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19대 대선,
    정당체계 바꾸는 결정적 선거인가
    [19대 대선의 의미①] 누가 한국사회 재건할 주체?
        2017년 04월 27일 05:4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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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진보연대에서 <노동자의 눈으로 본 2017대선 – 문재인 안철수 정책 비판을 중심으로>라는 소책자를 냈다. 그 책자의 내용 중 총론격인 ‘19대 대선의 의미’ 일부를 필자의 동의를 얻어 두 차례 나눠 레디앙에 게재한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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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대선,
    정당체계 판도를 바꾸는 결정적 선거가 될 것인가?

    2017년 4월 17일 현재,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오차범위 내외의 접전을 펼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약 7%,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3%의 지지율을 얻고 있다. 과거 새누리당에 뿌리를 둔 두 정당의 후보를 합쳐도 10%의 지지율인 셈이다.

    지난 2016년 총선에서 가장 많이 나온 표현은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애초부터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없는 상황을 가리키는 말인데, 민주당으로 대표되는 야당이 구조적으로 불리한 선거경쟁을 치러야 한다는 뜻이었다. 예를 들어 영남과 호남에서 인구 규모의 차이, 인구의 고령화가 보수정당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것이었다. 여기에다가 여촌야도 현상(농촌은 여당을 지지하고 도시는 야당을 지지한다는 현상)이나 종교를 지닌 인구 비중이 높다는 현실도 보수정당에 상대적으로 이익을 준다는 분석도 있었다.

    그러나 2016년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예상밖의 참패를 하고, 호남에서 국민의당이 약진하면서 기존 정당체계 판도가 흔들리는가 하더니 2016년 하반기 박근혜 게이트를 거치며 새누리당이 완전히 몰락하고 말았다. 2016년 선거 당시 “운동장이 뒤집혔다”는 평가가 나오더니, 이번 대선에서는 보수정당에 불리하도록 거꾸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말이 돌고 있다. 그래서 홍준표 후보는 3월 31일, 자유한국당 후보수락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어제 어느 여론조사를 보니까 1000명을 여론조사를 했는데 여론조사 시작하면서 보수 우파냐, 진보 좌파냐, 중도냐 이렇게 물었을 때 1000명 중에 87명만 보수 우파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나머지는 중도라고 하거나 진보 좌파라고 했습니다. 여론조사 자체가 기울어진 운동장입니다. 우파들이 부끄럽죠. 그래서 대답을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2017년 대선은 한국 정당체계의 판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결정적 선거’가 될 것인가? 보통 결정적 선거, 또는 재편성 선거는 정치시스템에서 극적 변화가 발생하는 선거를 묘사하는 표현이다.

    대개 결정적 선거란 수십 년간 지속된 지배적 정치연합을 대체하여 새로운 지배적 정치연합의 등장을 의미한다. 이런 변화를 낳는 요인으로는 보통 정치 쟁점의 변화, 정당지도부의 변화, 지역적·인구적 기반의 변화, 정치시스템의 구조와 규칙의 변화가 꼽힌다. 이런 요인이 새롭게 수십 년간 지속될 정치권력구조를 산출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결정적 선거는 특히 경제정책, 사회정책상 질적 변화를 동반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문재인 후보가 대표하는 민주당이나 안철수 후보가 대표하는 국민의당은 경제·사회정책의 질적인 단절을 통한 새로운 정치연합을 구성할 전망도, 역량도 갖추지 못했다. 따라서 2017년 선거는 ‘결정적 선거’가 될 수 없고, 대선 이후에도 한국정치의 휘발성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 이런 현실은 한국사회에 어떤 의미를 던질까?

    뉴딜

    (사진 설명) 왼쪽 위 1933년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이 테네시 강 유역 개발 공사(TVA) 설립 법안에 서명하는 모습 오른쪽 위: 뉴딜 정책을 추진한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 아래: 공공사업진흥국(WPA)에 고용된 미술가가 그린 공공 벽화(출처=위키백과)

    결정적 선거의 사례:
    20세기 미국의 뉴딜연합의 형성과 해체

    예를 들어 20세기 미국의 결정적 선거로는 1932년의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 로저벨트의 승리, 1980년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레이건의 승리, 즉 두 번의 대선이 꼽힌다. 1932년은 바로 뉴딜연합의 형성, 1980년은 뉴딜연합의 해체를 의미한다.

    1932년 선거에서 승리한 로저벨트는 1933년부터 1945년까지 4선 기간에 걸쳐 집권했는데, 그 기간 동안 민주당을 지지하는 정치연합이라는 ‘새로운 다수’를 형성했다. 대도시의 실세들, 남부 백인들, 지식인, 노동조합, 가톨릭, 유대인, 서부정착자, (1936년 선거부터)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구성된 이른바 ‘뉴딜 연합’을 형성했던 것이다. (‘뉴딜 정당체계’에는 민주당의 주류화에 대한 반정립으로서 형성된 공화당의 ‘反뉴딜 보수주의’도 포함된다.) 그리하여, 물론 중간에 정권교체도 있었으나, 기본적으로 민주당이 지배하는 정당세력 판도가 193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유지되었다.

    반면 1980년 대선에서 현직 카터 대통령이 배우 출신 보수정치인 레이건에 패배하면서 50년간 지속된 ‘뉴딜 연합’이 해체되고, 최소한 한 세대 간 지속될 ‘새로운 다수’가 형성된 것이냐는 질문이 제기되었다. 왜냐하면, 하나의 징표로서, 1980년 선거에서 최초로 공화당의 선거운동원수가 민주당을 능가했기 때문이다. 즉 공화당이 민주당보다 더욱 ‘대중적인’ 정당이 된 셈이었다.(1)

    그런데 우리의 관심은 1930년대 이후 민주당이 대표하는 뉴딜연합이 어떻게 성립될 수 있었냐는 것이다. 이는 현재 한국의 정당체계 판도와 유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뉴딜연합은 노동자계급의 압도적 지지를 통해 형성될 수 있었다.

    “도시들에서 새로운 민주당 세력은 압도적으로 노동자계급에서 왔다. 1930년의 혁명으로부터 등장한 정당체제는 뚜렷한 계급적 균열을 반영했다. 기업가들과 전문직은 압도적으로 공화당이었고, 노동자계급은 압도적으로 민주당이었다. 이 개편이 있기 전에도 정당체제는 어느 정도 계급적 편차가 있었던 것은 분명하지만 사태로 인해 그것이 강화되었다는 데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바로 이 뉴딜 시기에 조직 노동조합 세력과 민주당 간에 강고한 연대가 형성되었다. 덜 공식적이고 덜 드러나긴 했지만 기업가단체들과 공화당 간에 마찬가지로 강력한 연대가 형성된 것도 이 시기였다. 또한 이 시기에 1897년 이래 처음으로 미국의 정당정치는 계급적 이슈를 급격히 부각시키게 되었다.” (제임스 선키스트, 1983.)

    뉴딜개혁법안의 일부로서 제정된 1933년의 전국산업부흥법은 노동자가 노동조합을 조직할 권리와 단체협상권을 갖는다고 명시했다. 또한 1935년의 와그너법은 명확히 단결권과 단체협상권을 성문화하고, 전국노사관계위원회를 통해 부당노동행위를 막고자 했다. 이러한 입법은 노동자운동의 폭발적 성장을 자극했다. 1993년에 90만 명의 노동자가 노동조합 인정을 요구하며 파업에 참가했고, 파업건수는 1934년 1,856건, 1937년에 4,740건으로 급증했다. 1938년에 통과된 공정노동기준은 최초로 전국적 최저임금과 주당 40시간 노동을 정하고, 아동노동에 제한을 가했다.(2)

    다른 한편 로저벨트 대통령은 1935년 세법개정을 통해 미국 경제에 번성하던 피라미드형 기업집단을 완전히 일소하고자 시도했다. 피라미드형 기업집단이란 무엇인가? 피라미드는 다단계출자로 조직된다. 가족집단이 통제하는 기업이 지배적 주식지분을 보유함으로써 상장기업들의 1차 층위를 통제한다. 이와 유사한 메커니즘으로 1차 층위의 기업은 피라미드의 2차 층위의 몇몇 상장기업들을 통제하며, 각각의 2차 층위 기업들도 3차 층위의 더 많은 상장기업들을 통제한다. 이를 통해 가족집단은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의 부로 거대한 기업집단 자산을 통제한다. 즉 기업집단이란 겉보기에는 명백히 분리된 일군의 상장기업이지만, 총수 또는 가족집단이라는 단일한 의사결정자가 통제한다.

    그렇다면, 로저벨트는 왜 이를 해체하려 했나? 1920년대 말에 이르러, 피라미드 기업집단은 기회주의적 내부거래(터널링)을 통해 조세를 회피하고, 카르텔을 은폐하며, 경제를 불안정화하고, 너무 소수의 사람들에게 너무 많은 경제적 권력을 위임한다는 비판을 점점 더 강하게 불러일으켰다.

    “다른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여, 그 회사를 독점적으로 지배하는 지주회사와 이에 계열화된 중간지주회사 및 일반회사로 이루어진 기업집단이 야기하는 조세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한 예로, 어떤 기업집단은 1933년 12월 현재 약 270개의 회사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가운데 128개는 여러 주에 널리 퍼져 위치한 일반회사였고, 적어도 31개가 중간지주회사로 분류되었다. 이 기업집단에 소속된 회사들이 통합적으로 수익을 신고했던 기간인 1929년부터 1933년까지 단 한 해도 납부한 세금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935년 미국 상원 청문회)

    1935년 세법은 기업 간 배당에 대해 10%의 세율을 부과했고, 1936년에는 이 세율은 15%로 인상되었다. 새로운 과세제도는 피라미드 단계가 늘어날수록 과세율이 높아지도록 고안되었다. 그와 동시에 1935년 세법은 계열화된 자회사를 완전히 청산할 경우, 당시 발행했던 모든 배당에 대해서 자본이득세를 감면해주는 유인책도 포함했다. 공공시설 부문에 거대 피라미드의 참여도 금지했다. 그에 따라 1930년대 말에 이르러, 미국 경제의 과거 거의 모든 부문에서 뚜렷이 존재했던 피라미드 기업집단은 거의 사라졌다. 미국 기업들 대부분은 가족집단과 같이 어떤 단일한 지배주주가 없으며 광범위한 공중이 지분을 보유한다. 즉 사실상 모든 기업이 독립기업이 되었다.(3)

    요약해보면, 1930년대 로저벨트 민주당은 노동조합 조직에 대한 인정과 기업집단의 해체를 통해 대불황에 빠진 미국사회를 재건하기 위한 제도적 변화를 추구했다. 또한 미국의 ‘뉴딜연합’이라는 정치연합은 경제정책, 사회정책에서 질적인 변화를 통해 노동자계급의 지지를 획득함으로써 달성될 수 있었다. (물론 노동자계급의 민주당 지지에는 대가가 따랐다. 이 문제는 뒤에서 다시 다룬다.) 이와 비교해 본다면, 현재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나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는 어떤 비전도, 역량도 발견하기 어렵다.

    문재인과 안철수,
    한국 사회를 변화시킬 비전이 있나?

    왜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나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는 어떤 비전도, 역량도 발견하기 어렵다고 규정할 수밖에 없는가?

    ‘적폐 청산’ 문제를 둘러싼 정치권의 논쟁은 거의 블랙 코미디에 가깝다. 촛불집회와 탄핵심판이 전개되던 와중에는 적폐 청산이 당연히 차기 정권의 핵심 과제라는 인식이 공유되었다. 그러나 안희정 후보가 대연정을 제시하고 민주당 내부 경선이 가열되면서, 적폐 청산은 ‘적폐 정치세력 청산’으로 초점이 이동되었다. 급기야 4월 13일 TV토론에서 안철수 후보는 ‘나를 지지하는 국민이 적폐세력’이냐고 반격을 가했다. 결국 문재인 후보는 4월 17일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하며 ‘적폐청산’ 구호를 사실상 용도 폐기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문 후보는 캠프는 적폐청산 대신 ‘국민통합’을 내세우며 ‘원칙과 상식이 있는 대한민국’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안 후보 캠프는 적폐청산이 “문재인을 반대하면 모두 적이라는 패권적 발상”이라며, 적폐청산 구호의 폐기에 앞서 진정한 반성과 사과를 하라며 다시 한 번 문 후보를 공격했다. 결국 문 후보와 안 후보, 양자 모두 이제 적폐청산이라는 구호를 사용할 수 없는 형국에 이른 셈이다.

    그렇다면, 왜 적폐 청산은 적폐정치세력 청산으로 초점이 바뀌었다가 결국 폐기되기에 이르렀나? 이를 복기해보면, 그 첫 번째 계기는 물론 안희정 충남지사가 유력 후보로 등장한 것이었다. 안희정 지사는 2월 시점에 구체적 정책공약을 제시하지 않겠다며, 그럴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의 공약과 당론집을 따르겠다며 모호한 입장을 유지했는데, 이는 그가 한국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한 핵심적 아이디어가 실상은 없다는 사실을 실토한 셈이었다. 나아가 그는 3월 초, ‘자유한국당도 포함해 연정협의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연정추진협의체를 통해 각 정당이 제시한 개혁과제를 두고 정당 간 연합정부 구성을 논의하자고 했다. 안 지사의 제안은 다시금 그가 아무런 핵심 아이디어도 없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두 번째 계기는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상승이다. 민주당 경선에서 안희정 지사가 탈락하자 오히려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대폭 상승해 문재인 후보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른 것이다. 그러자 쟁점은 과거 새누리당을 지지했다가 안희정, 안철수 지지로 돌아선 유권자를 무엇이라 규정할 것이냐는 문제로 돌변했다. 결국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가 적폐청산을 말하지 않기로 한 선택은 과거 새누리당을 지지했던 보수 표심이 선거 당락을 결정할 것이라는 정치공학적 계산법에 따라 보수층을 자극하는 표현은 최대한 피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이 모든 현실은 한국사회에서 적폐가 무엇인지 명확히 규정하고, 이를 청산하기 위한 명확한 경로를 제시하기에는 문재인 후보, 안철수 후보 모두 비전도, 역량도 없음을 방증한다.

    그렇다면 현재 한국사회가 당면한 가장 심각한 적폐란 무엇인가? 적폐란 말 그대로 ‘오랫동안 쌓이고 쌓인 폐단’이라는 뜻이다. 이는 단연코 한국의 재벌체제다. 왜 그런가?

    첫째, 이번에 박근혜 게이트가 폭발한 계기는 바로 미르·케이재단 설립을 위한 재벌의 출연금 모금이었다. 그리고 재벌이 출연금 모금에 동참한 이유는, 각 재벌마다 나름 사정이 있으나, 결국 청와대의 특혜를 바란 것이었다. 초거대 기업집단 삼성은 가족집단에 의한 경영승계를 목표로 하는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서, 다른 기업집단들은 각종 재벌규제를 피하기 위해서 청와대의 특혜성 정책이 필요했다. 역으로 말하면, 한국의 재벌은 정부의 정책적 특혜가 없다면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려운 낡은 유물이 되었다.

    둘째, 우리가 알고 있는 현재의 재벌은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의 중화학공업화 정책을 계기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거대 기업집단이 일단 경제의 관제고지를 통제하게 되면, 거대 기업집단을 축출하기란 매우 어렵다는 게 20세기 자본주의 역사가 말하는 교훈이다. 거대 기업집단이 온갖 문제를 일으켜도 이를 근본적으로 수술하기 어렵고 각종 대증요법만 난무한다. 그러나 대증요법은 대증요법일 뿐,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쌓이고 쌓인다. 바로 이런 의미에서 재벌은 한국경제의 진정한 ‘적폐’인 셈이다. (계속)

    <참고 사항>

    1. 보통 소수 엘리트 정당으로 인식되던 공화당의 변화는 1970년대 꾸준히 성장한 신우익운동이 추동했다. 한축으로는 1950~1960년대의 신좌파를 혐오하거나 이로부터 전향한 보수주의 지식인들이 자유주의자에 대항할 새로운 이념집단을 형성했다. (미국기업연구소, 헤리티지재단, 후버연구소 등.) 또한 대기업과 중간규모 고성장 기업이 연합체를 조직하여 공화당에 집단적으로 로비를 벌이기 시작했는데, 이때부터 미국 기업들이 공동으로 지원하는 정치자금의 액수가 노동조합이 민주당에 제공하던 액수를 훨씬 초과하게 된다. 덧붙여, 신우익은 낙태, 동성애, 포르노, 마약, 청소년 범죄 등 미국 사회의 첨예한 이슈에 대하여 미국 내 번창하는 복음주의적 종교집단을 비롯한 보수적인 ‘단일이슈운동’ 집단들과 손을 잡고 대중적인 침투 경로를 창출했다.

    2. 그렇다면 기업가들은 민주당의 노동정책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했나? 기실 로저벨트의 정책을 두고 그들 내부에서 균열이 발생했다. 노동집약적이고 국제경쟁력이 약한 산업, 예를 들어 면방직산업은 임금 상승에 가장 민감하기 때문에 노동조합 조직화에 반대했다. 반면 자본집약적이고 국제경쟁력이 강한 산업, 예를 들어 대규모 석유산업, 투자금융 산업, 일부 선진적인 자동차산업의 기업가들은 임금상승의 영향이 적었고, 따라서 노동조합 조직화에 비교적 유연한 태도를 취할 수 있었다. 또한 노동집약적이며 내수중심적인 기업은 보호주의를 지지한 반면, 자본집약적이며 국제경쟁력이 강한 기업가집단은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국제주의적 성향을 띠었다. 민주당은 뉴딜 초기 단계에서는 내수기업집단의 강력한 지지를 획득했으나, 나중에는 무역지향적인 금융계, 해운업, 첨단산업, 석유산업 등 국제주의적 기업가집단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다.

    3. 미국과 영국 유형의 법인기업을 M-형(Multi-divisional form, 다사업부형태)이라고도 부른다. GM, GE와 같이 대표적인 미국의 M-형 기업은 많은 사업을 영위해도 하나의 회사 안에 별도의 사업부를 두는 형태를 취하거나, 또는 독립법인을 세우는 경우에도 100% 지분을 소유한 자회사를 설립하므로 피라미드 조직과는 차이가 있다.

    필자소개
    임필수
    사회진보연대에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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