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조윤선, 구속
"증거인멸의 우려 있어"
영장에 박근혜, 김기춘에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 사실 적시
    2017년 01월 21일 02:5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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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와 정치성향이 다른 문화예술인과 단체에 대한 정부 지원을 배제하기 위해 만든 ‘블랙리스트’를 총설계한 김기춘 청와대 전 비서실장과 이를 작성한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1일 구속됐다.

성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3시 50분경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성 부장판사는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구속 사유를 설명했다.

특검팀은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을 각각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위증(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김 전 실장은 2013년 8월∼2015년 2월 비서실장으로 재직 당시, 대선과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당 후보를 지지했거나 정권에 비판적인 성향이라고 판단한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정부 지원에서 배제하려는 의도로 만든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리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다.

조 장관 또한 청와대 정무수석이던 2014년 6월∼2015년 5월 명단 작성하고 관리에 관여한 혐의 등을 받는다. 조 장관은 작년 9월 문체부 장관 취임 이후에는 명단의 존재를 알고도 묵인한 혐의도 있다.

두 사람의 구속영장 청구서엔 박근혜 대통령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김 전 실장에게 지시한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이와 관련한 박 대통령의 문화예술계 지원배제를 지시한 혐의 피의자로서의 대면조사는 불가피해 보인다.

박 대통령이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한 시점은 2014년 5월로,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후 한달 후 쯤이다. 특검팀도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문화예술계 활동을 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블랙리스트가 만들어졌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세월호참사와 관련해 정부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차단하기 위해 블랙리스트가 작성됐을 것이라는 세간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의 지시로 만들어진 이 블랙리스트가 문화예술계 전반으로 활용됐다는 증언과 물증, 정황 등을 다수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지난 2014년 11월 박 대통령은 손경식 CJ그룹 회장과의 독대에서 “CJ가 좌파 성향을 보인다. CJ가 영화를 잘 만드는데, 방향을 바꾼다면 나라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CJ가 영화 ‘광해’, ‘변호인’을 배급하면서 박 대통령의 미움을 샀다는 얘기가 나왔다.

아울러 검찰에 압수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휴대전화 녹음파일에서 박 대통령은 ‘국민대통합’과 관련해 “종북 세력까지 그건 아니거든요. 빨갱이까지 한다는 건 절대 아니니까”라며 진보성향 인사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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