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구속영장 청구
특검 "정의를 세우는 일이 더 중요"
정의당 “재벌 형량정찰제, 안돼” 솜방망이 처벌 경계
    2017년 01월 16일 04:1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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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특별검사팀이 1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뇌물 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야당들은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재벌개혁의 시작이 될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향후 사법부의 솜방망이 판결을 경계하고 있다.

특검팀이 이 부회장에게 적용한 혐의는 뇌물 공여 외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위증) 등이다. 뇌물 공여액은 430억원이다.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위반(위증)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 특검보는 “구속영장 청구를 결정함에 있어 국가 경제 등에 미치는 상황도 중요하지만 정의를 세우는 일이 더욱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구속영장 청구 배경을 강조했다. 다만 최지성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 박상진 사장에 대해 불구속 수사하기로 결정했다.

특검이 뇌물 공여로 판단한 금액은 약속한 금액을 포함 총 430억원이다. 여기엔 장시호씨의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금액과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 금액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특검은 영장에 제3자 뇌물공여와 단순뇌물공여에 대해 구분하지 않았는데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뇌물공여의 경우, 단순뇌물공여와 제3자 뇌물공여를 구별하지 않기 때문에 수수자를 기준으로 판단할 때 단순뇌물수수와 제3자 뇌물수수가 모두 공소사실에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 여부는 18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결정된다.

특검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와 관련해서도 소위 ‘경제적 공동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의 영장에 박근혜 대통령을 객관적으로 명시하진 않았다.

이 특검는 뇌물 수수자에 대해 “구체적으로 단순뇌물이 수수자와 제3자인지 뇌물 수수를 언급하면 피의사실이 특정될 염려가 있다. 다만 두 부분이 공존하는 것은 맞다”고 신중론을 펼쳤다. 향후 재판 과정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특검보는 “조사한 바에 의하면 대통령과 최순실 사이에 이익의 공유 관계에 대해서는 관련 자료로 상당 부분 입증됐다고 판단한다. 대통령과 최순실의 공모 관계에 대해서는 객관적 물증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 대면조사에 대해선 “대통령은 이 사건뿐 아니라 검찰에서 기소된 부분, 특검이 조사하는 부분 등에서 상당 부분 관련돼 있다. 이런 부분을 명확하게 조사한 다음에 대면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향후 SK, CJ 등 다른 기업도 부정한 청탁에 대해 확인하고 소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야당들 “이재용 영장청구 당연”
정의당 “‘재벌 전용 형량 정찰제’는 안 될 일” 솜방망이 처벌 경계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는 당연한 결과”라며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기 원내대변인은 “롯데, SK 등 다른 재벌 대기업도 예외 없이 엄단해야 한다. 이는 대대적이고 실질적인 재벌개혁의 출발점”이라며 “정경유착의 추악한 고리를 끊어낼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재벌총수의 구속으로 경제손실을 거론하는 삼성 등 재계의 우려에 대해선 “이 부회장 구속은 삼성과 국가 경제를 살리는 일”이라며 “썩은 환부를 도려내지 않는데 어찌 새살이 돋겠는가. 말도 안 되는 경제 위기론 조장으로 국민을 호도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추혜선 정의당 대변인은 “삼성의 수혜를 입은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케케묵은 경제 위기론을 앞세워 이 부회장의 구명에 나서고 있다”며 “이제는 검은 카르텔의 단단한 장벽을 무너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의 구속수사는 뿌리 깊은 정경유착의 적폐청산을 위한 첫걸음”이라며 “특검은 공명정대하고 엄정한 수사로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함을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부회장은 죄과에 걸맞은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더 이상 ‘징역3년 집행유예5년’이라는 ‘재벌 전용 형량 정찰제’는 안 될 일”이라고 했다.

장제원 바른정당 대변인은 “이번 영장 청구가 대한민국에서 정경유착의 고리를 완전히 끊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삼성은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했다.

새누리당은 이재용 부회장 영장청구에 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경총, 뻔한 주장만 되풀이
“기업인 구속하면 경제 손실” “이재용 구속하면 국부 훼손”

반면 삼성그룹은 이날 발표한 입장자료에서 “특검의 결정을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합병이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는 특검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또한 “(최순실씨 측에) 대가를 바라고 지원한 일은 결코 없다”며 “법원에서 잘 판단해 주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경총은 “지금 우리 기업들은 급변하는 대·내외 경제환경 속에서 촌각을 다투어 대응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경영자가 수사를 받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수십 년간 쌓아온 브랜드 가치가 하락됨은 물론, 기업의 존망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구속수사로 이어진다면 해당 기업은 물론, 우리 경제의 국제신인도가 크게 추락해 국부 훼손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의 범죄혐의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구속수사는 신중히 검토돼야 한다”고 했다.

또한 “이건희 회장이 3년째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마저 구속된다면 삼성그룹은 심각한 경영 공백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이 부회장의 구속이 가뜩이나 얼어붙은 우리 기업인들의 ‘경제 하려는 의지’를 더욱 꺾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사법당국의 신중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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