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의 동상이몽, '최순실 특검'
    새누리당 특검 수용, 탄핵국면 막기 위한 시간끌기?
        2016년 10월 26일 07:3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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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이 26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특검 도입’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여야 3당 모두 특검에 공감대를 이룬 것은 의미 있는 지점이지만, 정부여당 등 권력자들의 영향력에서 독립적인 특검이 가능하겠느냐는 문제가 남는다.

    일각에선 여당이 탄핵 국면을 넘기 위한 수단으로 특검을 수용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특검 방식을 두고 벌이는 공방으로 시간 끌기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특검 도입을 만장일치로 추인했다. 수적으로 우세한 친박계 의원들 모두 특검에 동의했다는 뜻이다.

    정 원내대표는 “우리 당 소속 의원들의 총의로 특검 수사 방침을 결정했다”면서 “특검 실시를 위한 여야 협의를 바로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특검 도입 방안을 수용함에 따라 이제 여야는 특검 방식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상설 특검제도와 특별법에 따른 특검법 발의를 두고 첨예한 대립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논쟁은 ‘최순실 특검’의 실효성과도 직결된 매우 중요한 문제다.

    새누리당에선 특검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황이지만 상설특검을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 상설특검의 경우 특별검사의 임명권자가 대통령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도 ‘수사대상’이라고 지목했는데, 만약 상설특검으로 결론이 나게 되면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을 수사할 사람을 자신이 임명하는 꼴이 된다. 당연히 특검의 독립성은 물론 수사 결과에 있어서도 국민적 신뢰를 획득하긴 어렵게 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특별법에 따른 특검법 발의가 필요하다고 보는 이유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SBS ‘3시 뉴스브리핑’과 인터뷰에서 “상설특검은 너무 제한적이어서 특별법에 따르는 특검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상설 특검은 인원수, 추천 방식이 상당히 제한적이고 전 부처, 청와대 등 조사대상도 많아서 특별법에 따른 특검을 하는 것이 더 진상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의당도 이날 오전 상무위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최순실 일당의 국기문란과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 처벌을 위해서는 대통령으로부터 독립된 특별검사에게 수사 및 기소권을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국회 차원에서 별도의 특검법 발의가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창민 정의당 대변인도 이날 <레디앙>과 통화에서 “현행 상설특검법이 아니라 ‘최순실 게이트만’을 위한 특별법을 통과시켜서 대대적으로 진상규명을 가능하게 하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특검법 발의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야권과 시민사회 의견 반영된 특검이 임명돼야 하고, 수사 내용 방대하기 때문에 대규모의 인력으로 구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 일각에선 새누리당이 특검 도입을 대통령 탄핵 국면을 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전날부터 네이버, 다음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순위로 ‘탄핵’, ‘하야’ 등의 살벌한 단어들이 하루 종일 올라와 있었다. 최순실 국정농단과 간신히 선을 긋고 있는 새누리당 입장에서도 특검 요구를 거부하기엔 부담이 있는 상황이기는 하다.

    하지만 당장 악화된 탄핵 국면은 특검 방식을 두고 장기간 공방이 이어질 경우 여론의 관심은 잦아들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이 특검의 어떤 방식을 주장하는지 밝히지 않은 만큼 여론의 피로도를 높이려는 노림수가 아니냐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최고위원회까지만 해도 “검찰 수사를 기다려보자”고 했다가 특별한 계기 없이 단 몇 시간 만에 돌연 입장을 바꿨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브리핑에서 “새누리당은 이번 특검 수용을 당장의 어려움을 피해가려는 수단으로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국민 모두를 공분케 한 최순실 게이트의 진상규명을 위해 특검은 물론 국정조사 등 진상규명을 위한 모든 방안을 열어놓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창민 대변인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책임을 시간을 끌어 흐지부지 만들고 다른 국면으로 전환하는 데에 특검 정도는 받는 것이 지금의 퇴진 국면을 넘어서는 데 더 나은 방책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다”며 “만약 새누리당이 특검 논의 과정에서 책임을 면피하려고 하는 모양이 된다면 상당한 진통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민의당은 유일하게 특검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까지도 “검찰 수사가 소극적이면 특검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새누리당이 특검을 수용한 것은 다분히 대통령을 보호하려는 정략적인 호도책”이라며 “수용돼서는 안 된다. 더불어민주당의 특검 제안도 또한 취소해야 한다”고 했다. “일부 야당에서 특검 요구나 탄핵소추 운운은 실효적 효과도 없고 역풍의 우려도 크다”는 입장이다.

    박 비대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 헌법 84조 등 법에 의해 형사 소추가 불가능하다. 최순실은 해외 도피로 설사 인터폴에 수배하더라도 통상 1년 이상 소요된다”며 “사실은 밝혀지지 않고 시일은 흘러간다. 결과적으로 깃털만 처벌받고 몸통은 빠져 나가며 세월은 흘러 국민은 잊을 것”이라고 했다.

    박 비대위원장이 특검 도입을 반대하는 이유 또한 민주당과 정의당의 우려와 궤를 같이 하는 셈이다.

    박 비대위원장은 “저는 대통령의 감동적인 자백과 비서실장의 국감 위증, 이러한 사실도 파악치 못한 우병우 민정수석, 연결고리인 문고리 권력 3인방의 해임을 요구했다”며 특검 수사 여부와 별개로 대통령의 진정성 있는 자백과 사과, 비서실장과 민정수석, 문고리 3인방의 즉각 해임을 선행 조치로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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