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낙연 총리 후보 인사청문회
    자유한국당 또 '북한 주적론' 제기
    “기자 때 전두환에 ‘위대한 영도자’ 표현 부끄럽다”
        2017년 05월 24일 01:5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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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정부의 이낙연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24일 열린 가운데, 이날도 대선 과정에서도 논란이 일었던 ‘북한 주적론’이 자유한국당에 의해 다시 제기됐다.

    자유한국당, 또 ‘북 주적론’ 언급
    이낙연 “군사적으론 주요한 적이지만…총리는 군사만 생각할 순 없다”

    이 후보자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자신의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은 주적인가”라는 박명재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문에 “군사적으로는 주요한 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박 의원은 다시 이 후보자에게 “국방백서에는 북한이 적으로 돼 있다”고 재차 추궁했고, 이 후보자는 “군사적으로 보면 북한은 적이지만, 총리가 군사만 생각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국방백서는 2004년까지 북한을 ‘주적’이라고 명시했으나, 이후 이 표현에 문제가 많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2016년 국방백서에는 ‘적’이라는 표현이 사용되고 있다. 이는 대선 과정에서도 불거진 문제다. 대선 후보 TV토론회에서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북한 주적론’을 통해 사상검증을 하듯 문재인 후보를 공격해 논란이 됐었다.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불안한 안보관’ 프레임을 내걸고 공세를 펴왔던 만큼 사드 배치 찬반, 천안함 사건, 북한 인권 문제 등에 관한 이 후보자의 견해를 따져 물었다.

    이 후보자는 ‘천안함 폭침의 배후를 누구라고 보느냐’는 박 의원의 질문에 “북한을 배후라고 생각한다”면서 “(북한 소행이라는) 정부의 발표를 신뢰한다”고 말했다.

    사드 한국 배치 찬반 여부에 관한 물음에는 “사드는 국회의 논의가 필요하므로 총리가 의사 표시하는 것은 주제넘은 일”이라고 일축했다.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선 “정부와 상의해야 하지만, 인권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과 관련한 평가에서 “역대 대북 정책의 새 지평을 열었다”면서도 “그러나 그때그때 국면에 따라서 운영에는 유연성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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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변 중인 이낙연 후보자(방송화면)

    “전두환에 ‘위대한 영도자’ 표현 부끄럽다”

    이 후보자는 정치권에 입문 전 <동아일보> 기자 시절 칼럼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을 ‘이 나라의 위대한 영도자’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떳떳하지 않고 부끄럽다”고 말했다.

    김광수 국민의당 의원은 “광주 학살 직후, 정권을 찬탈한 전두환이 미국을 방문해 레이건 대통령을 만나 최악의 정상회담을 한 데 대해 동아일보 기자였던 이 후보자가 ‘국내에 몰고 올 훈풍이 기대된다’고 썼다. 이후 ‘(전두환은) 위대한 영도자’는 표현도 계속 등장한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가 전 전 대통령 취임 직후 작성한 기자들이 그 근거로 자료로 제시되기도 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고개를 숙이고 “떳떳하지 않고 부끄럽다”며 “당시 (정부 비판 기사를 썼다는 이유로) 해직돼 큰 고통을 겪으신 언론인들에게 늘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그 당시 저는 견습이 막 떨어진 아주 햇병아리 기자여서 언론 자유 운동에 끼워주지도 못할 정도로 어린 기자였다. 제가 견습을 마치고 약 보름 뒤 10·26 사태가 났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는 ‘전두환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는 “법원에서 판정한 것처럼 내란죄의 수괴였다”고 답했다.

    ‘5.18 당시 발포 명령자는 누구라고 생각하냐’는 물음에도 “그분(전두환)이라고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전두환 대통령 당시) 한미정상회담은 특수한 경우였다. 언론 비판 매체에 의해 제가 비판의 대상이 된 적은 없다”면서 “제가 몹쓸 짓을 했으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절 발탁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을 옹호한 언론인 출신이 총리에 적합하지 않다는 취지의 지적에 이 후보자는 “한 사람의 인생은 어느 단면보다 전체를 균형 있게 봐주실 필요가 있다고 말씀 드린다”고 했다.

    “위장전입 사실…부인 학교 배정위해”
    “아들 병역 면제, 부실한 아들 둔 부모 마음 헤아려 달라”

    이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이 후보자 배우자가 1989년 3월부터 12월까지 강남구 논현동에서 실제 거주했느냐”고 묻자 이 후보자는 “실제 거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위장전입이 맞느냐”는 거듭된 질문에 이 후보자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부인이 강남 쪽 학교로 배정받기 위해 위장전입을 했죠?”라는 질문에도 그는 “네”라고 답한 후 “그러나 (배정을) 포기했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의 부인은 주민등록초본 상에 1989년 3월부터 12월까지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거주했던 것으로 돼 있지만, 이 후보자는 같은 기간에 서울 평창동에 거주한 것으로 돼 있다.

    이로 인해 부인과 아들이 위장전입을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인사청문위원들은 이를 입증하기 위한 아들 초본 제출을 요구했으나 이 후보자는 제출하지 않았다가, 이날 청문회에서 사실을 시인했다.

    아들의 병역 면제 관련한 검증에서 이 후보자는 “부실한 자식을 둔 부모 심정도 헤아려 달라”고 말했다.

    아들의 병원 진단 이력 등을 거론하며 병역면제 논란에 대해 “(아들이)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어깨치료를 받은 진료기록을 첨부했다”면서 “일부러 다친 게 아니고 입영날짜를 2~3개월 앞둔 시점에 심각한 상처를 입었다. 같이 운동한 친구가 증인이라 얼마든지 확인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어깨탈골이 병역면탈 수단으로 자주 이용된다는 김광수 의원의 지적에 “(아들의) 병역면제 판정이 2002년이다. 치료를 위해 노력했다”며 “재신검을 마음속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이듬해 뇌하수체 종양이 발견돼 목숨을 건 뇌수술을 했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는 “2002년 무렵은 병역문제로 사회가 예민했던 시기였다. 여당 후보(이회창 당시 후보)의 자제 병역비리가 이슈가 됐다”면서 “당시 저는 민주당 대변인으로서 병역비리를 공격하는 입장이었다. 제가 흠이 있었다면 한나라당에서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들이) 대학교 1학년 때 신체검사를 받고 자동으로 입영이 연기됐는데 일부러 병무청에 가서 (입대를) 신청했고, 모든 과정이 진행됐다. 가기 싫었다면 뭐 하러 그러겠느냐”면서 “(아들이) 전신마취 수술을 7번을 받았다. 부실한(아픈) 아들을 둔 아버지의 마음도 헤아려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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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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