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중 관계의 돌파구 찾기
    [중국과 중국인] 러시아 인도 등
        2017년 07월 12일 09:2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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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개최된 2017년 G20 정상회담 기간에 문재인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처음으로 만났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 후 축하 전화 및 특사 파견 등을 통해 상대방의 의견을 탐색하기는 했지만, 지난해 사드 문제가 양국의 최고 현안으로 떠오른 이후 한국의 탄핵정국을 거쳐 양국의 최고 결정권자들이 처음으로 얼굴을 맞대고 최우선 현안문제들을 논의했다.

    결과는 이미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중국이 한국 주도의 대화와 교류를 통한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공감을 표시하기는 했지만 사드 배치에 대한 양국 견해 차이는 좁히기 쉽지 않음이 확인되었다.

    사드에 대한 중국(러시아 포함)의 입장 쉽게 변하기 어려워

    우선 미국이 자국에 대한 강력한 대항마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과 유럽 좀 더 구체적으로는 서유럽 국가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러시아에 대한 적극적 방어 또는 대응전략을 구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드 배치가 북한의 위협에 대한 한국 방어라는 한-미의 논리를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자국에 대한 직접적인 견제와 감시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중국, 특히 시진핑의 입장에서 보면 ‘사드 반대’는 집권 후 본인이 직접 언급할 정도로 동북아 전략균형에 대한 자신의 대표정책이다. 북한의 반발을 무릅쓰면서까지 중국 정부가 역대 한국 정부에 호적이었던 이유 역시 한국이 미국의 대중국 봉쇄정책에 참여하지 않을 것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의 다양한 압력에도 불구하고 보수적인 이명박 정부에서조차 미국의 MD체계에 직접적인 참여를 하지 않았던 이유도 바로 중국의 이런 입장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개인적인 친분관계를 과시하면서 가까운 척했던 박근혜 정부에게 뒤통수를 맞고 말았다.

    시진핑 본인이 앞장서서 주장했던 사드 배치 문제에서 한국에 허를 찔리면서 중국 정부 특히 시진핑으로서는 국내외적으로 상당한 체면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당 내에서 ‘핵심’이란 지위를 확보하고 예상보다 빠르게 권력을 강화하기는 했지만, 올 가을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제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시진핑에게 사드 배치의 현실화는 앞으로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동시에 중국이 인도와의 국경 분쟁, 남중국해 및 댜오위다오(钓鱼岛)에서 영해 분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군부의 발언권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 당 내부에서 보면 쟝쩌민 이후 군부의 정치적 발언권은 상대히 약화된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중국의 국력 강화와 미국과의 마찰이 강해질수록 군사안보 분야에서 군부의 발언권은 강해질 수밖에 없다.

    과거에야 당의 지도부가 모두 홍군 지도부 출신이었기 때문에 확실한 통제가 가능했지만, 개혁개방 이후의 지도부는 당과 국가의 최후 보루인 군대를 확실하게 통제할 수 있는 수단과 경험이 많지 않다(그나마 시진핑은 쟝쩌민이나 후진따오에 비하면 짧지 않은 군 경력을 갖고 있다.). 기껏해야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설 때마다 새로운 인물로 교체하고 인사를 통한 군심 달래기 그리고 당에 대한 충성교육 정도가 고작일 뿐이다.

    시진핑 개인의 자존심과 미국의 사드 배치를 중국에 대한 직접적인 견제로 이해하는 군부를 설득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다. 이 때문에 사드 문제는 현 상황에서 누가 나서더라도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장기적인 전망과 대책이 필요하다.

    미국과는 안보를, 중국과는 경제협력을 추구한다는 순진무구한 발상으로는 얽히고설킨 외교의 당면 과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 중국과의 관계는 한-중 간의 직접적인 대응과 대화로도 가능하지만 주변국들을 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러시아, 인도 그리고 베트남을 비롯한 아세안과의 관계 개선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러시아 인도 베트남 등의 관계 통해 접근 필요

    중-러 관계는 미국의 러시아에 대안 압박정책이 사라지기 전까지 또는 중국의 힘이 미국을 넘어서기 전까지는 좋을 수밖에 없다. 중-러 간의 국경문제는 미국이란 공동의 적에 비하면 사소할 뿐이다. 트럼프 집권기에 미-러 관계가 조금 개선될 수는 있겠지만 미국의 근본적인 대러 정책이 조정되지 않는 한 러시아는 중국과의 협력이 절대적이다. 중국에서 받을 수 있는 이익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푸틴의 러시아가 중국의 협력자로만 남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활용의 여지는 작지 않다. 특히 한반도 문제에서 중-러의 입장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인도가 지난 6월 중-러가 주도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에 가입했지만, 중국이 티베트를 강제 복속한 후 지속된 중-인 갈등은 해결이 쉽지 않다. 지난 6월 중-인-부탄 국경지역에서 발생한 중-인 간의 분쟁은 이미 한 달을 넘어서고 있다.

    인도 외교부는 과거 무력하게 물러섰던 인도가 아님을 공식적으로 천명했다. 상당기간 중-인 관계는 긴장 속에서의 부분적인 협력만이 가능할 것이다. 인도의 총인구는 곧 중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고 경제발전 역시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아세안의 맹주인 베트남 역시 인도와 마찬가지로 중국과 긴장 속의 협력을 추구하고 있다.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으면서 긴장과 협력을 유지하고 있는 이들 국가와의 외교안보 및 경제적인 협력 관계를 좀 더 강화하고 이를 대중관계에서의 지렛대로 활용할 필요도 있다. 특히 러시아나 인도는 이들 국가의 국제적 위상이나 역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러시아나 아세안에 특사를 파견한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다만 이런 조치가 일회성으로 끝나서는 안 되고 외교안보적 측면에서 미국과 중국이라는 초강대국과의 관계를 보완하고 절충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으로 인식하고 좀 더 강력하고 지속적인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사실 지금까지 한국의 외교안보 및 대외 무역정책이 미국과 중국에 지나치게 편중되면서 역으로 미-중에 스스로 얽매이는 상황을 연출하고 말았다. 한국의 외교안보 및 경제적 힘이 아무리 강해지더라도 미-중과 1:1로 대등한 입장에서 경쟁하기는 극히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미-중과 경쟁 및 갈등 관계에 있는 다른 국가들과의 외교안보 및 경제 분야의 협력 강화는 한국의 대미, 대중 관계를 풀어가는 데 최소한의 틈새를 제공해 줄 수 있다.

    필자소개
    중국의 현대정치를 전공한 연구자. 한국 진보정당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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