실험을 감행하기도 했다.

    세상에 넘쳐나는 것이 맛집이요, TV만 켜면 나오는 게 먹방에다 유명 셰프인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하지만 이 풍요로운 맛의 시대에 우리는 뭔가 아쉬움을 느낀다. 어느 실직한 가장이 아내를 기다리며 끓여낸 소박한 김치찌개는 과연 그런 먹방의 어느 한자리에 끼어들 수 있을까? 혹시 지금 들끓는 요리 열풍에는 정작 중요한 맛의 맥락이 끊어진 것은 아닐까?

    전호용의 <네 맛대로 살아라>는 바로 이런 문제의식에서 비롯되었다. 맛이란 것 역시 공동체 내에서 사회적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 그런 맥락을 되찾지 못하면 요리란 그저 맛있고 보기 좋은 음식에 머물고 말 것이라는 진단에서 이 책은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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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고침 대한민국> – 촛불 개혁과 민주주의의 문을 열 키워드 70

    참여연대 (지은이) | 이매진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해 주권자들이 연 문이 촛불개혁의 성공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면서 참여연대가 갈무리한 국가 개혁과 새로운 민주주의의 청사진이다. 고위 공직자 청문회, ‘협치’를 둘러싼 정당들의 머리싸움, 청와대 캐비닛과 대통령 기록물, 최저임금과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등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는 쟁점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키워드들이 담겨 있다.

    3부와 9장에 걸쳐 대한민국의 핵심 개혁 과제 70개를 키워드로 정리하고, 통계와 쟁점 설명까지 깨알 팁을 덧붙였다. 참여연대의 모든 상근자와 전문가도 모자라 초청 글쓴이까지 40여 명이 참여했다(글쓴이 명단은 568쪽 참조). 2012년 대선에 즈음해 참여연대는 <고장 난 나라 수선합니다>를 낸 적이 있다. 비선 실세 국정 농단과 헬조선의 신음 속에서 길 잃은 ‘수선’ 제안들을 촛불개혁의 열망에 기대어 크게 고치고 많이 채웠다. 이제 대한민국은 찔끔찔끔 ‘수선’을 넘어 깔끔하게 ‘새로고침’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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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라인은 삼국 통일을 말하지 않았다>

    신형준 (지은이) | 학고재

    신라와 고구려, 백제 사람들이 남긴 모든 기록 유물의 전수 조사 보고서. 모든 한국사 교과서가 ‘신라의 삼국 통일’을 역사적 사실로 적고 있다. <신라인은 삼국 통일을 말하지 않았다>는 이렇게 교과서에 흔들리지 않는 사실로 각인된 ‘신라의 삼국 통일’에 근원적인 질문을 제기한다. 저자의 질문은 본질적이어서 더욱 도발적이다.

    신라인들은 왜 고구려 멸망은커녕 고구려와 제대로 대결조차 한 적 없는 태종 무열왕을 통일 군주로 꼽았을까? 신라인들은 삼국 통일이라는 표현을 거의 쓰지 않았다. 대부분 ‘삼한 통일’이라는 표현을 썼다. 신라인들은 왜 ‘삼한 통일’이라는 표현을 고집했을까? 그리고 신라인들은 왜 발해 건국, 그러니까 고구려 부활에 무관심했을까?

    저자는 이 질문에 대한 답도 본질적으로 찾았다. 신라인은 물론, 고구려인이나 백제인이 남긴 모든 기록 유물을 전수 조사한 것이다. 그 과정을 거쳐 ‘신라인 대부분은 신라가 삼국 통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사상 처음 논증했다.

    저자는 ‘신라인들의 통일관’을 살피기 위해 ①돌이나 토기 혹은 쇠붙이 등에 신라인이 직접 써서 남긴 모든 금석문, ②원효나 최치원 등 신라인의 글을 모은 문집, ③우리나라에 남은 고구려나 백제의 기록 유물은 물론 당나라로 건너간 고구려나 백제 유민의 묘지명, ④<삼국사기>와 <삼국유사>, 이렇게 네 가지 항목 자료를 전수 조사했다. 그 결과를 토대로 우리가 믿어온 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사실, 더 정확히 말하면 ‘사실이 아닐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드러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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