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를 뛰어 넘어야!
    [중국과 중국인] 진보, 동북아에 대한 인식 심화해야
        2017년 01월 10일 10:4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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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 분야 전문가들이 쏟아내는 2017년 국-내외 정세에 대한 예측이 예사롭지 않다.

    정식으로 업무를 시작하기 전부터 기존의 질서를 흔들어 대는 트럼프의 좌충우돌이 가져올 변화(혼란?)의 예측 불가능성과 그와의 친분을 관계로 유럽연합의 균열을 노리면서 중동에 새로운 기반을 확보하면서, 중-미 관계에서 적절한 줄타기를 시도한 21세기의 차르 푸틴의 노림수가 초래할 휘발성도 무시할 수 없다.

    미국의 아시아 정책의 핵심 축으로서의 역할을 일본이 아닌 다른 나라에게 기대할 수도 있다는 가정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아베의 일본에게 좀 더 이성적인 오바마보다는 저돌적이고 자기 이익에 충실한 트럼프가 훨씬 편할 수도 있다. 적극적인 아베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반 쨩쩌민 진영의 적극적인 협력과 ‘가문의 영광’ 덕분에 태자당으로 지칭되는 세력의 지지를 이끌어내고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개최되었던 중국공산당 18기6중전회에서 ‘핵심’이라는 호칭을 쟁취한 시진핑(习近平)의 기세도 트럼프의 공세에 쉽게 흔들릴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기존의 시각으로 보면 대혼란과 격한 충돌의 징조일 수 있지만, 혼란은 새로운 안정을 위한 전조라도 것도 부인할 수 없다.

    통제 불가능한 김정은과 2016년 초부터 외쳐대던 9월 위기설의 대상이 북한과 김정은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었다는 것을 예견한 식물인간 박근혜의 처지가 위태로운 한국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결국 경제적으로, 군사적으로 세계에서 맨 앞자리에 있는 나라들이 이 작은 한반도, 그것도 둘로 나눠져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한반도를 동북아 패권의 각축장으로 삼아 한반도의 주인인 우리들의 의사와는 무관한 위험한 불장난을 즐기기에 적합한 조건을 남북이 자신해 제공해 주고 있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의 역사적인 사례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이들의 불장난 와중에 불똥이 떨어질 곳이 한반도임은 자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싱턴의 출장소를 자처한 한국 외교부와 30여 년 가까이 북한보다 훨씬 많은 국방비로 미국 무기를 사들이면서도 부패와 무능력으로 지휘권을 미국에 떠넘긴 국방부가, 무능하고 무지한 박근혜 뒤에 숨어서 한반도를 주변 강대국들의 불꽃놀이 장소로 제공하려고 기를 쓰고 있다.

    4명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트럼프, 시진핑, 아베, 푸틴

    이런 상황에서 한국에서 쏟아지는 관련 주제들에 대한 보도나 분석을 보면 뭔가 쉽진 않더라도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겠구나 싶은 주장들보다는 지나치게 미국에는 관대하면서도 러시아나 중국에 대한 몰이해 또는 일본에 대한 넘치는 적대감으로 오히려 문제의 해결에 방해가 되는 주장들만 남발하고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조중동과 국가기관은 태생이 그렇다 치고, 대학 및 각종 연구기관 종사자들이야 대다수가 미국과 서구 세계의 세례를 받았으니 어쩔 수 없다하더라도, 좌파, 진보를 자처하는 연구자들의 러시아, 중국, 일본에 대한 어떤 선입견이나 편견은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종종 고민이 든다.

    소위 공정(또는 진보적)하다고 평가받는 영국의 ‘가디언’, 미국의 ‘뉴욕타임스’ 등등의 언론들, 그리고 한국의 ‘한겨레’나 ‘경향’ 등의 관점은 어떤가? 몇몇 인류의 보편적 가치 또는 자국 문제에 있어서 공정하고 약간은 진보적인 관점을 유지하던 이들의 관점은 러시아, 중국 등에 문제에 직면하자마자 곧 바로 서국 중심적으로 돌변하고 만다. 물론 이들의 가치관이나 이념이 옳다는 것도 아니고 또 이들의 입장이나 행동을 변호하고 생각은 추호도 없다.

    가치와 이상도 중요하지만 이해관계가 다를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용적인 접근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가끔 진보정당이나 노조에서 활동하는 친구들을 만나 이야기를 하다보면, 특히 한반도 주변 정세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면 그런 느낌을 많이 받는데, 미국 위주의 서구 중심적 교육의 영향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너무나 서구 중심적이고 너무나 민족주의적이다.

    중국을 예를 들어 보면, 중국공산당의 ‘대장정’과 중국혁명의 성공에 대해서는 적지 않은 감동과 부러움을 드러내다가, 심지어 중국 내에서도 다양한 논란이 있는 ‘대약진운동’이나 ‘문화대혁명’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다가, ‘사드’ 문제가 나오고 공산당의 정치권력 독점이나 내부 문제에 대해서는 어느새 조중동과 한편이 되어버리는 상황으로 돌변한다.

    한반도라는 좁은 공간에서 그것도 둘로 나뉘어 너 죽고 나 살기로 대결해 오는 과정에서 북한을 제외하면 ‘수호신’인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에 진지하게 관심을 가질만한 정신적 물질적 여유가 없었을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한반도는 정말로 이들에게 불꽃놀이 장소를 제공해주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도 있겠다.

    아무리 푸틴의 행동이 무식해보여도, 시진핑의 중국이 자기주장만 하는 것 같아도 그리고 아베의 행동에 속이 메스껍더라도 한 번쯤은 그 무식함을, 자기고집을, 메스꺼 움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한걸음 더 나아가 가능하다면 그런 행태들을 최소한 이해해 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좀 더 가능하다면 러시아, 일본, 중국의 각자 이익추구 안에서 이들과 대화하고 이들의 이익을 조정할 수 있는 노력을 키워야 한다. 자칭 좌파들이, 자칭 진보주의자들이. 왜냐면 지금 한국의 각 분야의 기득권자들이 이런 작업을 할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들에겐 미국이 우선이고 그리고 민족이고 그 다음은 없기 때문이다.

    진보적인 정당의 당원들, 시민단체 회원들 또는 노동자들이 좀 더 관심을 갖고 시간을 내서 주변 당사국들의 이해관계에 대해서 공부도 하고 토론도 해야 한다. 기층 대중들의 의식과 지지가 뒷받침되지 못한 상황에서 국내 정치투쟁하기에도 여력이 없는 정당, 단체 또는 노조 집행부에서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갖고 주도적으로 대처하기에는 한계가 너무 뚜렷하기 때문이다.

    국방이나 외교에서 전망과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세력이나 집단이 다수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남북관계의 틀을 뛰어넘는 좀 더 국제화된 시선과 대응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진보진영의.

    필자소개
    중국의 현대정치를 전공한 연구자. 한국 진보정당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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