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연령과 청소년의회
[기고] 정의당, 정당가입 연령제한 헌법소원 제기할 것
    2017년 01월 18일 10:2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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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자매애와 관련한 법률’, ‘고아의 권리와 가족위원회 관련 법률’, ‘어린이 권리를 존중하지 않는 나라에서 어린이 노동에 의해 만들어진 학용품 구매 금지 관련 법률’…

이런 법률이 있다. 프랑스에서 말이다. 어린이의회를 통해 제안된 법률을 지역구 의원들이 검토해 입법화된 것들이다. 어린이들이 가상해서 의원들이 선의로 입법화한 것이겠나? 아니다. 어린이의회에서 선정된 법률은 해당 지역구 의원에게 송부되고 그 의원은 법안 발의를 할 것인지 아니면 발의하지 않는 이유를 밝히고 폐기할 것인지, 반드시 대답해야 한다.

지방의원을 하던 2013년에 우리 동네 청소년 관련 기관장, 대안학교 선생님, 청소년 활동가들로 구성된 세미나 모임을 구성해서 약 6개월 정도 공부를 한 적이 있다. 세미나는 청소년 활동가들이 커리큘럼을 짜왔고 그들이 발제의 대부분을 담당했으니 나와 다른 사람들은 그 활동가들에게 교육을 받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프랑스의 청소년의회와 위 법률들에 대해서 그때 그 활동가들, 검은빛, 델라, 쥬리 등에게 배웠다.

우리의 목표는 관악구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에 청소년의회를 만드는 것이었으나, 우리의 노력 끝에 만들어진 조례안은 제출되지 못했다. 선거가 다가왔고 나는 재선에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독일 청소년

독일 하이델베르크시의 청소년의회 회의 모습

그때도 프랑스의 청소년의회와 그 의회를 통해 만들어진 법률들을 보면서 감탄했는데, 최근 우리나라의 선거권 인하를 둘러싼 국회 내 논쟁을 보면서 다시금 얼마나 우리의 논의 지형이 척박한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의 구상에 의하면 자치구 단위에서 청소년의회 홈페이지를 만들어 미국식 유권자 등록이나 우리나라 제헌의회 선거 당시처럼 홈페이지 가입 방식으로 선거권 연령 미만의 청소년들에게 유권자 등록을 하게 해서 일정 수의 대표자를 선출하여 청소년의회를 구성한다. 청소년의회 의원들의 업무에 대해서는 기초의회 사무국이 지원을 하며 청소년 의원들은 의회 공간을 협의에 의해 사용할 수 있다. 청소년 의원들은 구의회 의장과의 협의 하에 구의회 회기에 출석하여 청소년들이 관심 있고 청소년의회가 구의회에 전달하기로 결정한 사항에 대해 발언할 수 있다. 구의회는 반드시 이 사항에 대해 의회의 결정으로 답변해야 한다.

선거권 연령을 인하하자는 주장은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의 벽에 막혀 국회에서 더 논의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새누리당이야 해체되어야 할 정당이므로 그 당의 세부 입장에 대해서는 논평할 가치가 없다. 그러나 바른정당은 새누리당의 무능과 구태를 극복하고 반성하겠다고 한 정당이므로 한마디 정도 하자면, 새누리당과 달리 ‘바른’ 정당임을 입증할 의무는 당신들에게 있다는 점을 잊지 말기 바란다. 아직까지는 ‘다름’도 ‘바름’도 입증되지 않았다.

촛불혁명은 청소년들의 참여에 적지 않게 빚을 지고 있다. 수능이 있기 전부터 눈에 띄게 청소년들의 참여가 두드러졌고, 수능 직후에는 어마어마한 청소년들이 촛불혁명의 주역이 되었다. 김진태가 바람 앞의 촛불 발언을 했을 때, “당신들은 우리들의 촛불을 흔들리게 하는 한 줄기 미풍도 못되는 사람들”이라고 호통 쳤던 사람도 청소년이었고, 국정교과서의 책장을 결코 넘기지 않을 것이니 교과서를 국정화하겠다는 미망에서 벗어나라 요구한 것도 청소년들이었다.

선거권 연령 인하는 청소년들도 이제는 어느 정도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져서 도입하자고 하는 것이 아니다. 누가 누구에게 성숙의 잣대를 들이댈 수 있는가에 대한 성찰의 의미이고, 그동안 선거권 있는 자들이 만들어 놓은 이 이상한 나라에 대한 반성문이어야 한다. 19세를 18세로 바꾼다고 해서 이 반성과 성찰의 숙제가 완료되는 것도 아니다. 적어도 프랑스처럼 일상의 민주주의와 정치적 의견 표명이 가능한 방안을 찾아야 하며 누구나 공화국의 동등한 시민으로서 대우받을 제도적 장치를 완비해야 한다.

정의당은 선거권 연령 인하와 함께 정당법상 정당 가입 연령을 19세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는 규정에 대해 헌법소원을 내고 위헌 여부를 다투기로 했다. 우리는 우리 당의 당원이 누구여야 하는지 우리가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당의 당원은 노동자이고 민주시민이며, 교사와 공무원도 정의당의 당원으로 모시고 싶다. 여성과 성소수자도 정의당의 당원 자격에 조금의 문제도 없으며, 청소년들도 우리의 동지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필자소개
나경채
정의당 공동대표. 전 관악구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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