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결선투표제,
    소수 대표의 문제점 해결
    [정의당 토론회] 비례성 확보 총선 개혁과 연결되지 않으면 한계
        2016년 12월 28일 06:3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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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고 특검과 청문회에서 박근혜 정부의 ‘범죄’가 기정사실화되면서 정치권은 사실상 조기대선의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선 본격 정치개혁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촛불민심을 수용하는 다양한 방안 중 하나로 오는 대선에서의 결선투표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정의당은 2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2017 대선 결선투표제 필요성과 도입방안’ 긴급토론회를 열었다. 최태욱 한림국제대학원 교수,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발제를 맡았고 손영우 서울시립대 EU센터 연구원, 좌세준 민변 정치관계법개혁TF팀장, 김진욱 참여연대 공동운영위원장,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주간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결선투표제는 국민 다수를 대표하는 대통령을 선출할 수 있고, 다당제를 촉진하는 등 기존 단선투표제의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제도로 꼽힌다. 그러나 대통령 결선투표제와 더불어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연령 인하 등의 방안이 동반 혹은 우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공존한다. 일각에선 원내 유일 진보정당이자, 소수정당으로서 대선 결선투표제를 중심으로 한 정치개혁 논의는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심상정 상임대표는 토론회 모두발언에서 “정의당은 정치개혁의 적기에 결선투표제뿐 아니라, 가장 중요한 국민의 뜻이 그대로 반영되는 비례대표제 확대, 그리고 결선투표제, 선거연령을 18세로 낮추는 것, 국정조사·국정감사 상시화 등 국회 권한을 강화하는 것, 지구당 부활과 정당 후원금을 부활하는 긴급한 5개를 법으로 개혁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며 “촛불민심의 과제를 최우선적으로 받들고, 그것의 하나로 2월까지 처리하자고 제안한 것이 바로 결선투표제”라고 설명했다.

    결선투표

    결선투표 토론회(사진=국회)

    “결선투표제, 대통령 정통성 확보·다당제 촉진”

    결선투표제가 기존의 단선투표제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이라는 점에선 이견이 없었다.

    최태욱 교수는 “대통령을 직접 뽑는 나라는 거의 모두 결선투표제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만 예외적인 상황”이라며 “(대통령 직선제를 시행하는 국가 중) 단선투표제를 선택하지 않는 이유는 대통령이라는 직책이 워낙 중요하기 때문에 과반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예외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단선투표제와 관련해선 ▲대통령의 정통성 확보 ▲국정수행능력의 저하 ▲독선과 독주의 가능성 등이 가장 큰 문제로 꼽혔다.

    최 교수는 “단선투표제는 대통령 정통성 확보 어려움이 있다. 즉 소수 대표의 문제”라며 “대통령 후보가 여러 명이면 50% 미만의 대통령이 당선하곤 한다. 노태우 전 대통령을 사례로 들면, 당시 4파전에서 37%로로 당선됐다. 37%의 소수가 지지한 소수대표가 100%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 같은 소수 대표 대통령의 경우 “전체의 절반도 되지 않는 지지층만 바라보며 독선과 독주의 길을 더 철저히 달리겠다는 유혹에 빠질 수도 있다”고 했다.

    결선투표제의 경우 “단선투표제로 인한 정통성의 문제와 소수 대표의 불안정성 문제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면서 “결선투표제는 다당제 발전을 촉진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다당제 촉진 효과는 그동안 양당정치 체계 속에서 받아들여지지 못한 소수 의견들을 수용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민주주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1등을 뽑는 선거에서 유권자는 1등이 될 만한 후보에게 전략적 투표를 하게 돼서 거대 양당에 표가 몰린다”며 “그러나 결선투표제는 2차 투표가 있기 때문에 유권자는 1차 투표에서 자기의사를 그대로 표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조기대선에선 4, 5파전까지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서 정의당에 후보단일화 압력이 있을 수 있다. 이런 비극이 발생하기 전에 결선투표제 도입을 심각하게 고려해볼 때”라며 “대선처럼 정말 중요한 정치축제가 단일화 협상 때문에 깨지고, 정책·이념·가치 대결도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동형비례대표·선거연령 인하제도 동반돼야”

    결선투표제가 다당제 발전 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지극히 제한적이라는 것 또한 토론회 참석자들의 대부분의 의견이었다.

    결선투표제 도입을 강하게 주장한 최 교수도 “대통령 결선투표제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들 대다수는 의회 선거제도도 다당제를 촉진하는 선거제도를 택하고 있다”며 “대통령은 결선투표제로 뽑으면서 의원들은 소선거구 일위 대표제로 선출하는 나라에선 다당제나 연립정부 발전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비례성을 강화하는 방식의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혁이 동반되지 않으면 대선 결선투표제가 갖고 있는 다당제 촉진 효과도 낼 수 없다는 것이다. 대선 결선투표제보다 비례성 강화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혁이 더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대근 논설주간도 “정치개혁이 촛불시민의 의사라면 정치인들은 선거제도 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선거제 개혁의 핵심은 비례성, 즉 시민의 한 표 한 표를 정확히 선거 결과에 반영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비례대표제 확대, 결선투표제, 선거연령 확대 이것이 촛불시민의 요구”라고 말했다.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대통령 임기단축론, 제왕적 대통령제 개편 등 개헌론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이대근 논설주간은 “박근혜, 최순실이 주권을 엉뚱한 곳에 썼던 책임성, 대표성 결여, 그것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정치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 이것이 촛불시민의 요구”라며 “개헌보다 정치개혁이 필요하다. 정치권은 정치개혁론으로 논의를 전환해야 한다. 정치개혁의 핵심은 선거제도 개혁이고, 잘 하면 선거제도 개혁으로 개헌의 효과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광장의 촛불민심은 노동자위한 노동법제화 등 국민 일상 바꾸는 개혁의제 요구”

    일각에선 정치권 밖 광장에선 대선 결선투표제보단 일상에 보다 직접적인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는 개혁의제를 요구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상희 교수는 “결선투표제가 보다 나은 민주주의를 향한 좋은 대안임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해서 현 상황에서 그것이 주요한 정치의제로 설정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현 시점의 국민적 요구는 결선투표제에 놓여있지 않다”며 “결선투표제의 장점을 잘 인식하고 있고, 그것의 헌법적 가능성에 대해서도 열린 판단을 하고 있지만 그것(대선 결선투표제)은 적어도 촛불집회에서 드러난 민심과는 상당히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장 절실한 것은 박근혜 정권에 의한 국정농단 사태를 처리·척결하고 무너진 공적 시스템을 재건하는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선거연령·정당가입연령 인하, 국민소환·발안제의 도입, 재벌개혁, 검찰 및 사법개혁, 노동자를 위한 진정한 노동법제의 수립 등 국민의 일상을 바꾸는 개혁의제가 있는 상황에서 결선투표제가 개혁의제로 새겨질지는 매우 요원하다”며 대선 결선투표제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드러냈다.

    이 밖에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 방안과 관련해 헌법 개정 사항인지 여부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노회찬 원내대표는 “대선 결선투표제는 헌법에 따라 규정된 현행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해 도입이 가능하다. 현행 헌법은 대통령 선거의 직접선거 원칙에 의한 민주적 정당성 부여만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대통령 당선인의 결정방법은 법률에 위임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다만 “대선 결선투표제도 국회의원 선거제도처럼 정치권이 합의 이르지 못하면 실현되지 못한다. 때문에 헌법 위반 여부 보다 정치권의 합의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 또한 “현행 헌법 67조는 대통령 선거에서의 당선인결정방식에 대해선 침묵하고 있다”며 “그래서 다양한 결정방식을 채택할 여지를 남기고 있다고 보는 것, 선거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는 67조 5항에 의해 (결선투표제 도입은) 입법자에게 입법 재량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국회에서의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한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이 가능하다고 해석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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