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국정원 정치개입 근절.
국내정보와 해외정보, 구분 어려워"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대단히 부적절했다"
    2017년 05월 29일 03:4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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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 국정원장 후보자가 “국내정보와 해외정보가 물리적으로 구분되기는 어렵다”며 국정원의 국내 정보수집 업무를 폐지하겠고 공약한 문재인 대통령과 견해 차이를 보였다.

서훈 후보자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국정원에서 “실질적으로 물리적으로나 장소적으로 국내정보와 해외정보를 구분하기 어려운 시대 속에 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정부와 입장 차이가 있다는 지적에 서 후보자는 “전혀 다른 것이 아니다”라면서 “대통령과 정부에서 반드시 없애야겠다는 것은 국내에서 벌어지는 선거 개입 행위나 민간인 사찰, 기관 사찰 등 이런 것은 반드시 근절해야겠다는 취지”라고 부인했다.

구체적인 국내 파트 폐지 입장에 대한 질문에 “국내에서 해서는 안 될 일이 있다. 그런 일을 하는 인원과 조직은 당연히 없어져야 한다. 일이 없어지면 조직은 없어지는 것”이라며 정치 개입 의혹이 불거진 조직을 없애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국정원이 해야 할 일이 많다. 사이버, 대테러, 방첩 등 그분들이 충분히 키워온 전문성을 활용할 많은 안보 영역이 있다”고 언급하며 여지를 남겼다.

또 국내 정보 수집 폐지에 따른 대공 수사력 약화 우려에는 “대공 수사력이 약화돼서는 안 된다. 약화는 용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 등이 반대하고 있는 사이버안보법 제정에 대해서도 “법 제정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죄 폐지에 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찬양·고무죄가 남용됐고 이제는 거의 적용되지 않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인사청문회 중인 서훈 국정원장 내정자(방송화면)

테러방지법에 관해선 “실정법으로 존재하고 있다. 국정원 입장에서 현존하는 법은 이행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여당과 일부 야당이 테러방지법 제정을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까지 했던 것에 대해선 “당시 우려했던 부분은 테러방지법을 통해 민간인 사찰과 기본권 침해 우려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라며 “국정원이 정치와 완전히 끊어진다는 확신과 인증을 받게 된다면 그런 우려도 많이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법 집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부작용이나 확대해석, 남용은 이행 과정에서 철저한 통제와 감시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 후보자는 국정원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청문회 시작 직후 발언에서 “국정원은 정권 비호 조직이 아니다. 국민으로부터 사랑받고 구성원 스스로가 자랑스러워하는 국가 정보기관으로 거듭나겠다”며 “앞으로 국정원은 국내 정치와 완전히 단절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원 댓글사건’ 등 국정원이 국내정치 개입한 의혹들에 대해선 “여러 가지 국가 차원의 물의가 있던 일에 대해서는 살펴봐야 한다. 사실관계는 한 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국정원 인사 개입과 국정원의 정치 관여가 맞물려 있다는 지적에는 “앞으로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제 입장에서는 수용하지 않겠다”며 “취임하면 직원 인사에 관한 어떤 이야기도 흘러나오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국정원 개혁 방안으로는 “취임하게 되면 실질적인 개혁위원회나 자문위원회를 구성하지 않을 수 없다. 원내뿐 아니라 원외에서 고언을 줄 수 있는 분들을 모시겠다”고 했다.

아울러 서 후보자는 남재준 전 국정원장 시절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에 대해서도 “대단히 부적절했다고 판단한다”면서 “시기적으로 남북뿐 아니라 정상회담은 국가 차원의 높은 비밀로 분류해 보관하는 게 상례이고 당연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한편 서 후보자는 “남북관계에 관한 질문에 대해 남북관계나 남북회담은 기본적으로 통일부의 책무”라며 “앞으로 어떤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국정원 본연의 임무나 본분에 맞는 추진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남북정상회담 추진에 대해 논의해본 적이 있느냐는 취지의 물음에는 “(당시 문 후보와) 남북정상회담은 필요하다고 논의한 적이 있다”면서 “구체적 방법을 이야기한 것은 없었고 ‘남북정상회담은 필요하다’는 정도(만 이야기했다)”라고 전했다.

다만 문 대통령 취임 후 남북정상회담 실무를 총괄 추진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아직 (국정원장) 후보자 입장에서 그런 지시는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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