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폭주에 분노한 시민 3만명
    노동개악 폐기-백남기 추모 범국민대회
    "슬픔의 눈물을 분노와 연대의 행동으로 승화시켜야"
        2016년 10월 02일 09:4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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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백남기 농민을 추모하고 공공기관에 성과연봉제 도입을 반대하는 노동자, 시민 3만여 명이 대학로에 모였다. 당초 대회 주최 측은 1만 5천여 명 정도가 참가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거의 2배 이상의 시민들이 성과연봉제 반대와 백남기 농민 추모를 위해 나선 것이다.

    백남기투쟁본부, 4.16연대, 민주노총 등은 1일 오후 3시부터 대학로에서 ‘노동개악-성과·퇴출제 폐기, 공공성 강화, 생명-안전사회 건설 범국민대회’와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를 연이어 개최했다.

    “공공성 포기의 결과, 백남기 농민 사태가 보여주고 있다”

    ‘노동개악·성과연봉제 폐지 범국민대회’에선 지난 27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 공공운수노조, 보건의료노조 등 공공부문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총파업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호소하고 이에 시민사회단체들은 연대의 뜻을 밝혔다.

    박경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 분회장은 “국민이 질병으로 돈을 더 많이 쓰고, 그래서 더 많은 수익을 내고, 그 수익으로 더 많은 성과급을 준다고 하는 불의한 명령에 복종하지 않기 위해 공공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섰다”고 운을 뗐다.

    박 분회장은 “백남기 농민의 가족들은 공공병원인 서울대병원을 믿고 환자의 생명을 맡겼다. 그런데 서울대병원은 의료적 판단 위에 돈과 권력을 먼저 생각했다”며 “서울대병원에서 벌어진 백남기 농민 사태는 공공기관이 민중의 행복이 아닌 돈과 권력에 복종하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분회장은 “서울대병원을 통해 국민은 죽고 나서도 또 한 번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지켜보고 있다. 때문에 우리는 공공병원의 공공성을 지켜야 한다”며 “이 파업은 평범한 민중의 삶을 지키기 파업이다. 국민여러분이 도와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주업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성과주의와 효율성이 공공기관에 도입되면 공공기관은 그 역할을 상실하게 된다”면서 “공무원의 성과 평가는 정권에 얼마나 충성하고 굴종하느냐에 달렸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경찰행정의 성과주의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아닌, 정권의 안전을 책임지라고 강요하는 것”이라며 “그것이 백남기 농민에 대한 국가 폭력으로 나타났다. 백남기 농민의 죽음은 성과주의 정권인 박근혜 정권에 의한 명백한 타살”이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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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시민사회 “돈 없는 자, 경쟁에서 낙오한 자를 위한 총파업”
    국제노동계 “노동자의 정당한 교섭 거부…한국정부의 민주주의 후퇴”

    시민사회와 국제 노동계도 공공노동자들의 총파업에 끝까지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정용건 성과퇴출제저지 공공성강화 시민사회공동행동 공동대표는 “공공노동자들의 총파업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없는 사람, 경쟁에서 낙오한 사람을 보호하는 국가와 공공기관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시민사회계가 노동계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나선 것은 시민사회 전반에 박근혜 정부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대회에 참여한 일부 시민들 중엔 “박근혜 살인 정권, 물러나라”라는 분노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정부의 낙하산 인사와 경영실패로 인한 조선 노동자 대량해고와 한진해운 사태, 청와대 비선실세의 국정개입, 우병우 민정수석 부패·비리 사건, 스폰서 검사 등 현 정부의 부정부패가 한꺼번에 드러났다. 그럼에도 정부는 현대자동차 파업에 대한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성과연봉제 불법 도입,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사건까지 반노동 정책을 개의치 않고 강행하고 있다.

    정용건 공동대표는 “더 이상 그대로 놔둬선 안 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때문에 공공노동자들의 투쟁을 시민사회가 엄호하고 국민들의 지지를 만들어내겠다”며 “자본 시장으로 부터 국민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투쟁에 우리 시민사회가 힘을 모아 응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두니아제 자오슈 프랑스 공무원노조(CGT) 연대위원장 또한 “한국정부는 공공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국민의 권리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며 “공공기관 노동자들의 정당한 교섭권을 짓밟아 전체 사회의 노사 간 분쟁을 촉발한 것이 바로 한국정부”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두니아제 자오슈 연대위원장은 “한국정부는 노동자의 정당한 교섭 요구를 거부하고, 노조 간부를 범죄자 취급하고, 노동권을 침해하고, 국제 기준을 위반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크게 후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공공기관 노동자들이 성과연봉데 도입과 이 정권의 탄압에 맞서 싸우는 것은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는 투쟁”이라며 “프랑스 공무원노조도 이 투쟁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끝까지 함께 싸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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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검 말고 특검하라”

    범국민대회에 이어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가 시작한 오후 4시 30분경, 1만 5천 명이 집결할 것이라 예상했던 대회의 참가 인원이 3만 여명으로 늘었다. 추모대회에 모인 시민들은 고 백남기 농민을 추모하며 “부검 대신 특검을 실시하라”고 외쳤다.

    백남기 농민이 생전 가장 가깝게 지냈다던 정현찬 가톨릭농민회 회장은 대회 시작과 함께 추모사를 위해 무대에 올랐다.

    정현장 회장은 “너무 억울하고 미안하다”며 “당신이 떠나는 날, 우리 모두가 눈물 흘릴 겨를도 없이 분노해야 했다. 물대포를 쏴 죽인 것도 분해 풀리지 않았는지 이 경찰이 또 다시 당신의 시신을 난도질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지금까지 물대포를 맞지 못하고 살려내지 못한 이 부끄럼, 미안함 때문이라도 우리는 반드시 당신을 지켜낼 것”이라며 “당신이 평생을 살며 애타게 바라던 통일,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한 평생을 받쳤던 정신, 이 땅의 시민과 농업을 지키기 위한 당신의 그 정신을 살아있는 우리들이 꼭 해내겠다”다고도 했다.

    백남기 농민이 타계한 후 전국 곳곳에 120개의 시민분향소가 설치됐다. 시신이 안치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엔 여전히 많은 시민들이 경찰의 강제 부검을 막기 위해 밤샘 농성을 벌이고 있다. 국회도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사건에 대한 특검 도입을 약속한 바 있다.

    백민주화 “이 끔찍한 희생 더 없어야…경찰은 정권 아닌, 집회 참가자 보호해달라”

    아버지의 죽음에 그 누구보다 슬퍼하고 있는 백남기 농민의 차녀 민주화 씨도 상복을 입고 단상에 올라 “많은 분들이 빈소에 찾아오시고 추모해주셔서 아버지 가시는 길 외롭지 않을 것 같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백 씨는 “진실을 밝히는 데에 비록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것은 아버지의 자식으로서 감당해야할 몫이고, 이 암울한 시대의 몫인 것 같다”며 “지치지 않고 저희의 몫을 다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는 국민 여러분”이라고 말했다.

    백 씨는 “강신명(전 경찰청장)이 그렇게 노래를 불렀던 준법, 그 법보다 더 위에 있는 것이 분명 있다. 생명이다. 그 기본 정신도 갖추지 못한 무자비한 경찰의 물대포에 아버지를 잃었다”며 “이 같은 끔찍한 희생이 더는 없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면 양심 있는 경찰 여러분께서는 오늘 이 곳 집회 참가자들을 끝까지 잘 보호해주길 바란다. 우리 모두 이 땅에 사는 똑같은 사람이다”라고 말하며 끝내 눈물을 보였다.

    추모대회 사회를 본 김정열 전여농 사무총장도 박근혜 대통령에게 “당신이 지킨다고 했던 국민 안에 왜 백남기 농민은 들어가지 않고, 왜 304명의 세월호 가족들은 들어가지 않나. 왜 2천만 명의 노동자들은 왜 그 안에 들어가지 않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남기 농민이 타계한 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빈소를 지켜온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도 이날 백남기 농민을 추모하고, 강제 부검 시도를 규탄하기 위해 추모대회에 참석했다. 특히 이날은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지 딱 900일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가슴 아픈 일이지만 우리는 이 슬픔의 눈물을 분노의 행동과 연대의 행동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며 “나와 내 가족이 세월호에서 죽을 수 있고 물대포에 맞아 죽을 수 있는 이 현실을 바꿔내야 한다”고 말했다.

    범국민대회와 추모대회 참가자들은 대회 직후 ‘성과연봉제·노동개악 폐기’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사건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부검 반대, 특검 실시’ 등을 외치며 대학로에서 종로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행진을 마치고 오후 7시 경엔 세월호 참사 900일을 맞은 문화제도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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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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