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선택제' 일자리,
저임금 나쁜 일자리 양산
이마트, 여성노동자 권리 침해 심각
    2016년 11월 10일 09:1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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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임기 초부터 강력하게 추진했던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오히려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를 착취하고 비정규직을 확대하는 도구가 됐다.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여성의 일·육아 양립을 목적으로 경력단절 여성, 저학력·고령 여성을 중심으로 한 박근혜 정부의 여성노동정책 중 하나였다. 고용노동부도 지난 2013년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대해 “자신의 상황에 맞게 근로시간을 선택해서 일하되, 기본적인 근로조건이 보장되고 복리후생 등에서도 전일제 근로자와 차별이 없는 양질의 일자리”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정부가 홍보한 정책 목적과는 달리, 현장에서 정책이 어떻게 악용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최악의 사례로 남게 됐다. 정부가 노동정책을 만들 때에 노동계의 입장을 중요하게 반영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민주노총은 당시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대해 “저임금 알바 일자리에 불과하다”다며 시간선택제 일자리 확대를 강하게 반대했었다.

부동의 업계1위 신세계 이마트
비정규·단시간 노동자 4년 사이 157배 증가

시간선택제 일자리 정책의 폐해는 특히 4,50대 중장년층의 여성이 몰려있는 대형마트에서 일상처럼 벌어지고 있다.

올해 8월 신세계 이마트는 여성노동자의 경력 단절을 막고 선진 고용문화 확산에 앞장선다는 취지로 고용노동부와 업무 협약식을 진행하고 이를 대대적으로 했다. 그러나 현장의 노동자들의 처지는 ‘딴판’이다. 마트 노동자들은 이마트가 “여성노동자들의 고혈을 짜내는 나쁜 일자리를 확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012년 6월 말 이마트의 계약직 노동자는 19명에 불과했으나, 2016년 3월말 들어 3,347명에 달하는 기간제 및 단시간 노동자가 일하고 있다. 불과 4년 사이에 176배가 증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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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정부가 홍보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용되고 있는 셈이다. 이마트는 박근혜 정부가 시간선택제 일자리 정책을 시행한 후 가장 먼저 이 정책을 수용했다.

이마트 노동조합은 “박근혜 정부가 시간 선택제 일자리가 창조적 고용창출인 것처럼 홍보하고 신세계 이마트와 같은 대기업들이 앞 다퉈 시간선택제 일자리 확대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시간선택제 일자리, 마트 노동자에겐…‘차별받는 악질 일자리’

‘기본적인 근로조건이 보장되고 복리후생 등에서도 전일제 근로자와 차별이 없는 양질의 일자리’라던 정부의 설명과 달리, 노동현장에서의 단시간·비정규 노동자 처우 차별, 고용형태 등의 문제도 있다.

동일한 업무를 하지만 기본 시급(무기계약직 6,270원/단시간 6,170원)부터 차이가 난다. 병가 사용 또한 정규직은 유급으로 가능하지만 단시간 노동자는 무급으로 처리되는 점 등이 일례다.

특히 최근 이마트 순천점에선 젊은 남성 관리자가 50대의 여성노동자에게 욕설, 여성비하 등의 발언을 한 일이 벌어졌다. 당시 피해자는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이마트는 진상조사라는 이름하에 피해자를 만나지도 않은 채 ‘사실무근’으로 결론짓는 사건도 있었다. 이는 선진 고용 문화 확산에 앞장서겠다던 이마트의 여성 비정규 노동자에 대한 실제 인식과 태도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김수경 여성국장은 “이마트는 다수 여성노동자와 비정규, 저임금 노동자들이 만들어낸 기업”이라며 “그러나 일터 내 여성 인권 문제에 대해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폭언 폭행 발생했음에도 이에 대한 구제 조치조차 없으며 직장 내 성차별, 폭언, 폭행에 대한 사내 기구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이마트는 시간선택제 일자리 정책을 비정규직 확대를 통해 인건비 축소 목적으로 사용하는 행태도 보이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퇴사나 부서 이동으로 인한 결원이 발생했을 정규직 노동자를 채용해야 하지만 여기에 1개월, 3개월 초단기 및 단시간 노동자들을 대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고용된 초단시간 노동자들은 대체로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또 다시 초단기로 재계약을 맺는다. 초단시간 노동자 고용이 사실상 결원으로 인한 일시적 보충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노조는 “상시적인 대체로 이어지는 현실은 초단기간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을 넘어 정규직을 줄이고 비정규직을 확대하는 결과가 되어 결국 정규직의 고용불안마저 야기하고 있”며 “이마트에서 벌어지고 있는 단시간 노동자들의 실상은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양질의 좋은 일자리’가 아니라 정규직과 ‘차별받는 악질 일자리’라는 것임을 증명한다”고 비판했다.

이마트

이마트 노동권 침해 규탄 회견(사진=유하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준비위원회, 윤종오 무소속 의원 등은 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이마트의 여성노동자 노동권 침해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대형마트 업계 1위 신세계 이마트는 수많은 여성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저임금과 감정노동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비정규직 확대를 중단하고 차별을 즉각 시정, 여성노동자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예방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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